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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공감] 심은경, ‘때 묻지 않은 소녀의 얼굴’에 ‘진정성’을 더하다
2017. 05.19(금) 15:43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써니’로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인식된 심은경의 이야기는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에서 도움닫기 하여 ‘수상한 그녀’에서 급격한 상승곡선을 탔다. 그리고 그녀는 스스로 슬럼프에 빠졌다고 하나, 드라마와 영화를 종횡무진하며 연기에 대한 성실성을 잃지 않았다. 노력의 결과였을까. 작은 영화였지만 ‘걷기왕’을 통해 비로소 길고 고단했던 터널을 빠져나온 그녀는, ‘특별시민’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심은경이 대중의 마음을 얻은 지점이다. 단순히 아역부터 시작해서 혹은 나이나 외모, 맡은 배역 때문이 아니다. 그녀의 이미지 자체에 때 묻지 않은 소녀의 얼굴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고 할까. 우리가 간혹 듣게 되는, 아역으로 인기를 얻어 성장한 성인배우가 과거의 그림자를 벗어내는 데 애를 먹었단 경우와는 좀 다르다. 굳이 유사한 예, 또 다른 ‘때 묻지 않은 소녀의 얼굴’을 찾아보자면 고아성이 있고 남지현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가 고정되었을 시 소화해낼 수 있는 배역에 한계가 찾아온다. 아직까지 여성보다 남성배우를 중심으로 하는 성향이 강한, 한국 영화판에선 더더욱 어렵다. 남지현은 원래 드라마 영역에서 많은 활동을 보였다지만, 영화에서 인상 깊은 캐릭터로 이름을 알린 고아성이 요새 드라마로 더 잦은 발길을 들이고 있단 사실은, 우리에게 단순한 시도라고만 해석할 수 없는 여지다.



슬럼프마저 뚝심 어린 연기 행보로 이겨내고 충무로에 끊임없이 자신의 좌표를 꽂는 심은경의 도전에 큰 의의가 실리는 이유다. ‘때 묻지 않은 소녀의 얼굴’은 본연의 가치로 남겨두되 더욱 깊고 넓은 기반을 만들기 위해, 배역이 작든 크든 독립영화든 상업영화든 흥행에 실패하든 성공하든 개의치 않는다. 주어진 배역과 진지하게 대면하며 연기로 해당 인물을 구현하는 일에만 오롯이 집중한다. 인지도나 인기, 과거의 흥행기록은 도리어 발목을 잡는 것임을 잘 아는 까닭이다.

주로 주조연급 이상의 역할을 도맡아왔던 심은경은 애니메이션 ‘서울역’에서 주인공 혜선의 목소리를 연기했단 인연으로 영화 ‘부산행’에 카메오로 출연한다. 그녀에게 주어진 배역은 부산행 기차에 탄 사람들 사이에 좀비 바이러스를 퍼뜨리게 되는 첫 번째 보균자, 혜선(‘서울역’과 이어지는 인물)이었다. 좀비 연기가 얼마나 강렬했는지 상당히 짧은 순간의 등장임에도 관객들의 시선은 한순간에 장악되었다.

즉, 심은경이 작픔이나 배역의 크기, 흥행의 성패에 개의치 않고 연기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출연작의 양만 늘리는 정도가 아니다. 맞닥뜨리는 역할에서마다 연기의 질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려는 매순간의 노력이다. 이는 그녀의 ‘때 묻지 않은 소녀의 얼굴’에 지속적으로 ‘배우로서의 진정성’을 부여하고 있으며, 스스로는 어떤 어려움과 두려움이 있을 진 몰라도, 견고한 기반을 가진 여배우로 성장해낼 것이라는 뚜렷한 근거다.

‘특별시민’의 ‘박경’은 잘 포장되어 있던 현실의 더러운 이면을 목격한 후 자신의 욕망이 아닌 이상과 가치를 선택하는 인물이다. 배우 심은경에게 이만큼 알맞은 배역이 또 있을까. 한계에 순응하기보다 배우로서의 이상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내딛는 그녀의 부단한 발걸음들이, 곧 어떤 연기도 만끽할 수 있는 대배우의 위치로 이끌어 가리라 믿는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 제공=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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