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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적' 김진만 감독·김상중, 아모개를 보내고 2막을 맞이하는 법 [종합]
2017. 03.20(월) 16:33
역적 김상중 김진만 감독
역적 김상중 김진만 감독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1막 아모개의 이야기를 마친 '역적'이 홍길동이 그릴 2막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극본 황진영·연출 김진만, 이하 '역적') 기자간담회가 20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상암MBC에서 진행돼 김진만 감독과 배우 김상중이 참석했다.

홍길동(윤균상)의 아버지 아모개 역으로 활약한 김상중은 14일 방송된 14회를 끝으로 드라마에서 퇴장했다.



김상중은 "만남의 소중한 의미를 깨워준 작품이었다. 그런 작업을 할 수 있게끔 해준 김진만 감독님께 감사를 드린다. 아모개라는 캐릭터 자체는 제가 혼자 만든 건 아니다. 시작할 때 소화할 수 있을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했고 김 감독은 나를 믿고 같이 응원하고 그러다 보면 어려운 문제들을 풀 수 있지 않겠느냐 해서 풀게 됐고 썩 괜찮은 아모개가 만들어진 것 같다.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비록 아모개라는 인물이 드라마 상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아모개의 정신을 길동이와 길동이 사단들이 물려받아서 열심히 촬영을 하고 있고 앞으로의 2막에 대한 얘기들이 더 드라마틱한 얘기들이 많이 있을 거다. 더 기대를 하셔도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김진만 감독은 "이번 주 16회까지 나가는데 미니시리즈 한 편을 막 마친 것 같다. 전반부를 김상중 씨께서 아모개 역을 맡아서 '역적'이란 드라마가 좋은 드라마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초석을 굳게 다져주셔서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아모개를 떠나보낼 때 연습할 때 연습실이 울음바다가 됐다.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눈물을 흘린 건 저도 처음인데 슬펐다기보다 아모개가 진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서 저 스스로도 아모개가 떠난 이후에 드라마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에 대해서 큰 고민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모개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더 발전해나가고 성과를 이뤄낼 거라고 다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중은 아모개가 사랑 받은 이유에 대해 "살면서 내 스스로가 호흡을 하면서 공기에 대한 생각을 안 하고 살 거다. 그러다 '아 내가 숨을 쉬고 있구나. 공기가 있으니까 내가 숨을 쉬고 있구나'라고 해야지만 공기의 고마움을 아는데 아모개가 그런 존재인 것 같다. 아모개가 보여주는 아버지, 남편, 가장의 모습, 이런 것들이 우리한테는 너무나 소소한 일상이 돼 버려서 중요함을 인식하지 못하는데 그런 모습을 아모개를 통해서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하지 않았나 싶다. '저게 아버지지. 저게 남편이지. 한 가정의 남편이지' 그런 모습을 일깨워줬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아모개에 대해서 많이 공감할 수 있었고 아모개의 그런 모습을 보고 울고 웃어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만 감독은 "홍진영 작가와 구상했던 아모개의 모습과 김상중 씨가 맡고 나서의 모습은 청출어람이 올바른 표현은 아니지만 훨씬 더 풍부하고 연출과 작가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깊고 큰 울림통으로 표현해내신 것 같다. 아모개 역을 캐스팅 했을 때 가장 큰 원칙 중 하나가 연기를 잘하고 이런 걸 떠나서 반드시 주인공을 했던 분이어야 한다. 대중의 신뢰를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 멜로가 돼야 한다는 거였다"고 떠올렸다.

김 감독은 아모개의 명장면으로 '낫상중' 씬을 꼽았다. 그는 "아모개 역 캐스팅 제의를 하는 자리에서부터 그에 대해 얘기했다. 조참봉을 낫으로 따고 나왔을 때 어떤 얼굴이어야 하나. 대본엔 '백짓장 같다'고 써 있는데 정의나 올바름보다는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금옥(신은정)에게 '이 목을 가지고 저승으로 갈게' 그런 깊은 사랑을 담고 싶었고 그게 아모개가 마지막으로 떠날 때 '자네 곁에 가네' 수미상관으로 맺는 건데 드라마에서 깔려 있는 가장 큰 건 휴머니티일 수밖에 없고 그 부분을 김상중이라는 배우가 머릿 속에만 있고 희미하게 있었던 걸 완벽하게 아모개 인물로 만들어주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저도 아모개를 떠나보내고 가슴 앓이가 심하고 김상중 씨도 마찬가지일 거다. 대기하면서 카운셀링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괜히 눈물 나고 괜히 울컥울컥해서 심리상담을 받으라 했는데 그만큼 혼연일체했고 그래서 초반에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상중은 아직 아모개를 떠나보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는 "저는 늘 드라마를 끝을 내면 끝과 함께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 때문에 끝과 함께 캐릭터를 거의 잊는 편이었다. 색으로 꽉 찬 도화지를 다음 흰 도화지로 넘기고 또 다른 캐릭터를 만나면 색을 칠하는 게 루틴이었는데 이번만큼은 드라마 속에서의 모습이 사라지고 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잔상들이 남아있고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이런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지금도 사실은 글을 본다든지 재방송이나 아이들과 통화하거나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젖어드는 그런 것들이 아직까지 있어서 조금 전에 대기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심리적으로 카운셀링을 받아야 된다고 얘기할 정도로 아직까지 아모개란 인물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상중은 명장면을 꼽아달라는 말에도 "모든 장면이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모든 장면을 다 힘을 들여서 찍으면 보는 게 힘이 들 수 있지만 한담 한땀 정성들여 찍은 장면이었다. 제가 이 드라마를 하면서 촬영하기 전에 막연했던 게 조참봉의 목을 따고 나오는 아모개의 얼굴이 '백짓장 같았다'였는데 도대체 어떤 느낌이었을까. 가장 고민이 많았다.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목을 따고 나오는 장면을 먼저 찍고 그 나온 후 장면은 한참 후에 찍었다. 찍고 보니 '이런 감정이었구나'를 알게 됐다. 찍고 나서의 감정은 어찌 보면 복수에 대한 통쾌함, 금옥이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 이런 모든 것들이 섞여서 공허함과 쓸쓸함에 대한 느낌을 제가 표현을 했었지만 그게 와닿지는 않았는데 나중에 그 이후에 죽이는 과정을 찍고 나 보니까 그 감정이 이런 감정이었겠구나를 알았다. 제가 낫으로 조참봉을 죽이고 나왔을 때 그 표정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베스트 장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떠올렸다.

김상중은 '메소드 연기'란 칭찬에 "과분한 칭찬"이라면서도 자화자찬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연기 잘하는 선배, 후배 연기자들이 많다. 좋은 작품 속에서 하다 보니까 제 연기가 돋보였던 거고 그렇다고 굳이 부정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분석하고 대사를 분석하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서 좋은 디렉션을 받았. 필요한 부분이고 신경 써서 연기한 부분은 그동안 제가 기득권 층을 많이 연기하지 않았느냐. 왕도 많이 해봤고 최근에 대감도 했었고 지배권자들에 대한 연기를 많이 하다 보니, 시사 프로도 진행하고 과연 저런 모습을 보인 사람이 천민의 아무렇게나 할 수 있는 그런 연기가 제대로 나올 수 있을까. 연기를 한다고 치지만 그런 것들이 이질감을 느끼면 어쩌나 그런 것들에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어떤 모습으로 외적인 모습을 만들 거냐 의논을 해서 머리도 그렇게 정돈되지 않고 막 풀어헤치고 머리끈 하나 묶고 하얀 한복에 짚신을 신고 손도 새카맣게 칠하고. 제가 연기하면서 온몸에 분장을 많이 한 적이 처음이다. 심지어는 발까지. 촬영 끝나면 분장 지우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니었다. 그런 부분이 보는 분들로 하여금 아모개스럽다. 아모개구나 라고 보여지는 부분들이 가장 신경이 쓰였고 사실은 저는 한다고 했었지만 이렇게 보시는 분들이 아모개에 대해서 공감해주고 감정에 같이 빠져들리라고는 이렇게까지 예상하진 못했다. 그런 부분들을 많이 공감해주셔서 배우로서는 연기하는 카타르시스도 느꼈다. 그러다보니 말도 대사체도 서울말이 아닌 전라로 사투리를 써 가는 것들이 훨씬 아모개스러웠고 그것이 아모개를 표현하는데 적절했었고 그런 것들은 작가의 장치일 거다. 그런 부분들이 신경이 쓰였는데 비교적 괜찮게 했구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상중은 "아마도 초반에 아모개에 집중할 수 있었고 많은 분들이 이 드라마에 집중이 좋았던 건 초반에는 얘기가 크게 하나였다.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얘기, 갑과 을의 얘기. 거기서 억압된 감정을 분출하고 그러다 보니 얘기 자체가 밀도가 있었고 집중될 수 있다. 익화리로 가면서 얘기 줄기들이 커지게 되고 많은 인물들이 나오면서 얘기거리가 많아져서 느슨하다고 느낄 수 있을 지 모르지만 그게 다 앞으로를 위해서다. 아모개를 못 봐서 섭섭함은 있을 수 있지만 아모개가 없는 대신에 정말로 할 얘기들, 풀어야할 얘기들, 사이다 고구마가 번갈아서 나올 수 있는 얘기들이 무궁무진하게 있기 때문에 오히려 아모개가 잘 죽었다. 다른 얘기로 집중할 수 있구나 생각할 수 있게끔 많이 얘기할 수 있다. 오늘 방송에서 생각지도 못한 얘기들, 저런 부분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하는 얘기들이 이제부터 풀어지고, 더 무궁무진하고 더 원하는 얘기들이 나오기 떄문에 아쉬움이나 섭섭함은 충분히 달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앞으로의 얘기들이 더 재밌다. 기대를 할 만한 얘기기 때문에 그런 얘기들 또 보시면 아모개가 떠났지만 그 빈자리를 이런 얘기들이 채워줄 수 있겠구나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 역시 아모개 후 2막에 대해 기대를 부탁했다. "아모개의 삶이 있었고 길동이는 그 삶을 거부하다가 결국엔 아버지의 길을 가는 게 현재 펼쳐지는 얘긴데 길동이가 더 큰 각성을 하게 된다. 아모개로부터 얻은 정신을 계승, 확대하는 얘기가 '역적' 후반부의 얘길거고 허균의 '홍길동'전 속 동에 번쩍 서에 번쩍부터 사이다 스토리가 펼쳐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드라마가 연산 시대 실존했던 홍길동의 이야기가 간략한 한줄짜리 이야긴데 후반부는 연산과 길동의 대립관이 많이 부각될 거다. 한편으로 앞서 무오사화를 다루기도 하고 역사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이 드라마가 역사 드라마는 아니다. 연산시대 때 홍길동이 실존했다고 돼 있는데 그 당시에 홍길동 정신은 무엇이었을까. 호부호형 하지 못한 서자로서 제한된 설움이 아니라 씨종으로 본 아모개 정신을 펼쳐나가는 것이 연산시대 살았던 홍길동 얘긴데 조선의 왕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역사적 왜곡이라든지 그런 거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어서 길동과 연산을 바로 붙이는 것도 조심하고 있다. 이후에 펼쳐질 이야기들은 홍길동에서 온 이야기들이 좀 더 많으니까 자신 갖고 지켜봐달라"라고 당부했다.

김 감독은 "거창하게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인류애다. 길동이가 아모개의 유언을 갖고 시작하면서 아모개의 사람, 길동이의 사람이 조선 백성 전부, 거기서 더 나가서 인류라는 가장 큰 주제로 가는 것이고 그 길목에서 연산과 마주치게 되는 거다. 이 드라마가 전반부를 끝냈고 후반부로 가는데 분절돼 있는 것이 아니고 아모개 부분이 실제로는 허균이 홍길동전 안에 교묘하게 숨겼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엔 여기까지 쓸 수 없어서. 허균이 못다한 얘기를 펼쳐 보여주는 거고. 드라마를 '역적 홍길동'으로 안 한 이유가 있다. 가제를 가지고 이런 저런 얘기가 있었는데 '역적'을 끝까지 고수했던 이유가 이 드라마를 끝까지 관통하는 건 아모개의 얘기다. 그걸 홍길동이 확대 계승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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