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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 갓세븐 진영, 잔잔하고 서정적인 청춘의 속내 [인터뷰]
2017. 03.03(금) 19:31
영화 눈발 갓세븐 진영 인터뷰
영화 눈발 갓세븐 진영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그룹 갓세븐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박진영은 첫 주연작인 영화 '눈발'에서 얼어붙은 소녀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미는 소년으로 분했다. 소년의 순수함과 유약함을 갖고 부서지기 쉬운 청춘의 이미지를 소화한 그였다.

3월 1일 개봉된 영화 '눈발' (감독 조재민·제작 명필름영화학교)은 눈이 내리지 않는 마을로 온 한 이방인 소년이 살인자의 딸이란 비난을 받으며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 예주를 만나게 된 이야기를 그린 감성 영화다.

갓세븐 진영은 배우로서 제이름 석자 박진영을 내걸고 소년 민식을 연기했다. 그는 목회 일을 하는 부모님과 함께 낯선 고장 고성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익숙하지 않은 모든 것에 설렘보단 무력함을 느끼던 말없고 무던한 소년 민식을 연기했다. 그러다 소녀를 만나고 서로에 대한 연민과 감성을 공유하지만 끔찍한 현실 앞에 결국 비겁했던 자신을 자책하는 소년의 감성을 고스란히 연기했다.



그럼에도 그는 "객관적으로 영화를 못 보겠더라. 제가 못하는 것들만 크게 보였다. 민식을 연기하면서 저만 알고 있는 제 모습이 중간중간 튀어나오더라"고 털어놨다. 스스로 점수를 매기자면 10점 만점에 4.5점을 주겠다며, 자신에게 야박하다. 하지만 그는 무감정한 소년이 어떻게 감정을 갖게 되고, 현실의 공포에 무력했던 자신을 책망하며 괴로워하고 후회하는 여린 감성을 감쪽같이 소화해냈음은 틀림없다. 그는 "제가 봤을 때 어색한거다. 이건 다시 찍어도 안 될 것 같다. 아직도 연기를 잘하진 못하는 것 같다"고 겸손이었다.

'눈발'은 그에게 첫 스크린 데뷔작이지만, 이미 연습생 시절부터 드라마 '드림하이2'를 시작으로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진영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연기를 했었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재밌었다. 배우라는 직업도 매력적이구나 느꼈다"라고 했다. 감정 표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점과, 극적 상황에 포커스를 맞추는 등 현실과 상반된 느낌을 받는 것이 즐거웠다고.

그렇게 연기에 흥미를 갖게 됐고, 같은 소속사의 선배 그룹인 2PM의 다수 멤버들 또한 연기와 가수 영역까지 완벽하게 소화를 하는 정평난 '연기돌'로 영향을 많이 끼쳤다고. 그는 갓세븐으로 컴백 활동을 병행하며 연기를 하는 바쁜 스케줄에도 연기에 소홀하지 않으려 했고 "홍삼으로 만든 황진단을 먹고 좋은 약을 많이 먹으며 건강관리를 했다. 전 막상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매니저 형이 더 힘들었을 것"이라며 자신보다 남을 배려하는 살가운 모습을 보인다.

진영은 무엇보다 '눈발'을 꼭 연기하고 싶었단다. 영화의 매력적 요소들 때문. 그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모습이 신선했고, 민식이란 캐릭터가 저를 사로잡았다"고 했다. 민식이 낯선 타지에 와서 이방인으로 호흡하고 있는 모습이 마치 과거 자신의 연습생 시절을 떠올리게 했단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모르는 사람들과 같이 섞여 살아가고, 마치 당시를 "동떨어져 있는 섬 같았다"고 표현하는 시적인 그다. 그랬기에 대본을 처음 봣을 때부터 '이 아이는 난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더욱 애착이 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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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은 "아주 평범했던 학생 때의 기억도 더듬고 싶었고, 낯선 곳에서 느꼈던 제 자신의 경험을 투영하려는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시너지가 더 클거라고 생각했다"며 "나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극 중 그는 끊이지 않는 동급생들의 가혹한 폭력에 당하고, 어른들의 차가운 무관심에 상처받은 소녀를 머뭇거리며 지켜보다 결국 자의반 타의반으로 손을 내미는 인물이다. 하지만 결국 벌어진 한 비극적 사건에서 끝내 손을 놓치고 만다. 이에 대해 진영은 "한편으론 약해 보일 수 있는 인물이지만, 이처럼 평범한 사람이 극적 사건에 놓여졌을 때 정말 누가 나설 수 있었을까 싶었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처럼 결국 또 방관하고만 민식의 행동이 어쩌면 더 현실적이었던 것 같다고.

하지만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전파상에서 동급생들의 강요로 인해 돈을 훔쳐 달아나는 신을 찍을 땐 실제로도 양심의 가책을 느낄만큼 괴로웠다며 "당시 마음이 너무 어둡고 스스로도 감당이 안 됐다"는 그에게서 여리고 정직한 속내가 엿보인다.

또 증거가 없고 확실치 않은 일임에도 용의자의 딸이란 이유로 마녀사냥을 당하는 소녀를, 목사 아버지가 "기본이 되는 친구를 사귀어야지"라고 선을 그어버리는 행동은 민식의 반항심을 불러일으켰을 거란다. 진영은 실제 자신의 학창 시절은 "두루두루 친했고, 친구들 모두 도덕성을 중요시했던 것 같다. 영화같은 상황을 본 적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밖에도 민식을 연기하며 힘든 순간은 많았다. 그는 "집단폭행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데도 이렇게 무서운데 실제론 얼마나 힘들고 괴로울까 싶었다. 또 제일 힘든 건 예주를 멀리서 목격하는 장면이었다. 그 신을 보지 않으면 감정이 안 살 것 같아서 지켜보는데, 연기인데도 너무 괴롭더라"고 했다. 실제 부상을 입기도 했다. 친구들이 밀쳐서 넘어지는 신을 리허설할 때 넘어져 타박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는 "아픈 것보다 부끄러운 게 더 컸다"며 넉살이다.

제목이 가진 '눈발'의 의미에 대해 "개인적으론 고성이라는 마을이 정말 일년에 눈이 한 두 번 오는 지역이다. 그렇게 잠깐 왔다가 사라지는 눈발처럼 민식이 예주한테 느끼는 연민도 잠깐 왔다가 사라지는 게 아닐까"라며 애잔한 마음을 담아 읊조려보는 그다. 그리고 '눈발'로서 힘든 감정들을 덮어줬으면 하겠단 마음일 것이라고. 특히 예주와 민식이 극 중 함께 눈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모든 것이 끝난 상황에서 눈이 오는 장면은 잘 참다가 눈물이 났단 풍부한 감수성의 진영이었다.

"잊혀져 가는 것들이 있는데 난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있나 하는 한 번의 말 한 마디를 스스로 건네게 되는 영화"라는 그의 말이 잔잔하고 서정적이다. 이처럼 순수한 감성과 진중한 깊이를 가진 진영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뻔한 얘기지만 믿음이 있는 배우이자 가수이자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낸 순하고 정직한 소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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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JYP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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