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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류현경, '평생 배우'를 꿈꾸는 배우 [인터뷰]
2017. 03.11(토) 22:06
아티스트:다시 태어나다, 류현경
아티스트:다시 태어나다, 류현경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데뷔 21년 차, 배우로 살아온 시간이 인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류현경은 자신의 목표를 "평생을 배우로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여전히 고민하고 연구를 이어간다는 그가 또 한 번의 고민을 담은 영화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를 들고 충무로를 찾았다.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감독 김경원·제작 영화사 소요, 이하 '아티스트')는 어느 날 눈을 뜨니 세상을 발칵 뒤집은 아티스트로 탄생한 지젤과 갤러리 대표 재범(박정민)의 만남을 통해 벌어진 사건을 그린 영화다. 류현경은 자유로운 예술가인 지젤 역을 맡아 연기했다.

'아티스트'는 2년 전 촬영을 마치고 전주국제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서 선을 보인 뒤 최근 정식 개봉하게 됐다. 그간 연극 무대에 서 온 류현경 역시 '아티스트'를 통해 오랜만에 스크린을 찾았다. 몇 번의 특별 출연을 제외하면 지난 2015년 개봉한 '오피스' 이후 약 2년 만의 컴백이다.



류현경은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시나리오를 꼽았다. "처음 읽었을 때 대사가 재미있었고, 무엇보다도 어려울 수 있는 내용들을 유쾌하게 잘 풀어냈다 싶었다"는 것. "순수 미술이라는 특정 분야 뿐만 아니라, 확장해서 생각해보면 누구에게나 이런 고민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도 감독님이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만전을 기한 시나리오였다. 작업이 즐거울 것이라고 확신했고, 그래서 동참하고 싶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극 중 지젤은 소신을 가지고 작품 활동을 이어 가는 화가다. 덴마크에서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사회에는 화가가 설 자리가 없다. 지젤은 일확천금의 기회가 와도 꿋꿋하게 자신만의 예술을 위한 길을 가며, 그림을 그리겠다는 의지를 절대로 꺾지 않는 인물로 그려진다.

류현경은 지젤에 대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신념이 확실하고 나아갈 방향을 뚜렷하게 생각하는 인물이다. 안정적이지 못한 주위 환경이 불안을 야기하기는 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꾸준히 밀고 나가는 친구"라며 "멋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저런 사람이 진짜 있나?'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는 이상적인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지젤을 연기한 배우로서 류현경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공감'이었다고. 그는 "관객들이 지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에게 공감하셨으면 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다소 독특한 성격을 지닌 지젤을 표현하기 위해 튀는 연기를 하기보다는, 그저 지젤이 처한 상황에 맞춰 마음을 담아 연기를 하려 했다는 그다.

그림에는 소질이 없다지만, 류현경은 지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직접 동양화를 배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모든 미술이 그렇겠지만 특히 동양화는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라며 말문을 연 그는 그림을 그리기 위한 캔버스를 만들기 위해 종이를 준비하고, 염료를 이용해 물감을 개어내는 과정까지 오랜 시간 정성 들여 꾸준히 무언가를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리는 순간은 짧지만 며칠에 걸쳐 준비를 해야 작업을 마칠 수 있었고, 그 과정을 통해 지젤을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것.

"직접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겪어보니, 지젤이 가치 있게 여긴 것은 그림을 그리는 행위보다도 구석구석 자신의 손길이 닿아야 하는 밑 작업 과정 전체가 아닐까 싶었어요. 기나긴 과정을 통해 작품에 더욱 진지한 태도로 다가설 수 있고, 그 진실된 마음을 소중하게 느낀 거죠. 저 역시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에 대한 강박과 부담감에서 벗어났고, 그림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배울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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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은 아티스트로서 뚜렷한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류현경은 "배우로서의 내 지향점은 '평생 연기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평생 연기를 하려면 그만큼의 실력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래서 우선은 수많은 작품 속에서 어떻게 연기해야 배우라는 도구로서 잘 쓰일 수 있을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류현경은 "함께 일하는 분들이 내 안의 무언가를 끌어낼 수 있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그건 서로 간의 진지한 대화가 될 수도 있고, 의견을 조율하며 답을 찾아가는 모든 과정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티스트' 역시 김경원 감독, 상대역 박정민과 함께 끊임없이 소통한 끝에 이뤄낸 결과물이라고. 애드리브 하나 허투루 하지 않고 모두 합의를 거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무대 연기건, 영화 연기건 모든 건 협업으로 이뤄진다. 배우 혼자 잘해서 될 일이 아니다. 잠을 못 자고 피곤해도 작업이 즐거운 이유도 결국은 협업 덕분"이라는 류현경은 캐릭터 속 숨겨진 부분들을 하나씩 찾아가는 치열한 작업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배우가 아니니까, 할 수 있는 게 노력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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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류현경은 어느새 데뷔 22년 차 배우가 됐다. 어린 시절 서태지와 아이들을 좋아했다는 11살 소녀는 우연히 그들이 출연한 뮤직드라마를 보고 연기 학원에 가게 됐고, 대사 한 줄에 수많은 해석을 덧붙이는 언니, 오빠들의 진지한 모습이 신기해 아역 배우로 데뷔를 하게 됐다고 했다.

"아역 시절에는 그냥 작품이 들어오면 고민 없이 연기를 하고는 했어요. 그렇게 흘러간 작품들이 나중에는 후회스럽더라고요. 25살에 만난 영화 '신기뎐' 촬영을 마치고 나서야 평생 배우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부터 혼자 연기에 대해 고민하고 연습하는 습관을 들였고, 그렇게 따지면 진짜로 연기에 재미를 느끼게 된 건 10년 정도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촬영장에서는 모두 저를 22년 차 베테랑으로 대하죠. 정말 부담스러울 때가 있죠."

배우로 산 시간이 길어질수록, '배우'라는 고정관념에 갇혀야 한다는 사실 역시 그에게 고민을 안겼다고 했다. 편안한 옷차림으로 다니는 것조차 지적을 받는 순간들이 있었다는 것. "허물없이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다니는 것을 주위 사람에게 지적받은 적이 있다"는 그는 "배우로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모습을 보여 달라고 하더라. 그런데 '그게 과연 뭘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고민을 거친 끝에 지금은 있는 모습 그대로 살아갈 것을 선택했다는 류현경이다. "고민도 많이 했는데, 결국 나 답게 살고, 나 답게 연기하고,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살 수 있는 모습으로 있는 게 '나 다운'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렇게 꾸준히 살아간다면 소수여도 내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이 생길 것이고, 그런 분들이 늘어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많은 분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는 그다.

"배우란 결국 사랑받아야 존재할 수 있는 사람이잖아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싶어도 마음대로 안 되는 경우도 많죠. 무대에 설 때 어떤 날은 객석이 많이 차지 않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소중하더라고요. 평생 연기를 하고 싶다는 목표를 둔 이상 일희일비하지 않고 전진하려고 해요. 이제 시작이니까요."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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