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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씽나인' 양동근, 9세 데뷔부터 불혹까지 '롤러코스터' 인생사 [인터뷰]
2017. 03.14(화) 08:00
미씽나인 양동근 인터뷰
미씽나인 양동근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미씽나인'은 흔히 말하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작품이었다. 비행기 사고를 다룬 최초 재난물이란 거창한 시작이 무색할 만큼 드라마는 갈수록 "산으로 간다"는 비아냥이 판을 쳤고, 시청률은 바닥을 찍었으며, 제작진의 불화설이 SNS를 통해 표면화되기까지 했다. 그런 '미씽나인'에서 검사 윤태영 역을 맡은 배우 양동근(39)이 인터뷰를 진행한다고 했을 때 솔직히 다소 의아했다. 그러나 데뷔 31년차 양동근은 특유의 관록으로 민감한 질문들을 모두 받아쳤다. 심지어 대답하기 다소 어렵겠다는 생각에 질문을 잠깐 머뭇거리자 "포기하지 마요"라며 북돋아주기까지(?) 했다. 불혹을 앞둔 자의 여유는 그 클래스가 역시 남달랐다.

양동근은 지난 9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극본 손황원·연출 최병길)에서 비행기 추락사고의 실종자 9명 중 한 명인 윤소희(류원)의 친오빠 윤태영으로 활약했다. 윤태영은 동생을 비롯한 무인도의 진실을 찾기 위해 이 사고의 정황을 조사하는 인물로 사건을 빨리 종결시키려는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조희경(송옥숙)과 대립각을 세우는 정의로운 캐릭터다.

힙합 1세대 양동근과 검사라니, 쉬이 매치하기 어려울 법했다. 그 역시 윤태영 역은 이미지 변신이 주요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동안 난 자유로운 영혼의 이미지가 좀 강했던 것 같다"며 "그래서 검사라는 역할이 더 끌렸다. 배우는 이미지로 먹고사는 거 아니냐. 전형적인 검사는 욕을 많이 먹으니까 정의감에서 많이 휩싸인, 그러면서도 냉철한 면에 중점을 두고 연기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마 내가 예전과 같이 개차반이었을 때 검사 역할이 들어왔다면 많은 분들이 공감하지 못했을 거다. '내가 마음에 무엇을 가치로 품고 있느냐. 내 정신은 무엇을 향해 있느냐'가 중요했는데 정의였다. 그런데 검사도 마찬가지로 정의였다. '마음의 창'인 눈과 눈빛으로 (연기가) 딱 보여졌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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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해왔던 거랑 톤도, 캐릭터도 많이 달라서 저도 좀 새로웠어요. '뭐가 어떻다'보다는 모니터 하면서 새로움을 느끼면서 봤어요. 조희경 위원장과 대립, 거기서 제가 표현해내는 그 정신, 그런 것들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왜냐면 다른 이념의 사람들이 부딪칠 때 서로 욕하고 싸우고 흥분하는 모습을 매체에서 많이 봐왔죠. 그런데 이 사람들은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대립하잖아요. 냉철한 정신으로 서로 대립하는 걸 보여주는 부분에서 쾌감이 있었어요. 우리가 실사로 보는 대립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달라서 좀 재밌게 봤어요."

양동근에게 실제 본인은 대립할 때 '냉정'과 '감정' 중 어느 쪽에 가깝냐고 묻자 대뜸 아내를 언급했다. 그는 "냉정하려고 하는데 와이프랑 얘기할 때는 쉽게 감정에 휘말리곤 한다. 언성이 높아지고. 내 맘대로 안되면 올라오는데 그런 것들을 많이 깎아내려고 누르려고 했던 게 캐릭터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했던 가장 정의로웠던 행동을 꼽아달라고도 했다. 그는 한참을 주저하더니 "난 정의와는 반대되는 삶을 살아왔다"며 "힙합, 자유라는 단어를 앞장세워서 방종했던 삶이기에 정의롭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정의를 갈구하고 꿈꾸고 있던 차에 정의로운 역할이 와서 아주 혼신을 불태웠다"고 했다. "액션신으로도 열정을 불태우지 않았느냐"고 하자 "많이 보여줄 수 없어서 아쉬웠다. 더할 수 있었는데 촬영 시간이 쫓겨서"라며 "38합까지 갈 정도를 연습했는데 8합, 이 정도로 짧게 나왔다. 임팩트 있었다"고 너스레를 떠는 그다.

'미씽나인'은 크게 조난자들의 무인도 고립과 탈출 이후 두 부분으로 나뉜다. 이른바 조난자 9명은 제주도에서 고생스러운 촬영을 함께 하며 서로 끈끈한 팀워크를 형성했다. 다만 그 부분에 빠져 있었던 양동근은 좀 소외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는 "내가 스스로 소외됐다. 아무래도 힘든 상황 속에서 서로 단단하게 전우애가 형성이 됐더라. 뭐 거기에 내가 못 낀다고 우울한 건 아니니까. 그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까 보기 좋은 거고 나는 흐뭇하게 그걸 지켜봤다. 다들 서로 진짜 고생 많이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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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발군의 호흡과는 별개로 드라마는 중간부터 최태호(최태준)의 악행 일변도로 전개되면서 허술한 극본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묻자 양동근은 이러한 상황을 전혀 모른다면서 어떤 부분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난 진짜 대본에 충실한 스타일이다. 내 마음 자체가 어떤 대본과 어떤 캐릭터가 와도 그것을 잘 소화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 '대본이 왜 이래?'란 생각을 가지는 순간, 필요 없는 스트레스와 싸움이 되는 거다. 나한테 주어진 것을 최대한 해내는 노력으로 시간을 쏟지, 대본에 대한 고민으로 시간을 쏟고 싶지가 않은 거다. 어떻게 보면 '내꺼만 잘하면 돼' 그렇게 볼 수도 있는데 '내꺼라도 일단 잘 해야지' 싶다. 내 성격이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드라마만 그런 거 같진 않다. 사람들이 보는 거라 얘기가 화두 되는 건데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지 않냐. 기대가 컸는데 실망이 크고. 이것은 드러나는 일이니까 많은 얘기가 도는 것이지 '이게 정말 잘 될 수 밖에 없는 완벽한 세팅이었는데' 그건 아니지 않느냐. 모든 일은 다 까봐야 아는 거고. 이 일도 다 그랬던 거다. 좋게 생각해야 된다"고 했다.

이어 "고생한 사람들끼리는 대본에 대한 얘기가 오갔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거기에 깊숙이 관여할 수가 없었다. 한 발 뒤에 있었기 때문에. 다들 기대가 컸을 거고, 다들 아쉬워했을 거다. 시청자뿐만 아니고 스태프, 배우들도 다 똑같다. 기대가 컸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아쉬움이 제일 큰 거 같다"며 "우리가 기대가 컸던 것은 눈높이가 많이 높아졌다는 거다. 외화나 미드 같이 돈이 많이 들어가서 잘 만든 작품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익숙했고 눈높이가 많이 올라가서 그에 부응하는 뭔가가 나올까 했는데 안타깝게도 그런 양질의 드라마, 영화들과는 비교되는 돈과 시간의 문제였다고 변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해피엔딩으로 끝난 결말에 대해서도 물었다. 일각에서는 윤태영이 동생을 죽인 최태호를 너무 쉽게 용서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종방연 현장에서 마지막 회를 봤다는 그는 "시끄러워서 용서했는지도 못 봤다"며 결말을 듣더니 "홀리한 결말인 것 같다. (용서하는 게) 쉽지 않은데 그게 더 어려운 건데 우리는 어려운 거를 해낸 거다"면서 "드라마고 허구기 때문에 그 어려운 걸 이렇게 해낼 수 있다는 거다. 그게 우리 직업의 특수성"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한민국이 지금 겪고 있는 가장 큰 키워드가 죄와 용서에 대한 고찰인 것 같다. 죄를 어떻게 바라봐야 되고 용서란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되는 시점에 우리 드라마는 그걸 던져준 거 같다. 드라마는 허구인데 실제와 허구에 대해서 시청자들도 너무 헷갈려 하는 거 같다. 실제적인 상황이 너무 세서 '허구를 통해서 간접 쾌감을 맛보고 싶었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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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질문에 내놓는 양동근의 대답은 내공 정도의 수준을 넘어서 어쩐지 비범하기까지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987년 9살 나이에 KBS 드라마 '탑리'로 데뷔한 양동근은 10대, 20대, 30대를 지나 올해 39살, 곧 40대를 앞두고 있다. 그 사이에 연기, 힙합, 뮤지컬 등 거의 모든 장르를 섭렵한 그다. 그에게 지난 세대를 떠올려달라고 하자 그는 "항상 그런 생각을 한다"고 운을 뗐다.

"10대 때는 꿈을 위해서 굉장히 열심히 살았어요. 10대 때 꿈이 성룡 같은 액션배우였거든요. 열심히 몸 쓰는 부분을 연마했고 마이클 잭슨같이 되는 게 꿈이라서 애들이랑 춤추러 돌아다니고 꿈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근데 20대 때 완전 포텐이 터져버린 거죠. 연마했던 걸 20대 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온 거예요. 유감 없이 후회 없이 다 보여줬죠. 액션 영화도 찍었고, 앨범 내고 싶었는데 앨범도 내고. 마이클 잭슨 너무 좋아하는데 그런 무대도 하고. 내가 바랐던 게 너무 일찍 이뤄졌어요. 그렇게 20대를 살고 '어떤 꿈을 가져야 하나' 허무함에 휩싸였을 때 30대 되면서 군대를 갔죠. 그러면서 사회생활이라는 개념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그전에는 내 꿈, 내가 열심히 하는 거만 포커싱해서 달려온 삶이었거든요. 나만 신경 쓰면 되는데 30세 딱 달면서 사회생활, 함께 사는 것. 소통 등 가치관이 바뀌기 시작한 거죠."

"30대가 되면서는 통장 잔고도 0, 작품, 음반도 0. 바닥이 됐죠. 정점을 찍고 바닥으로 롤러코스터를 제대로 탔죠. 그러면서 10대, 20대 때 제 목표만 보면서 달려오면서 제가 놓쳤던 부분들을 바라볼 수 있기 시작했어요. 30대 때부터는 안 보려고 했던 것들을 대면하기 시작한 거죠.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고 가정을 갖게 되면서 이제 단순한 목표는 하나죠. 좋은 아빠.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은 평생 목표더라고요. 내 아이도 10, 20, 30대 가는 걸 볼 텐데 아이에게 수많은 변화가 왔을 때 아빠로서 해줄 수 있는 그 많은 것들을 계속해야 되는 거니까요. 그래서 내일 모레 40대를 달고서 40대를 살게 될 텐데 30대 팡 떨어지고 재정비했으니까 40대는 어떤 삶이 올까 궁금해요. 10대, 20대, 30대 다 달랐고 주제가 어찌 보면 딱딱딱 있었어요. 굉장히 다이내믹했죠."

양동근은 그의 말처럼 훅훅 바뀌는 인생을 살아왔다. 한때 인터뷰를 기피했다고 알려진 그였으나 뜻밖에 그는 인터뷰 내내 진솔한 모습을 보여 놀라움을 줬다. 이 말에 그 역시 바뀌었다고 인정했다. "평소에 말이 없기 때문에. 질문을 먼저 생각하지 않습니다. 같이 있으면 질문도 해야 되는데 저는 어떤 사람이냐면 뭘 질문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에요. 질문을 받으면 대답해야 되는 건 익숙한데 제가 다시 질문을 뭘 해야 할지는 잘 생각을 안 해요. 어찌 보면 관심이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 제가 그렇더라고요. 불편한 사람. 이제는 인터뷰에 익숙하고 최적화됐어요. 인터뷰 때는 이런 게 되는 거 같아요."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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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미씽나인 | 양동근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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