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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쏘리 강남구’ 박선호, 주연 무게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 [인터뷰]
2017. 06.15(목) 14:20
아임쏘리 강남구 박선호 인터뷰
아임쏘리 강남구 박선호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배우 박선호는 6년간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했다. 6년간 노력에 미련이 남았을 법도 한데 한 순간 가수에서 배우로 길을 틀었다. 그리고 배우 생활 4년 만에 타이틀롤을 맡게 됐다.

SBS 아침 드라마 ‘아임쏘리 강남구’(극본 안홍란 연출 김효언)는 남편이 재벌 부모를 찾게 되면서 모든 것을 잃은 한 여자와 가족을 위해 성공만을 쫓던 삼류 남자의 치명적이지만 순수한 사랑,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가족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드라마다.

박선호는 극 중 가진 것 없고 가방 끈도 짧지만 비상한 머리에 뜨거운 가슴을 가진 강남구 역할을 맡았다. 박선호는 작품의 타이틀롤을 맡았지만 현장에서 기껏해야 데뷔 4년차 신인에다가 나이로 따져 봐도 막내였다. 그렇기 때문에 박선호는 이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타이틀롤을 한 번도 맡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뿐 아니라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컸다고 했다.



이러한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박선호는 ‘강남구’라는 역할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와 달랐다”며 도전하고 싶은 욕망이 컸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부담감 보다는 하고 싶다는 욕심이 컸기에 부담을 안고 시작하게 됐다.

부담감뿐 아니라 또 다른 문제도 있었다. 박선호는 전작 ‘다시 시작해’의 강지욱이라는 옷을 벗어 던진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아임쏘리 강남구’의 강남구라는 새로운 옷을 입게 됐다. ‘다시 시작해’ 촬영 막바지에는 ‘아임쏘리 강남구’를 함께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박선호는 “연기를 하면서도 박선호도 있고 강지욱도 있고 강남구도 있어 헷갈렸다”고 했다. 6개월 가량을 강지욱이라는 인물로 살아왔으니 그럴 법도 했다.

이에 박선호는 ‘다시 시작해’ 종영 이후 제주도에서 2박3일 정도 쉬면서 모든 걸 비웠다. 그리고는 강남구라는 캐릭터를 철저히 분석을 하면서 박선호는 서서히 강남구라는 인물에 이입하기 시작했다. 박선호는 “그렇게 하나하나 단추를 꿰듯 차근차근 해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선호는 그나마 극 초반 자신의 분량이 많지 않아서 다행이었다고 했다. 비록 자신이 타이틀롤을 맡긴 했지만 각 장면마다 중심이 되는 배우들이 있어 모두가 주인공들이나 다름없었다고 스스로를 낮췄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촬영을 준비하면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선배들의 조언 역시 박선호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그는 “부담 갖지 말라고 이야기 해주고 혼자서 하려고 하지 말라고 조언을 해줬다”며 그 덕분에 압박이 많이 줄어들게 됐다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강남구는 극 초반에는 철이 없는 캐릭터다. 돈 많은 여자에게서 돈을 뜯어내기 위해 사기를 치거나 멋대로 구는 등 한 마디로 무례한 인물이다. 하지만 극 후반에는 차분해지고 해결사를 자처하는 모습으로 변했다.

박선호는 “남구가 성장하는 두 번의 지점이 있었다”며 정모아(김민서)에게 호감을 갖게 된 것과 가족인 김수복(황미선)과 강남희(허영란)에 대한 애틋함이 변화의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선호는 돌이켜 보면 남구가 변화하는 과정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할 만큼 서서히 변했다고 했다. 그는 “남구가 처한 상황에 맞춰서 생각하다 보니까 서서히 변화된 것 같다”고 스스로도 신기해했다.

또한 박선호는 촬영이 진행되면서 체력적인 한계를 느껴야 했다. 그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아해서 힘들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는데 조금씩 피로가 쌓이고 누적이 됐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것이 박선호 혼자만의 싸움일 수 밖에 없었다. 나중에는 만성피로처럼 촬영이 없는 잠을 많이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 이르기까지 했다. 급기야 비타민에 홍삼까지 챙겨먹게 됐다고 말하며 웃었다.

더불어 박선호는 극이 후반으로 진행되면서 잔뜩 격해진 남구의 감정을 오롯이 감내해야 했다. 남구는 자신과 가족, 모아에게 못되게 구는 사모님이 친모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좋아하는 모아를 불행하게 만든 장본인의 아들이 되어 버린 것이다. 박선호는 복합적이고 휘몰아 치는 남구의 감정을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촬영이 시작되기 30분 전부터 미리 감정을 잡고 있었어요. 미리 감정을 잡는 동안 지금까지 촬영을 했던 장면을 되짚어 보거나, 어떤 기분일지를 상상하면서 감정을 쌓았다가 터트렸어요. 그렇게 감정을 쏟고 나면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기가 다 빠져서 하루 종일 공허했어요.”
티브이데일리 포토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 역시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지쳐가는 박선호에게 많은 힘이 됐다. 특히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흡을 맞춘 김민서는 박선호에게 든든한 존재였다. 박선호는 “평상시에는 동네 누나처럼 편안하게 해줬다. 리허설을 할 때나 촬영을 할 때는 선배로서 리드를 해줬다”고 말했다. 남구와 모아의 관계를 그려내기 위해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의지를 했다.

또한 선배 이창훈에 대해서는 묵묵한 지원자였다고 했다. 박선호는 팀 막내다 보니 여기저기에서 조언을 많이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창훈은 묵묵히 지켜보는 쪽을 택했다. 박선호는 “지나가다 툭 등을 쳐주시고 엄지를 척 올려주시면 그렇게 힘이 났다”고 했다. 남매로 호흡을 맞춘 허영란은 박선호가 감정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

이렇게 서서히 남구라는 캐릭터에 젖어 들여갔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었던 건 아니다. 박선호는 전작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 캐릭터의 나이가 30살인 인물을 맡았다. 그러나 정작 박선호의 나이는 25살.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무려 5살이나 더 성숙한 인물을 연기해야 했던 것이다.

“30대 남자라면 듬직하고 가만히 있어도, 손짓 하나에도 묵직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잘 되지 않아서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제 나이보다 나이가 든 역할을 해서 억울하다는 생각보다는 남성적인 느낌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컸어요.”

박선호가 그렇게 했지만 정작 작품에서 보여준 모습은 캐릭터와 잘 맞아 떨어졌다. 적당한 가벼움과 진중함이 어우러져 어색함이 없었다. 박선호는 캐릭터와 자신의 나이 사이의 괴리감보다는 작품을 쉬지 않고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했다. 그리고는 다음에는 자신의 나이와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성호는 “교복도 입고 싶고 나이에 맞는 풋풋한 청년의 모습을 연기하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신인임에도 타이틀롤을 맡아 부담을 느낀 박선호는 배역에 대한 욕심 때문이라고 주연의 무게감을 감당했다고 했다. 정작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욕심보다는 연기 자체에 대한 재미와 행복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부담감에 몸이 움츠러들기보단 연기를 하는 재미와 행복에 부담감이라는 산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일하는 게 일로만 생각하면 버틸 수 없을 것 같아요. 더구나 배우라는 직업은 미래가 보장된 게 아니잖아요. 조바심, 조급함이 들면 ‘이래서 안 됐다’라고 핑계만 되게 되요. 힘든 건 힘들지만 기본적으로 ‘행복하다’ ‘재미있다’라는 것이 크기 때문에 어려워도 이겨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즐거움을 찾고 행복함을 느끼고 싶어하는 욕심이 4년차 배우 박선호가 첫 타이틀롤의 무게를 이겨낸 진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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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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