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구재이 “연기가 재미있어졌어요” [인터뷰]
2017. 03.15(수) 11:24
구재이
구재이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무엇보다 연기가 재미있어졌어요.”

배우 구재이는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극본 구현숙·연출 황인혁)의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 짧은 한 마디에는 그가 작품에 가지고 있는 애정이 드러났고, 앞으로 더 나은 연기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다짐도 숨어 있었다.

이어 구재이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대해 “처음으로 완벽한 소속감을 가지고 작업한 드라마”라며 “호흡이 길었던 만큼 배웠던 것도 많고, ‘아주 조금은 성장하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든다”고 설명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오랜 시간 동안 모델로 활동했던 구재이가 중년 시청자들에게도 얼굴을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해당 드라마에서 이동진(이동건)의 전 부인 민효주 역을 맡은 구재이는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많이 알아봐주신다. ‘동진이 전 부인’이라고 불러주시더라.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효주처럼 옷을 입고 있는 것도 아닌데 알아봐주시는 게 신기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얼굴이 익숙해졌다는 의미인 것 같다”며 기뻐했다.

연기 경력이 많지 않은 구재이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출연을 두고 검토 중이었을 당시 “부담감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그는 “연기를 못한다고 해서 작품 출연을 피해가는 것도 싫었다. 한 번 해보자는 다짐이 있었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에서는 연기에 대한 강한 도전의식이 느껴졌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자신의 연기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던 구재이는 당초 작품에 들어가면서 “효주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모니터링을 할 때마다 자신의 연기에 단점이 많이 보였다던 구재이는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캐릭터, 작품, 대본을 연구했다. 하지만 민효주가 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왜 효주가 동진에게 매달려야 하는지, 왜 동진과 연실을 방해하면서 주위를 맴돌아야 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더라고요. 효주의 캐릭터라면 자존심 때문에 연실, 동진과 삼자대면을 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굳이 왜 그러는 걸까 계속해서 고민했어요. 그런데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효주를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나중에는 효주에 감정이입이 많이 됐어요.”

특히 구재이는 캐릭터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민효주라는 인물의 드러나지 않은 배경을 더욱 구체적으로 만드는 것에 몰두했다. 그는 “드라마 상에서는 왜 효주가 삐뚤어졌는지 그려지지 않았지만, 나는 그런 효주의 과거 이야기를 상상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효주는 어린 시절 엄마의 부재, 아빠의 외도, 이복동생의 존재 등을 지켜보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일부러 자기방어가 강하고, 가시가 있는 성격으로 자란 거라고 생각했다”며 민효주가 가진 배경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했다. 그러다가 구재이는 “너무 깊게 들어갔나”라며 멋쩍은 듯 웃었다.

이런 고민 끝에 구재이는 민효주가 악역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효주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라며 “효주에 대해 악녀라고 말하는 게 이해가 안됐다”고 적극적으로 민효주에 대해 항변했다. 마치 민효주를 대변하는 듯한 구재이의 말은 그가 민효주에게 갖는 애정이 상당하다는 걸 짐작케 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캐릭터에 대한 고민, 애정이 엿보이는 구재이의 행동은 영락없는 배우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의 연예계 생활 시작은 모델이었다. 연기는 그가 이미 유명 모델이 된 뒤에 시작한 일이다. 지난 2012년 드라마 ‘사랑비’에서 모델 역으로 특별출연하며 처음 드라마에 얼굴을 비춘 구재이는 “연기 활동에 대해 여러 번의 제의가 있었지만, 자신이 없었다. 다시 신인이 되는 거니까 어색했고, 두려웠다. 그런데 몇 번의 특별출연으로 조금씩 흥미를 느끼면서 연기를 시작했다”고 연기자로서의 데뷔를 떠올렸다.

이어 구재이는 “너무 긴장을 했었다. 대사, 동선을 틀리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더군다나 내가 지금 떨고 있다는 걸 들키면 안 된다는 불안감도 있었다. 그래서 더 가식적인 연기가 나왔던 것 같다”고 자신의 첫 연기를 평가했다. 그는 당시 캐릭터가 돼가는 게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지금은 그 두려움이 사라지고 몰입하는 느낌을 조금씩 알 것 같다는 구재이. 하지만 “지금도 완벽히 좋아진 건 아닌 것 같다”며 현재 스스로의 연기에 대한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구재이는 배우로서, 인간 구재이로서 성장을 위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하고,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겠다는 다짐을 보여줬다. 그는 “변화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면서 떨치고 싶다”며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 보이시한 캐릭터 등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민효주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역할을 맡고 싶다는 열정을 드러냈다. 더불어 구재이는 현재 스스로의 위치를 “시작”이라고 표현하며, 다시 신인의 마음으로 다양한 갈래로 뻗어나갈 자신의 연기 인생을 그리고 있었다.

“배우 구재이요? 아직은 배우라는 말이 쑥스러워요. 다만 쑥스럽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올해는 다양하게 해보려고요. 자신 없다는 생각은 떨치고 부딪혀보려고 해요.”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오지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구재이 |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 이동건
싸이월드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