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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공감] '남원상사' 속 여성, 꼭 예뻐야만 하나요?
2017. 04.15(토) 07:00
남원상사
남원상사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소개팅을 해준다고 하면 남자들은 10대부터 70대까지 하나같이 '예뻐?'라고 묻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물론 외모만으로 상대를 평가 내리는 몇몇 남성들을 풍자하기 위한 농담이겠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은 씁쓸하다. 곧 여성은 예뻐야 가치가 있다는 사회적 편견이 만연하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정한 꼴이 되기 때문이다. '남원상사'에는 이와 같은 불편한 편견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9일 밤 첫 방송된 케이블TV XTM 예능프로그램 '남원상사'는 남자 원기 상승 주식회사를 콘셉트로 해, 남자들의 로망 실현은 물론 숨겨진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즉, 남자의, 남자들에 의한, 남자들의 위한, XTM의 채널 색깔을 뚜렷하게 담고 있다.

실제로 베일을 벗은 '남원상사'는 오로지 남성들을 위한 코너로 구성돼 있었다. 남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전략회의', 남자들의 원기를 주제로 해 실험카메라를 진행한 '남자 생태 연구소', 일반인 남성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영업 회의' 등이다.



오로지 남자들만의 이야기인 것 같지만, '남원상사'를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여자들과의 관계 속 남자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세 코너 중 두 코너에서는 여성을 대하는 남성들의 모습을 통해 남자들의 원기를 이야기했다. '남자 생태 연구소'에서는 여성들의 부탁을 받고 대신 주차를 해주는 남성들의 모습이 등장했고, '영업 회의'에서 일반인 남성이 들고 나온 고민은 아내를 위한 프러포즈였다.

이 과정에서 '남원상사'가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꽤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예쁜 여성'과 '애교가 가득한 여성'이 곧 남성들의 원기를 상승시켜주는 존재로 그려졌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먼저 실험카메라의 시나리오는 한 여성이 남성에게 주차를 부탁하고, 남성이 차에 타면 뒷좌석에도 여성들이 앉아 있다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여성들은 남성이 주차를 하는 동안 끊임없이 애교 섞인 칭찬을 해준다. 프로그램은 실험 남성들이 예쁜 여성들의 애교에 기뻐하는 모습에 집중한다.

MC들은 이 VCR을 보며 "저러면 당연히 주차를 해줄 것"이라고 연신 이야기했다. 더불어 실험참가자였던 한 남성이 "너무 예뻐서 나 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는 말을 꺼내자, MC들은 모두 공감의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이러한 실험 상황은 남성들의 원기를 상승시켰다는 결론으로 마무리됐다. '예쁜 여성'들의 '애교 섞인' 칭찬이 남성들의 원기로 연결된 것이다. 이는 반대로 여성들의 외모와 애교에 대한 필요성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찝찝한 느낌을 들게 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일반인 남성의 고민 사연을 해결해주는 코너에서도 여성들의 외모에 관한 이야기는 다시 등장했다. 주인공 남성이 프러포즈를 해달라고 계속해서 부탁했던 아내 때문에 힘들었다는 고민을 털어놓는 도중, MC 장동민은 아내의 사진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아내의 모습을 본 또 다른 MC 김기두는 "왜 프러포즈를 안 해줬냐"고 주인공을 타박했다. '예쁜 여성에게는 특별히 잘해줘야 한다'는 것, 즉 외모에 따라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러난 것이었다.

'남원상사'가 내세운 '남성들의 원기를 살리자'는 콘셉트에는 예쁜 여성, 여성들의 애교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예쁜 여자가 부탁을 해야만 남성들이 부탁을 들어준다 혹은 남성들이 부탁을 잘 들어주려면 여자가 예뻐야만 한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였다. 결국 여성의 외모와 남성의 원기 상승 여부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처럼 그려졌다고 볼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여성과 남성의 성 프레임을 조장할 가능성까지 엿보였다.

이미 방송 전부터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였던 '남원상사'. 첫 방송에서 여성 비하의 느낌은 많이 사라져있었지만, 여성을 외모로 평가 내리는 가치관들이 드러나며 여전히 불편함을 선사했다. '남원상사'는 이러한 찝찝함을 털어내고 여성들에게도 환호를 얻을 수 있는 진짜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X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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