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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뷰] '보안관' 클래스가 다른 배우들, 로컬 '아재' 필 충만
2017. 05.03(수) 09:09
영화 보안관 리뷰
영화 보안관 리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내로라하는 개성 강한 연기파 배우들이 바다 내음 가득한 고장에서 뭉치니, 이토록 생생한 입체감은 물론 넉넉한 웃음과 훈훈함으로 흥겹기 짝이 없다. 영화 '보안관'이다.

5월 3일 개봉된 영화 '보안관'(감독 김형주·제작 영화사 월광)은 전직 형사 출신에 동네 보안관을 자처하는 오지랖 넓은 대호(이성민)가 서울서 내려온 성공한 사업가 종진(조진웅)이 점차 자신의 입지를 빼앗자 위기감을 느끼고, 그를 홀로 마약사범으로 의심하며 집념의 수사를 벌이는 과정을 그린 코믹 로컬 수사극이다.

80년대 홍콩 누아르의 시발점이 된 '영웅본색' OST가 자욱이 깔리고, 선글라스에 코트자락을 휘날리며 불붙은 달러 지폐로 담뱃불을 옮겨 붙이는 멋드러진 주윤발의 모습으로 영화 '보안관'은 시작된다. 남자들의 뜨거운 옛 추억과 낭만의 시절을 불러일으키는데 이보다 더 효과적인 오프닝이 또 어디있을까. 이어 우리의 '보안관' 대호의 등장이다. 성냥개비를 입에 물고 잠복수사에 한창인 대호는 마약계 큰 손 뽀빠이를 잡는데 혈안이 돼 있다. 그러나 진압과정에서 파트너를 잃었고, 지위 체계를 무시해 용의자를 도주케 했다는 명목으로 파면당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부산 기장, 여전히 대호는 성냥개비를 입에 물고 민소매 차림으로 우람한 팔근육을 자랑하며 모터보트를 타고 바다를 질주한다.



그는 기장학리청년회 자율방범대라 칭하는 동네 아저씨들의 든든한 리더이며, 이들과 함께 무리지어 다니며 마을 사람들의 대소사를 관리하는 등 넘치는 오지랖을 발휘한다. 집에선 팬티 차림으로 돌아다니다 딸에게 구박을 받고, 아내의 한심한 눈초리를 받을지언정 처남 덕만(김성균)과 함께 다락방에 숨어 '영웅본색'의 흥에 취해 즐거워하는 '아재'다.

그렇게 푸른 바다의 낭만을 즐기며 소소로이 폼잡고 살아가던 중년의 대호 앞에 갑자기 나타난 종진의 존재는 영 탐탁지 않다. 그도그럴것이 과거 뽀빠이 사건 때 마약 운반책으로 검거됐던 종진이다. 당시 그의 딱한 가정사를 듣고 크게 연민했던 대호지만 불과 몇년만에 구질구질한 모습은 오간데 없이 근사한 사업가가 돼 금의환향한 종진은 이른바 '수컷 세계'에선 일차원적인 거북함을 주기 마련. 게다가 점차 마을 사람들의 환심을 사더니 이젠 제 입지를 차지한 것도 모자라 도리어 종진의 선량함과 대인배 면모에 비교당해 졸지에 '밉상 오지라퍼'로 낙인찍힌 상황. 이처럼 동네의 '영웅'에서 순식간에 추락한 대호지만 간과할 수 없는 건 그는 누구도 따를 자 없는 집념의 사나이라는 것.

대호는 모두에게 외면 받고 무시 당할지라도, 처남 덕만과 함께 불굴의 의지로 추적에 나선다. 비록 그 과정이 공권력 잃은 추락한 동네 영웅의 막무가내식 '덤앤더머' 수사 방식일지라도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맛이 있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테크닉적인 기교를 보이기보단 배경과 각 인물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특히 한 발짝 나아가면 화려하고 세계적인 관광지 해운대가 있다지만, 이들의 주무대는 외지인 유입이 상대적으로 드문 한가한 부산 기장을 택한 점이 신의 한수다. 짙푸른 바다 냄새와 대호파 '아재'들의 아지트인 자율방범대 컨테이너 전경 등은 토박이의 정서가 가득하며 그곳에서 함께 오랜 세월 부대껴온 어촌마을 특유의 끈끈함을 절로 묘사한다. 게다가 배우들을 캐스팅할때부터 이를 염두해 강한 경상도 사투리를 원어민처럼 구사하는 이들로 구성했고, 이 또한 날것의 맛깔스러운 느낌을 부각시킨다. 개성 강한 동네 아저씨들의 코믹 활극은 그 어떤 기교나 장치가 없이도 활력이 살아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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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지키기 위해 뭉치는 동네 '아재'들의 모습에서 동시대를 살고 있는 정겨운 이웃의 정서를 담아낸다. 여기에 이 시대 지쳐있고 주눅든 중년들을 위해 힘찬 파이팅을 건네는 코믹 '아재' 헌정극이다. 혼자 의심 작렬에 시키지 않아도 동네를 지켜야 한단 사명감과 불굴의 오지랖으로 무장한 대호는 그런 '아재'들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그의 행위는 분명 정의로움과 의리가 바탕이 됐지만 한편으론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고자 하는 근본적 사투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대호의 집념과 의지는 중요한 가치로 작용된다.

이성민은 이처럼 표면적이어도 결코 구사해내기 쉽지 않은 캐릭터의 내면을 능청스럽게 연기했다. 특히 '허세 작렬' 영웅 심리를 보이다가도 사람들에게 토라지는 모습이나, 귀엽게 셀카를 찍는 사랑스러운 '아재미'가 매력 포인트다. 어리바리하고 순진하지만 의리는 남다른 덕만 역의 김성균은 극의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한다. 선량하고 사람좋은 면모와 더불어 어딘지 의심쩍은 구석까지 종잡을 수 없는 '반전미' 조진웅의 다채로운 연기는 물론 대호파 아재들의 로컬 시너지까지. 생생하게 살아넘치는 캐릭터를 완성한 배우들의 열연이 스토리를 더욱 맛깔나게 만들었다.

실제 부산 기장에서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소란스럽고 순박한 '아재'들의 파란만장 로컬 수사극이 유쾌하고 정겨울 따름이다. 그리고 적재적소 캐릭터들이 언뜻 내뱉는 코믹한 대사들엔 풍자 코드가 은근히 녹아있어 이를 발견하는 것 또한 묘미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보안관'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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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연예계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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