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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뷰] '더 플랜', 더 이상의 조작은 거부한다
2017. 04.20(목) 21:12
영화 더 플랜 리뷰
영화 더 플랜 리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몹시 감각적이고 정확하며 명료하다. 그리고 그 메시지가 전하는 충격과 파장이 엄청나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 숨겨진 실체를 파헤친 추적 다큐멘터리 영화 '더 플랜'이다.

4월 20일 개봉된 영화 '더 플랜'(감독 최진성·제작 프로젝트 부)은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제작자로 총지휘에 나섰고, 국내에서 벌어지는 주요 이슈들을 기록하고 부정부패, 부조리를 파헤치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부'의 3부작 다큐 중 첫 번째로 공개된 영화다. 그동안 온갖 음모론이 들끓었던 지난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의 미스터리를 파헤친다는 점, 극장 개봉 전 온라인 무료 배포를 강행한 점 등 '더 플랜'은 여러모로 '문제작'이라 할 만하다.

앞서 유튜브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통해 선공개된 '더 플랜'은 20일 현재 134만1886 뷰를 돌파했을 만큼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더 플랜'은 다큐멘터리 영화답게 실제 사건과 행동을 현실 그대로 기록해내면서도 매우 새로운 형식과 형태를 부여했다. 쉽게 말해 기록과 팩트를 담는 테크닉이 여느 예술 영화 못지않게 미학적이다.

이를테면 오프닝 신만 봐도 그렇다. 파란 배경의 개표소에서 파란 옷을 입은 개표원들의 기계적인 움직임과 반복되는 몸사위는 마치 행위 예술을 보는 듯한 모양새다. 이는 웅장하고 우아하게 울려 퍼지는 바흐 'G선상의 아리아' 사운드 트랙과 맞물려 더욱 기묘하고 이질적 느낌을 더한다. 이어 자동개표기가 오류를 일으키기 시작하며, 톤이 바뀌어 긴장감과 초조함이 감도는 음악과 함께 오프닝 타이틀이자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주제를 암시하는 '더 플랜' 로고가 박히기까지. 감각적으로 시각화된 연출은 상업영화 못지않다.

이처럼 최진혁 감독의 재기발랄하면서도 테크닉적인 연출 기법은 영화 곳곳에 나타난다. 그래프를 표현하는 방식부터 각각의 나라 수많은 인물들의 인터뷰를 담아내면서도 감각적인 구도와 애니메이션 등을 삽입해 더욱 극적인 사실을 부각한다. '더 플랜' 챕터는 크게 총 5개다. 첫 번째 챕터인 미스터리, 투표에서 이기고 개표에서 졌다를 시작으로 해킹 데모크라시, 플랜, 51:48, 그리고 마지막 질문들에 도달한다.

지난 챕터에서의 합리적 의심은 챕터3 플랜 편에 이르러 본격적인 검증으로 이어져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전자 개표 시스템은 얼마나 보안에 취약한 지를 드러낸다. 이례적으로 이상한 건 기계로 인식 안 된 미분류표가 당시 지역, 계층, 성향, 무관하게 전국적으로 1.5의 비율을 만들어낸 것. 상식적으로 상대적 득표율은 1의 비율로 나와야 하는데 비상식적인 숫자 1.5가 나왔고, 정상적으로 분류된 표를 미분류표로 넣고, 카운트되지 않는 무효표를 특정 후보의 표에 채워 넣었다. 1.5란 수치는 쉽게 말해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선 저절로 나올 수 없는 수치이며, 우연히 일어났을 확률은 번개 2번 맞는 꼴이란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소 의아하고 난해할 수 있지만 챕터4 51:48에 다다르면 매우 명료하게 해답이 나온다. 이들은 직접 선거 때 사용되는 자동 개표기와, 투표지로 모의실험을 했다. 자동개표기는 아주 손쉽게 해킹된 상태다. A 후보 1500표, B 후보 1500표의 투표지를 넣어도 이 해킹시뮬레이션을 통해선 50:50이 아닌 51:48의 비율을 만들어낼 수 있다. 나아가 모두 B 후보의 표를 넣어도 51:48 득표 비율이 나올 만큼 놀랍고 괴상한 결과다. 모의실험에 참여한 시민의 눈 단체 회원들이 충격에 휩싸여 말문이 막히는 장면과, 절망감에 결국 눈물을 터뜨리는 장면 그리고 덤덤한 표정으로 결과를 지켜보는 김어준의 모습이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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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플랜'은 결코 관객에게 쉬운 영화는 아니다. 이처럼 결과를 도출해내기까지의 과정에서 방대한 양의 수치해석, 통계 분석, 과학적 접근과 증명 등등 이과적 특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영화기 때문. 하지만 철저하게 선관위가 발표했던 문서, 13000개의 투표소, 251개의 개표소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되고 기록되고 현재 보관되고 있는 공식적 숫자에 대한 통계적 관점은 오히려 그 어떤 '음모론' 반박과 의혹의 소지에 대해 철저한 방어 체계로 작용된다. 그렇기에 더욱 폭넓고 균형 있게 관객에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감독의 연출이 영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마지막 챕터에서 소개된 독일 한 부자의 사연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정치인 아버지를 둔 물리학자 아들 울리히 비스너는 전자 투표를 신뢰할 수 없기에 사용을 폐지하는 소송을 했고, 항소심 끝에 지난 2009년 독일 헌법재판소는 전자투표기 폐기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진보, 보수를 떠난 세대를 막론한 모든 정치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를 축하하는 모습은 이념을 떠나 민주주의란 국민의 기본 권리를 지키고자 하는 모습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봐도 비단 2012 대선뿐만 아니라 수많은 선거에서 부정투표 의혹이 있었다. 어렵게 얻어낸 민주주의이기에 절대 타협해선 안 되며, 평화로운 정권 교체의 핵심은 바로 공정한 투표와 개표임을 '더 플랜'은 말하고자 한다.

사상 초유 '장미 대선'이라 일컫는 19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이처럼 절박하고 엄숙한 메시지를 던지는 '더 플랜'의 등장은 어떤 후폭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사상과 신념을 차치하고 정당하게 투표할 권리, 그 투표가 온전하게 힘을 발휘할 권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그리고 남은 건 관객의 몫이다. 촌각을 다투는 조기 대선,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두려움을 잊고 과거의 치욕을 바로잡는 당당한 결과를 이룰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더 플랜'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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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연예계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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