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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 손현주, 늘 믿음을 주는 사람 [인터뷰]
2017. 03.18(토) 09:33
보통사람 손현주 인터뷰
보통사람 손현주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모두의 신뢰를 받는 배우. 연기력 뿐만 아니라 그가 지닌 가치관, 그리고 품성이나 인격은 그를 향한 절대적인 지지와 믿음의 이유를 충분히 납득케하는 것이었다.

3월 23일 개봉될 영화 '보통사람'(감독 김봉한·제작 트리니티 엔터테인먼트)에서 배우 손현주는 평범하게 살고 싶었지만, 결코 평범할 수 없었던 그 시절 보통의 평범한 형사 강성진 역을 맡았다.

다리 아픈 아들, 말 못하는 아내, 비루한 현실에서 깡과 근성이 유일한 장점인 형사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민주화 열망이 들끓는 국민들을 탄압하기 위한 군사독재정권, 그 부당한 권력의 개가 되어감을 알면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에 끊임없이 번뇌하고 처절한 고통에 휩싸이는 인물. 그런 역할인만큼 손현주는 영화를 찍는 내내 서글펐다고 했다. 영화의 배경이 된 1980년대를 또렷이 기억한단 그는 "같은 시대를 살아왔던 사람으로서 애처롭고 가슴 아팠다. 평범함이 행복이라고 생각했고, 그 행복을 지키고 싶었을 뿐인데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고 나로 인해 모든 게 무너졌다. 그 삶의 가치가 있었겠나.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애초 영화는 70년대 설정으로 가려 했으나 여러 회의 끝에 4.13 호헌조치가 발표된 1987년, 그 암울했던 봄을 배경으로 했다. 손현주가 기억하는 70년대는 좀 더 경직됐었다. 그에 비해 80년대는 조금은 풀어진 시대였다고. 대학생이었던 그는 학교가 회색빛이었다고 표현했다. 그 큰 80년대를 담아내기보단 그저 단편적인 이야기를 그린 영화라지만, 부당한 정권의 추악하고 끔찍한 실체를 픽션과 팩트의 오묘한 경계를 갖는만큼 제작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제서야 "우리 영화 예뻐해달라"고 너스레를 떨긴 해도, 민감한 이야기를 다뤄서인지 투자도 받지 못하고 꽤 힘들었던 건 사실이다. 그래서 더 "죽기 살기로 찍었다"는 그였다. 실제 손현주는 '보통사람' 제작 과정을 2년이나 기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기다림의 시간을 개의치 않았다. 그는 "처음부터 쉽지 않은 영화라서 그런지 몰라도 우리끼리는 더욱 단단하게 찍자는 얘길 많이 했다"며 주로 재건축, 재개발 지역에서 촬영했고 보충 촬영이 생겨선 안 되니 촬영도 강행군이었단다. 그럼에도 "진짜 만나고 싶었던 배우들,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한마디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현장은 이처럼 고달프면서도 훈훈했을지언정, 영화 속에서 그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끊임없이 괴로워해야 했다. 특히 고문 신은 너무 마음이 아팠단다. 성진에게 가해지는 신체적 고통보다, 심리적 아픔이 커서 고통이 배가됐다고. 그렇게 서글플 수가 없더란다. 또 자신이 권력을 쥐고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기도, 반대로 끔찍한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그래도 맞는 쪽이 훨씬 속편하단다.

손현주는 이처럼 시대에 억눌려있던 인물이고 영화적 중압감 때문에 힘들었다고 털어놨지만, 의외로 극이 마냥 암담하고 침울한 사회상을 그린것만은 아니다. 범인을 쫓는 장쾌한 추격 액션도 있고, 말단 형사가 고위층 간부와 대면하는만큼 발냄새를 걱정하며 눈치를 살필 땐 언제고 월남전 얘기에 솟아나는 전우애로 왕성한 수다를 떠는 등 익살스러운 요소들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좀 더 풀어졌어도 좋았겠다며 넉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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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봄, 그리고 2017년 봄, 영화는 30년이란 세월을 반추한다. 손현주는 그 시대와 지금이 많이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며 시대가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 시간이 지난 뒤 2017년을 바라볼 땐 또 어떤 모습일진 모르겠단다. 바라는 건 그저 "사람들이 조금은 마음적으로 여유로워졌으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어떤 시대 상황을 맞더라도 문화는 문화대로, 풍자는 풍자대로, 영화는 영화대로 봐줬으면 한다고. 이 모든 본질적인 것들이 지켜지는 사회를 꿈꾸는 지극히 상식적인, 보통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보통 사람'에 대한 정의를 묻는다면 이에 대한 해답도 한참 걸릴 것 같다고 했다. "평범함이 너무 힘든 세상 아니냐. 평범하게 사는 보통 사람이 과연 뭘까 깊이 한 번 생각해봤다. 자신있게 '이런 것이다'라고 말씀은 못 드리겠더라. 각자의 방식대로 사는 것이 보통의 삶 아닐까. 그런 사람 냄새 나는 영화에 참여하고 싶었고, 그래서 2~3년의 기다림은 그리 오랜 시간이 아니었다"는 그다.

손현주는 감히 반박할 수 없는 '믿고 보는 배우'지만, 이밖에도 많은 후배들이 존경하는 배우로 꼽힌다. 그 이유를 알법도 하다. 나이는 상관없이 모두가 동료이자 친구라고 생각한단 그는 후배들의 고민도 그저 잘 듣는게 중요하고, 반대로 제 고민도 털어놓는다고 할만큼 권위적이지 않다. 상대를 향한 따스한 존중과 배려로 소통하는 그다. 그리고 신인 연극 배우들의 프로필을 휴대폰에 저장해두고 기회가 날때마다 알리는데 주력하는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이런 수식어와 평가들에 유달리 쑥스러워하고 "거창한 걸 꿈꿔본 적 없다. 지금도 그렇고, 예전에도 그렇고 그저 사람 냄새 나는 연기자 손현주였으면 좋겠다"는 그는 얼마나 기대와 믿음을 주는 사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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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오퍼스픽쳐스, 영화 '보통사람'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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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연예계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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