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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감] ‘특별시민’, 시의적절한 가치를 예상했지만
2017. 05.09(화) 15:30
특별시민
특별시민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제 19대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 영화 ‘특별시민’은 시의적절한 가치를 예상했다. 배우 최민식을 비롯하여 곽도원, 문소리, 라미란, 심은경 등, 신뢰도 높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사실도 이를 튼튼히 받쳐주는 근거가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관객들의 기대를 져 버리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력에 비해 이야기의 완성도가 너무 약했다는 것. 영화를 대신해 나름의 변을 생각해 보자면, 견고한 구성보다 캐릭터가 가지는 흡입력과 그로부터 전달되는 메시지에 더 집중하겠단 의도였지 싶다. 등장만으로 작품의 팔 할을 완성시키는 배우, 최민식을 주인공 자리에 두었으니 자연스러운 방향성이리라.

효과는 기대보다 좋지 않았지만. 물론 배우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가상의 세계와 인물을 구현해놓았다. 그러나 이야기 곳곳에서 드러난 부실한 매듭, 즉 필연이라기보다 우연의 일치로만 느껴지는 에피소드의 배치가 만들어낸 틈이 바람을 빼듯, 이야기의 힘을 조금씩 빼내었다. 풍자를 위해 현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거라 할 수도 있을 테다. 이야기와 달리 현실은, 표면상으론, 필연보다 우연의 이치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문제는 그렇다 치기엔 또 너무 극적인 상황들의 연속이었단 점이다. 갑작스런 자연재해에서부터 의도치 않은 살인과 은폐까지. 이야기들이 가지는 흔한 특성답게 이 모든 요소는, ‘특별시민’에서 주인공 변종구가 자신의 목표(서울 시장 당선)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서 장애물인 동시에 그의 위선으로 가득 찬, 지극히 자기기만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통로가 되기 위해 존재한다.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장애물을 어떤 (비열한) 방식으로 넘어가는지 집중함으로써 정치인의 위치에 놓인 한 개인의 면면을 파헤쳐 사회를 풍자하려는 것이다. 작품 전체의 주제와 연결되는 부분으로 주어지는 상황이나 사건들이 더더욱 필연적이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특별시민’은 필연성은 물론이고 두드러진 현실성도 획득하지 못한 채 오로지 캐릭터의 특성과 해당 배우들의 매력에만 기대어 가고 있단 느낌이 강하다.

“모든 사람들이 믿게끔 만드는 거 그게 바로 선거야”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온 거 같아? 내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직관이야”


이야기의 중심이자 주제의 핵심인 주인공 변종구는, 표현하기 상당히 어려운 캐릭터다. 누구나 한 번 만나면 끌릴 정도로 인간미가 넘치지만 본인의 욕망에 있어선 철두철미하여 그에 반하는 대상에게는 바로 냉혈한의 모습을 드러내는 까닭이다. 한 마디로 그가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것이 본인의 욕망이기에, 평소엔 굉장히 도덕적인 모습을 취하다가도 본인의 욕망이 침해를 입을 상황이 오면 180도 돌변하여 도덕이고 뭐고 망설임 없이 뭉개버릴 수 있는 것이다.

최민식은 이런 변종구를 그의 명성답게 온전히 소화해내었다. 심지어 ‘명량’의 이순신 이미지가 지워질 정도로, 덕분에 ‘특별시민’이 가진 약점은 어느 정도 감추어졌고 주제는 명확해졌다. 보는 사람들마다 정치와 정치인에 대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의 환멸을 느꼈으니까. 작품으로선 이만한 은혜가 없다.

관객으로선, 그래서 아쉽고도 아쉽다. 이야기의 구성이 조금만 더 탄탄했더라면, 사건들이 필연성이든 현실성이든 제대로 그려졌더라면 더 좋은 작품이 탄생했을 텐데, 최민식을 비롯한 명배우들의 연기를 이리 아까워하지 않아도 될 텐데, 개봉을 기다리며 예상했던 그 시의적절한 가치를 만족스레 획득할 수 있었을 텐데. 못내 지울 수 없는 아쉬움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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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특별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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