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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갑순이' 최대철, 배우도 '갑남을녀'일 뿐 [인터뷰]
2017. 04.21(금) 18:31
최대철
최대철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배우 최대철은 '좋은 연기자'에 앞서 '좋은 사람'을 꿈꿨다. 단언컨대 배우에게도 연기보다 인성이 우선이라 말하는 그는 이미 좋은 사람이었다.

최대철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우리 갑순이'(극본 문영남·연출 부성철)에서 조금식 역으로 열연했다. 조금식은 신재순(유선)과 재혼 가정을 꾸리며 시종일관 가장과 남편의 무게감을 표현한 캐릭터였고, 최대철은 그런 조금식의 묵직한 분위기를 찰떡같이 표현했다.

그런데 웬걸, 실제 최대철은 영락없는 유쾌한 아저씨 그 자체였다. 그는 '우리 갑순이' 종영 후 티브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서글서글한 웃음을 지으며 분위기를 띄우려는 듯 노랫말까지 흥얼거렸다. 드라마 종영 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급성 장염을 앓은 직후인 데다가, 빠듯한 인터뷰 일정에 2시간여 밖에 못 잔 상황이었으나 피곤함보다 유쾌함이 그를 지배했다.



그런 최대철인만큼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약 9개월의 시간을 '우리 갑순이'로 인해 바쁘게 살았어도 힘들거나 피곤함을 몰랐다. 최대철은 솔직한 종영 소감을 묻자 "준비 시간부터 종영까지 1년 가까이 '우리 갑순이'에 임하면서 힘든 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저 배우로서 주어진 것을 소화하면 됐고, 무엇보다 시청자분들께 너무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다"고 말했다.

'우리 갑순이'가 방송 초반 시청률 한 자릿수를 전전하며 흥행 면에서 고전했던 것도 그에게는 문제 되지 않았다. 다행히 '우리 갑순이'가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성황리에 종영한 덕분이냐고 묻자 최대철은 손사래를 쳤다. 그는 "누가 끝을 알고 하나"며 웃었다. 최대철은 방송 내내 작품의 성적을 떠나 집중하자는 생각 밖에 없었고, 상대 배우인 유선을 비롯해 고두심과 장용 등 쟁쟁한 선배 연기자들을 믿고 따랐다고 강조했다.

시청률에 초연한 만큼 최대철은 캐릭터 조금식이 비판받는 부분에 대해서도 담담했다. 그는 극 초반 조금식이 신재순을 힘들게 하며 주부 시청자들의 원성을 산 것을 이해한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며 초반부 원성 덕분에 후반부에 신재순과 조금식이 가까워지는 부분의 감동이 커진 것을 해명했다.

특히 최대철은 캐릭터에 대해 원성이 생기거나 호응이 이는 등 주변 환경이 변화할수록 대본에 집중했다고 했다. 그는 "상황이나 반응이 변한다고 내 연기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최대철은 "드라마 안에서 캐릭터의 설정이 변하는 경우에 '어디에 집중하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며 "그럴수록 저는 '대본에 있는 그대로'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대철은 "지문에 세세하게 적느냐 아니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대사만 자세히 봐도 작가의 의도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했다. 연기자로서 캐릭터를 향한 반응에 일희일비하며 연연하기보다는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 주어진 대본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이 본연의 업무라고 생각하는 그였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대신 최대철은 캐릭터가 어떻게 바뀌더라도 단 한 가지 '진정성'만은 놓지 않았다. 그는 "웃는 장면이든 우는 장면이든 그 순간 제가 가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든 장면이 제게는 '진짜'다"고 강조했다. 어쩔 때는 스스로 너무 진지하게 감정을 끄집어내는 데만 집중해서 고민이라고도 했다.

이에 최대철은 '우리 갑순이' 속 조금식의 이혼과 재혼을 거듭하는 감정선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허다해(김규리)와의 이혼, 신재순과의 재혼 그리고 다시 이혼까지. 일련의 전개로 극 중 조금식의 감정을 다 소화하는 게 힘들었을 법도 하건만, 오히려 최대철은 감정이 벅차지 않았는지 묻자 "왜?"라고 반문했다.

최대철은 "배우는 경험하지 않은 걸 연기로 보여줘야 한다"며 연기자의 숙명에 대해 논했다. 그는 "가령 캐릭터가 100m를 뛰는 장면이 있다고 치자. 실제로 100m를 달리고 숨이 찬 호흡을 연기하는 것, 혹은 가만히 있다가도 100m를 뛴 것처럼 가쁜 호흡을 연기하는 것. 둘 중 어떤 게 좋은지 정답은 없다"고 말했다. 일찍 결혼한 아내와 11세, 9세 아이들을 두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그가 겪어보지 못한 재혼과 이혼의 아픔을 연기한 것을 비유적으로 설명한 것이었다.

이어 최대철은 "배우는 자기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자신이 생각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형상화해서 최대한 진정성을 갖고 표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그런 면에서 다양한 경험이 배우에게는 중요하지만, 겪어보지 못한 것도 자신만의 감수성으로 끄집어내야 한다"며 "이런 과정을 힘들다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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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힘듦'을 모르고 연기에 임한 덕분일까. 그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특별히 힘든 게 없으니 대중의 사랑은 그저 감사한 것이고, 큰 관심을 받는 직업이라 해서 특권을 누릴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최대철은 스스로를 평범하다 평했다. 그는 왕돈 역으로 얼굴을 알린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이후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구르미 그린 달빛', '백희가 돌아왔다' 등 소위 시청률 대박 작품에 출연한 비결로 "가장 평범하고 부담 없는 목소리와 얼굴"을 꼽았다. 또한 그는 출연작의 성공은 자신의 노력이 아닌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기보다 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영남 작가나 소녀 감성의 김순옥 작가를 필두로 좋은 배우들이 모여서 열심히 한 작품들에 함께 할 수 있었기에 높은 시청률을 누리게 됐다고.

무엇보다 최대철은 '왕가네 식구들'에 이어 '우리 갑순이'까지 문영남 작가와 호흡하며 연기보다 인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그는 문영남 작가로부터 "사람은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고 들은 것을 연거푸 말했다. 이어 문영남 작가에 대해 "지금의 나를 먹고살게 해주신 분이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걸 가르쳐주신 분"이라며 "연기를 하면 할수록 그분 말씀이 생각난다. '연기는 두 번째, 인성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에 최대철의 목표는 좋은 배우가 아닌 좋은 사람에 있었다. 그는 무대 위, 화면 안에서만큼 무대 아래, 화면 밖의 생활도 멋진 사람을 꿈꿨고 이를 통해 평범한 자신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자신의 목표가 다소 교과서 같아 힘들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 노력한다"는 그이기에, 최대철의 목표는 이미 달성한 듯 보였다. 이 시대 갑남을녀(甲男乙女)를 자처한 그가 '우리 갑순이'에서 활약한 건 우연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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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배우도 사람이잖아요. (웃음). 배우라고 밥 안 먹고, 볼 일 안 봅니까. 다 똑같은 사람인데요. 그래도 카메라 앞에서, 무대 위에서 당당하게 연기해야 하니까 나보다 잘난 사람은 없다는 자신감을 가지면서도, 나보다 못난 사람은 없다고 존중하면서 사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고 '좋은 사람'으로 상대 연기자들과 대화하다 보면 정말 '좋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요"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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