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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아내’ 조여정, 진심은 언제나 통하는 법 [인터뷰]
2017. 05.08(월) 02:33
조여정
조여정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노력하지 않는 배우는 없어요. 때로는 그걸 사람들이 못 알아채주고 지나갈 수도 있죠. 그런데 저는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인정해주시니까 감동이었어요. (연기를) 잘하고 싶은 제 진심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했어요.”

배우 조여정은 최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연출 홍석구)에서 구정희(윤상현)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가진 사이코패스 이은희 역을 맡아 소름 끼치는 악역 연기를 선보여 극찬을 받았다.

조여정은 처음부터 이은희가 쉽지 않은 캐릭터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종의 도전의식이 들어 ‘완벽한 아내’ 출연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는 “막연한 연기자의 도전 의식 같은 거였다. 그저 이 여자(이은희)가 벌이는 일들을 해보고 싶었다”고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했다.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며 고개를 내젓는 조여정의 모습에서는 약 3개월간 이은희를 연기하는 일에 매진했던 그의 열정이 느껴졌다. 조여정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성격을 가진 이은희를 이해하기 위해 고민이 많았다. 그는 “진짜 어렵더라. 누군가에게 그 정도로 집착을 해본 적이 없어서, 정말 집중해서 이은희의 과거 이야기를 상상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처음부터 부담이 있지는 않았다. 역할 자체가 너무 큰 숙제였기 때문에 부담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며 오로지 캐릭터를 분석하는 일에만 몰두했다고 덧붙였다.

이은희를 연기하는 건 조여정에게 매 회 숙제 같은 일이었다. 조여정은 매 회 촬영 전 자신이 만족스러울 때까지 이은희의 캐릭터를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촬영 중간부터 꽤 압박을 느꼈던 그는 “꿈에서 촬영을 하기도 했다.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촬영이 시작되는 거다. 총알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악몽에 시달릴 만큼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자신의 연기가 썩 잘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겸손한 평가를 내린 조여정은 가장 어려웠던 신으로 마지막 회에서 구정희와 결혼식을 올리는 신을 꼽았다. 해당 신에서 이은희는 자신이 직접 준비한 결혼식에 불을 지르기까지 하면서 광기를 폭발시켰다. 이에 대해 조여정은 “자칫 잘못해서 내 연기가 가짜로 보이면 우스워질 수 있었던 신이었다. 그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연기하는 게 어려웠다”고 촬영 당시의 고민을 떠올렸다.

해당 장면은 곧 결말로 이어졌다. 이은희는 불길 속에서 죽음을 맞이했고,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평온한 일상을 살고 있는 심재복(고소영)의 모습이 전파를 타며 ‘완벽한 아내’는 끝이 났다. 조여정은 이은희가 불길 속에서 웃으며 죽어갔던 신에 대해 “너무 슬펐다.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으면 뛰쳐나왔을 텐데, 이은희는 가만히 있었다. 모든 걸 내려놓았던 것 같아서 슬프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은희가 없는 결말에 대해 “재복이도 편하게 살아야 한다. 작품의 주제에 이은희가 죽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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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아내’는 조여정에게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은 것은 분명하지만, 5% 안팎의 시청률을 맴돌며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완벽한 아내’의 성적표가 아쉬울 법도 한데, 조여정은 “과정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과정이 즐거웠고 내 기준에 배웠고 나아진 점이 있다면 그걸로 됐다”고 덤덤하게 솔직한 종영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매 작품 배운 게 있었다”는 조여정의 말을 통해서는 그가 약 20년 동안 연기자로 얼마나 열정적으로 살아왔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조여정은 스스로의 연기에 대해 “이제서야 이 정도 한다”며 야박한 평가를 내렸다. 특히 자신의 20대 시절 연기에 더욱 가차 없는 평가를 내린 조여정은 현재 20대 배우 중 김우빈 김수현 성준 등을 언급하며 “그들의 연기를 보면 틀이 없고 자유로워서 재미 있다. 그렇게 잘하는 배우들을 보면 더욱 대단해 보인다”고 칭찬했다.

조여정은 “20대에는 ‘어떻게 해야 연기를 잘 하게 될까?’가 늘 고민이었다”며 20대 조여정의 연기 생활을 회상했다. 그리고 그는 20년 가까이 연기에 대한 고민을 그치지 않은 끝에 이제야 조금 나아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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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정은 연기력 성장의 밑거름으로 인생의 경험을 꼽았다. 특히 그는 20대 중반에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쉴 수밖에 없었던 슬럼프의 시기를 언급했다. 당시 서른까지는 버텨보자며 마음을 다잡았던 조여정은 “내 인생의 다음 챕터를 준비해야 되나 싶었다”고 힘들었던 때를 회상했다.

조여정은 “그때만큼 힘들었던 적은 없던 것 같다”고 했지만, “그때 연기가 많이 늘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참 연기를 쉬고 뒤에 케이블TV tvN 드라마 ‘쩐의 전쟁’을 하게 됐다. 그때 감독님과 두 번째 작업이었는데 ‘너 달라졌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힘들었어요’라면서 웃었다”며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에피소드를 덤덤히 풀어놨다.

“슬럼프는 멋있는 시간인 것 같아요. 시간이 많아서 생각을 많이 하니까 뭔가 조금씩 나아지더라고요. 연기를 하다 보면 슬럼프가 또 올 텐데, 그때는 조금 덜 힘들어하면서 잘 보내보고 싶어요.”

아픈 만큼 성숙했던 슬럼프를 거친 조여정은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으로 영화 ‘방자전’을 꼽았다. 그는 ‘방자전’에 대해 “갑작스럽게 기회가 온 작품”이라고 설명하며, 힘든 시기 끝에 찾아온 작품인 만큼 잘 해내겠다는 마음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해당 영화로 다시 한 번 재조명 받게 된 조여정은 “당시에 ‘포기하지 않고 버티길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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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조여정은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1’ ‘해운대 연인들’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영화 ‘후궁:제왕의 첩’ ‘표적’ ‘인간중독’ ‘워킹걸’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열연을 펼쳤다. 지난해에는 단막드라마 ‘베이비시터’에서 천은주 역을 맡아 소름 끼치는 연기로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조여정은 이번 작품을 통해 ‘국민 사이코패스’라는 재치 있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대중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대중이 인정해야만 얻을 수 있는 수식어 ‘국민 OOO’을 얻은 조여정. 그는 “그런 건 안 된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이미 대중은 그의 사이코패스 연기와 그 속에 숨은 노력의 가치를 알아차렸다. 이에 조여정에게 이런 말을 남기고 싶다. 당신의 진심은 통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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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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