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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김새론이 전하는 '모두가 기억해야 하는 이야기' [인터뷰]
2017. 03.02(목) 01:15
눈길, 김새론
눈길, 김새론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배우 김새론은 영화 '눈길'을 "모두가 기억해야 하는 이야기"라고 정의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픈 과거사를 담아낸 영화, 쉽지 않았을 고민을 딛고 용기를 내 출연을 결심했다는 김새론은 배우로서 한층 더 단단하고,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눈길'(감독 이나정·제작 KBS한국방송공사)은 일제 강점기 서로 다른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같은 비극을 살아야 했던 종분(김향기)과 영애 두 소녀의 가슴 시린 우정을 다룬 영화다. 김새론은 양반집 막내딸로 태어나 자존심 강하고, 총명함을 자랑하던 소녀 영애 역을 맡았다.

'눈길'은 당초 미니 드라마로 제작돼 지난해 삼일절 전파를 탄 바 있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버전은 두 편의 드라마를 한데 합쳐 미공개 장면을 추가하고, 새롭게 편집과 음향을 덧입혀 올해 삼일절에 개봉됐다. 김새론은 "스크린으로 보니 감회가 더욱 새로웠다. 촬영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이 남아있어서 더욱 뭉클했다"며 스크린에서 '눈길'을 만나게 된 소감을 전했다.



김새론은 '눈길'에 출연하게 된 계기로 시나리오를 꼽았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캐릭터가 돼서 연기를 하거나, 장면을 그려보면서 더디게 읽는 작품이 있다. 끌리는 느낌을 믿는 편"이라는 그에게 '눈길'의 시나리오가 묵직한 울림을 줬다는 것. 무엇보다도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사실 자체가 뜻깊어 출연을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는 그다.

출연을 결정하고 나자 작품이 지닌 의미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변했다고. "작품의 뜻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는 김새론은 "하지만 모두가 알아야 할 이야기이고,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면 용기를 내자는 생각을 했다"며 당시의 마음을 설명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김새론은 영애 역을 맡아 당찬 소녀였던 그가 일제의 폭력 앞에 쓰러지고 짓밟히는 과정에서 변해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당시 상황을 직접 경험할 수 없었기에 인터넷으로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학교의 역사 선생님들께 질문을 하는 등 위안부에 대해 알아갔다. "향기와 함께 피해자 할머니 분들의 인터뷰를 보기도 했다"는 그는 "어쩌면 우리가 할머니들을 찾아뵙고 질문을 드리는 건 당시의 기억을 또 한 번 떠올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 조심스러운 마음에 직접 찾아뵙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눈길'처럼 캐릭터에 깊게 공감하려고 노력하고 애썼던 작품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자존심 강하고 강단 있던 영애가 시간이 흐르면서 감정이 변하고 무뎌지는 모습을 잘 표현해 내고 싶었고, 이를 위해 대사 한 줄을 표현할 때도 그 대사가 나오기까지의 감정을 처음부터 곱씹어봐야 했다는 것. 그는 영애가 위안부 수용소에서 극한의 상황에 몰려 자살을 시도하는 상황을 예로 들며 "사람이 이렇게까지 행동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힘들어야 할지,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죽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하는 것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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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이라는 제목대로 스크린에 예쁜 눈길의 모습을 담기 위해, 김새론은 "제작진과 배우들이 강원도 철원부터 소록도까지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고생했다"라고 말했다. 한겨울 눈밭에서 한복을 입고 연기를 해야 했던 자신 또한 어려움을 겪었다는 설명도 더했다. "그럴수록 일제강점기 당시를 겪으셨을 분들의 고충이 실감 나더라고요. 패딩을 입고 핫팩을 들어도 힘든데, 그때의 어려움은 지금과 비교도 안되잖아요? 그래서 촬영장에서 힘들다는 말을 꺼내 놓기가 어려웠어요."

이처럼 고생 끝에 촬영을 마친 후에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확연히 달라졌다는 김새론이다. "이제는 위안부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으면 쉽게 지나치지 못하고 관심을 가지게 된다"며 "많은 분들이 '눈길'을 보고 나면 나처럼 관심을 가져주시지 않을까 싶다. 이 영화가 모두에게 잊고 있던 이야기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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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론은 이 모든 이야기를 정제된 문장을 통해 전달했다. 겸손하면서도 핵심을 짚는 말투는 아역배우였던 김새론이 성장했다는 또 하나의 지표처럼 보였다. 어지간한 성인 배우들보다도 정돈된 말솜씨다. 이에 "완벽주의적인 성격이 있어서인지, 집에서 미리 예상되는 질문을 생각해보고 연습을 해온다. 말실수를 하고 싶지 않다"는 야무진 태도다.

김새론의 필모그래피 또한 그의 말투만큼이나 야무지다. 어느덧 아역에서 성인으로 자연스레 넘어갈 시기, 김새론은 그간 상업 영화와 독립 영화, 드라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자신의 기틀을 다졌다. '눈길' 또한 이 다양한 시도가 낳은 산물이다. "굳이 어른인 척하며 연기하지 않아도, 지금부터 작품 속에서 차근차근 성숙한 모습을 하나씩 보여드리며 최선의 연기를 펼치면, 대중 분들도 내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주시지 않을까 싶다"는 자신감이 나올 수 있는 근거다.

남들보다 일찍 찾아낸 연기라는 길이 너무나 재밌다는 김새론. 그는 올해의 바람에 대해 "매년 '지난해보다 조금이라도 발전한 한 해를 보내자'라는 생각을 한다. 연기 면에서건 작품 면에서건, 하다못해 작년보다 만화책을 조금이라도 더 보자는 각오다"라고 답하며 웃어 보였다. 더욱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오랫동안 하고 싶은 연기를 하며 살고 싶다는 소망을 전하는 김새론의 다음 행보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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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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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김새론 |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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