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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저택 살인사건' 김주혁, 거침없는 화법에 빠져든다 [인터뷰]
2017. 04.29(토) 08:18
석조저택 살인사건 김주혁
석조저택 살인사건 김주혁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거침없고 어딘가 퉁명스럽다는 느낌을 주는 화법이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만큼은 진실되다. 올해로 연기 경력 20년 차가 됐지만, 아직 신인과도 같은 순수한 연기 열정을 지닌 배우 김주혁이다.

다음 달 9일 개봉될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감독 김휘·제작 영화사 다)은 빌 S. 밸린저의 소설 '이와 손톱'을 영화한 작품으로 해방 후 경성, 유일한 증거는 잘려나간 손가락뿐인 의문의 살인사건에 경성 최고 재력가와 과거를 모두 지운 정체불명의 운전수가 얽히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김주혁은 극 중 경성 최고의 재력가이자 4개 국어를 구사하고 능숙한 피아노 연주 실력까지 갖췄지만, 그 이면에는 잔혹한 악마성을 지닌 남도진으로 분했다. 전작 '공조'에서 조국과 동료를 배신한 북한 범죄조직 리더 차기성 역에 이어 연달아 악역을 하게 됐지만,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고 했다. 두 캐릭터가 지닌 결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



다만 이번 영화를 출연하기까지 조금의 망설임은 있었다.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 출연하며 친숙하고 어리바리한 매력으로 '구탱이 형'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다. 이러한 이미지로 인해 자신이 악역 연기를 했을 때, 과연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가늠이 안 됐다고.

그럼에도 김주혁이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이야기 구조와 남도진 캐릭터가 지닌 매력 때문이었다. "시나리오가 구조적으로 탄탄했고, 짜임새가 있었다. 캐릭터 자체도 재밌겠다 싶어서, 조금 고민은 했지만 출연하게 됐다"는 그다.

그의 걱정과는 달리 '1박 2일'의 '구탱이 형'은 온데간데없이, 사이코패스 성향의 악인 남도진으로 완벽 변신한 김주혁이었다. 특히 인상 깊은 점은 최대한 감정 표현을 절제하며 연기해 차갑고 냉혹한 이미지를 더욱 부각한데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연기는 철저히 김주혁의 의도였다. 그 이유는 분명했다. 스릴러의 극대화는 감독이 카메라 앵글이나 음악 등을 통해서 만드는 것이지, 배우의 연기가 장르에 치우치면 안 된단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기승전결에 따라서 감정을 과도하게 쓴다거나, 임팩트를 주기 위해 리액션의 강도를 높이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확고한 연기 신념을 드러냈다.

실제 그의 말처럼 극 중 남도진은 폭발적인 광기를 보여주진 않는다. 하지만 남도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한 때 사랑했던 여자와 수년을 함께했던 동료까지 스스럼없이 죽일 수 있는 인물. 오히려 김주혁의 단조로운 말투와 절제된 표정 등은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냉혈한 남도진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드러내며 인물의 사이코패스 성향을 차갑고 잔인하게 부각하는 효과를 낳았다. 악역 연기에 매력을 느낀단 그는 "제가 언제 이런 짓을 해보겠나"라고 너스레다. "대놓고 얼굴 보면서 욕할 수 있는 게 쉽지 않은데 그런 면에서 약간 짜릿함이 있었다"고 즐겁게(?) 회상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구탱이 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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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기를 논할 때만큼은 그는 완벽한 프로였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에도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그였다. 첫 감상은 "생각보단 괜찮았다"는 것. 또한 극 중 과거의 살인사건과 현재의 법정 공방 신이 교차 편집되는 전개 방식 역시 그의 제안으로 연출된 것이었다. 김주혁은 "처음엔 법정 신이 많지 않았다. 법정 신이 중간부터 나오니까 루즈할 것 같더라. 그래서 감독에 법정 신과 과거 사건을 교차 편집하면 긴장감이 더 있지 않겠나 이야길 했는데 받아주시더라"고 설명했다.

연기하면서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 일부분 삭제된 것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아쉽긴 해도 해당 신들이 있었다면 호흡이 방해될 수도 있었겠단 생각에 이해를 하게 됐다고. 전체적으론 "영화에 추리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어서 관객들이 재밌어할 것 같다. 영화 중간 이후에 정말 어떠한 주춤거림 없이 끝까지 한 호흡으로 쫙 가더라"며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늘 만족할 수 없다고. 이번 작품에서 뿐만 아니라, 그동안 출연했던 작품 모두 마찬가지란다. 그는 "제 연기를 제가 보면 참 별로다. 가끔 마음에 드는 부분도 있지만 항상 대체적으로 그렇더라. 보면서 '저건 저렇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앞으로도 다 불만족스러울 것 같다. 제 연기에 만족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냉정한 자기평가다. 그래서인지 김주혁은 연기에 대한 아쉬움과 민망함 때문에 그동안 자신이 출연했던 작품을 두 번 다시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정말 연기 잘하고 싶다"고 바라는 그지만 엄살이 꽤 심한 것도 같다. 쉽게 할 수 있는 정형화된 연기 스타일을 절대 따라가지 않는다는 점, 화려하고 튀는 연기를 하지 않아도 응축된 내면의 심리를 표현해내는 '김주혁 표' 연기는 그 누구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계속 연기를 하는 이유는 연기를 할 때 가장 즐겁기 때문이었다. "제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앞으로 어떻게 연기를 해야겠다는 방향성이 세워져서 재밌는 것 같다." 이같은 김주혁의 진심과 확고한 소신이 있기에 투박하고 거친 화법조차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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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씨네그루 키다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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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김주혁 | 석조저택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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