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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특수요원' 강예원, 망가짐조차 성실한 이 배우 [인터뷰]
2017. 03.12(일) 20:00
비정규직 특수요원, 강예원
비정규직 특수요원, 강예원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강예원이 '성실하게' 망가졌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머리를 볶고 못난이 안경을 찾아 쓴 강예원의 변신은 연기를 향한 그의 성실한 태도 덕분에 더욱 눈에 띈다.

강예원은 오는 16일 개봉을 앞둔 '비정규직 특수요원'에서 장영실 역을 맡아 열연했다. 보이스피싱 일망타진을 위한 국가안보국 댓글요원 장영실과 경찰청 '미친X' 나정안(한채아)의 불편하고 수상한 합동수사를 그린 언더커버 첩보 코미디다.

영화는 해고 위기에 놓인 비정규직 장영실이 정규직 채용을 위해 보이스피싱 회사에 잠입해 비공식 수사를 벌이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렸다. 장영실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황당한 사건과 이를 바탕으로 벌어지는 웃음을 통해 코미디 영화로서의 역할을 다한다. 동시에 정규직 채용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장영실의 모습을 통해 각박한 현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기도 했다.



강예원을 끌어당긴 가장 큰 요소는 시나리오였다고. 실제로 주위에 보이스피싱을 당한 지인이 있고, 동생이 오랫동안 비정규직이었고, 자신조차 계약직이라며 말문을 연 강예원은 "이 모든 게 결국 현실 속에 존재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늘 내일이 불안하고, 미래가 불투명한 데다가 나이가 들수록 힘이 없어지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불안하다는 것. 강예원은 "이 사회가 안정된다면 더욱 살 맛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이 이런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영화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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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만년 알바 인생을 살아온 장영실의 인생은 기구하다. 취업을 위해 수많은 자격증을 따며 자기계발에 열을 올렸고, 덕분에 35살 늦은 나이에 취업을 했지만 그조차 비정규직인 데다가 2년의 계약이 끝나 잘릴 위기에 놓인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지만 인생은 자꾸만 꼬여간다.

바쁜 삶 탓에 외모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사는 장영실은 촌스러운 안경에 부스스한 곱슬머리, 홍조가 가득한 화장과 다소 촌스러운 의상을 입고 등장한다. 감독이 "여배우가 너무 심하게 망가지는 것 같다"며 말릴 정도로 파격적인 변신이다.

강예원은 장영실의 캐릭터를 설정하기 위해 직접 머리부터 발끝까지 의상을 찾고 이미지를 잡았다고 했다. "캐릭터의 설정을 잡을 때 차림새나 외모에 크게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다. 패션에만 힘을 줘서 표현해 내는 건 연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그지만, 장영실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게 먼저였다고.

강예원은 "무조건 장영실의 독특한 모습을 연기로만 표현하려고 나서면 기존의 캐릭터들과 비슷할 것 같았다. 그래서 몇 편의 외국 영화를 떠올리며 장영실의 이미지를 구상해 봤다"고 말했다. 촬영이 시작되기 전 장영실의 초상화를 직접 그려보고, 직접 옷을 찾으러 다니며 자신만의 장영실을 찾아내기 위해 애썼다는 그다. "미국 뉴욕의 빈티지 숍을 다 찾아다니면서 소품을 골랐고, 특히 영실의 동그란 안경을 찾았을 때는'이거다! 됐다!' 싶었다"는 그는 "머리를 볶고 옷을 입고 안경까지 쓰니 연기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결과물에 만족해했다.

이처럼 연기를 위해 스스로 망가짐을 택한 강예원이지만, 막상 주위의 달라진 시선에는 어쩔 수 없는 불쾌함이 생겼다고. "극 중에서는 외모로 인해 서러움을 느끼고 구박당하는 장면이 있었고, 남자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확연히 달라진다는 걸 느꼈다"는 강예원은 "이놈의 외모지상주의가 뭐길래, 화가 나고 욱하더라. 사람들이 정말 보이는 것에 집착한다는 걸 깨달았고,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라는 다짐을 다시 한번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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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장영실이 범죄조직인 보이스피싱 회사에 잠입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만큼, 영화에는 액션신과 추격신이 등장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장영실이 나정안과 함께 택시를 탈취해 벌이는 카체이싱 장면은 이 작품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강예원은 난도 높은 카체이싱 신에서 택시를 직접 운전했다고 말했다. "얼굴이 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차를 모는 장면을 모두 내가 찍었다"며 말문을 연 그는 "평소에 운전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촬영장에서는 액션팀이 나를 위해 잘 맞춰주고 피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직접 만들어 낸 액션신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개와의 촬영 역시 또 한 번의 큰 고비였다고. 극 중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는 가상의 자격증을 소지한 장영실은 동물과 대화가 통하는 독특한 능력을 바탕으로 위기 상황을 벗어난다. 이를 위해 강예원은 개와 의사소통을 하는 연기를 펼쳐야 했다.

"촬영장의 그 누구도 그 장면이 재밌는지, 뭐가 정답인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답이 없어서 정말 외로움을 느꼈다"는 강예원은 "촬영 다음 날 한채아의 숙소에서 밤새도록 이야기를 하며 울었다"며 당시의 힘들었던 심경을 전했다. "연기가 너무 힘들더라. 할 때마다 쉬운 게 없다"는 강예원, 매 신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에서 오히려 작품을 대하는 그의 진지한 태도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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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예원은 이처럼 매 작품에 성실한 태도로 임하는 배우로 알려져 있다. 스스로도 연기에 신경을 쓰는 동시에 현장의 스태프들은 물론이고 선배로서 동료, 후배 연기자 등 주위 사람들을 챙기려 애쓴다고 말할 정도로 매사에 열심이다. 하지만 강예원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낸 것이 불안함이라고 말했다.

"저는 늘 불안해요. 보장된 미래가 없으니까요. 배우로서는 한 작품을 끝내면 또 다른 작품을 찾아야 하고, 인간 강예원으로서는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애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러다 보니 멈추면 불안해요.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는데, 저는 멈추면 무언가가 새롭게 보일 수 있는 그 여유가 부럽더라고요. 영화 속 장영실도, 우리나라 사람들 모두도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미래를 보장 받는 삶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강예원은 계속해서 도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살기 위해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언젠가는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저예산 영화건 상업 영화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흥행에 대한 부담, 주연으로서의 부담을 딛고 만들어 낸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를 발판으로 안정된 미래가 보장되는 사회가 건설된다면 바랄 게 없겠다"는 바람 역시 강예원의 성실함과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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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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