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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새' PD, 시청률 1위 예능 연출자의 자기반성 [인터뷰]
2017. 06.19(월) 11:05
미운 우리 새끼 현장 스틸 컷
미운 우리 새끼 현장 스틸 컷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를 연출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웃음을 감출 순 없지만 뿌듯함보다는 책임감과 긴장감의 연속이라는 곽승영 PD를 만나봤다.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가 최근 시청률 2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돌파했다. 지난 4일에는 자체 최고 시청률 21.5%를 기록했다. 이는 동시간대는 물론, 방송 요일인 일요일, 심지어 현재 방송 중인 국내 예능 프로그램 중 최고치였다.

'미우새'는 김건모, 박수홍, 이상민, 토니안 네 명이 실제 일상을 VCR로 공개하고, 이들의 엄마들이 스튜디오에 모여 아들들의 일과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네 아들들의 일상을 각기 다른 일정 속에 촬영해야 하고 그 촬영 분량을 따로 편집해 스튜디오 토크까지 진행해야 한다.



이에 프로그램 총 연출을 맡은 곽승영 PD를 는 인터뷰 하루 전까지 '미우새' 다음 방송 분량을 촬영했고, 기자와 만나기 직전까지 편집에 공을 들이는 등 분주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에게 프로그램의 인기를 체감하고 있는지, 예상했는지를 묻자 유쾌한 웃음과 함께 "전혀 몰랐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곽승영 PD는 14일 배우 오연수를 게스트로 섭외해 스튜디오 녹화를 진행한 것을 언급하며 "이번 녹화가 파일럿을 포함해 딱 '미우새'가 1년 된 날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프로그램 MC 신동엽, 서장훈과 첫 녹화 사진을 모바일 메신저로 주고 받으며 1년 전을 회상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난해 6월 14일에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녹화를 진행했는데, 그 때는 누구도 '미우새'가 이렇게 잘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파일럿 기획 때만 해도 방송사 내부에서 '미우새'의 정규 편성에 대한 회의감이 팽배했다고 강조했다. 자연히 첫 녹화 당시 제작진이 SBS 사옥에서 대형 스튜디오를 빌리기도 어려웠다. 그로 인해 외부에 있는 21평의 소규모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진행했다고.

곽승영 PD는 "결과적으로 단출했던 첫 녹화 규모가 득이 됐다. 스튜디오가 작아 오손도손한 분위기가 만들어진 덕분에 어머니들이 편안할 수 있었고, 프로그램에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이제는 대형 스튜디오로 녹화 장소를 옮겼지만, 여전히 첫 녹화를 회상하며 검은 천으로 제작진과 출연진 사이 가벽을 두른 채 소박한 분위기를 유지한다는 그였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기획 단계까지는 회의감이 팽배했던 '미우새'였으나, 정작 곽승영 PD는 첫 녹화 첫 멘트에 프로그램의 성공을 예감했다. 그는 "첫 녹화 첫 멘트가 바로 김건모 어머니가 '동엽 씨 20년 전 기억나? 우리 집에서 자고 갔던 거. 그 때 내가 빼꼼 쳐다봤지?'라고 말한 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방송하면서 신동엽이 그렇게 당황한 얼굴은 처음 봤다. 마치 뒤통수 맞은 것처럼 당황한 그 표정을 보고 '이거 조금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을 빛냈다.

그의 예상대로 '미우새'는 정규 편성 직후 출연진 어머니들의 입담에 힘입어 성공했다. 특유의 카리스마를 가진 김건모 엄마, '호호 할머니'를 그대로 빚은 듯한 귀여운 매력의 박수홍 엄마, 인자한 얼굴로 철부지 아들을 지켜보는 토니안 엄마 여기에 아들과 닮은 얼굴에 고운 미모를 자랑했던 허지웅 엄마와 현재 '궁상민'이 된 아들을 지켜보며 한숨과 눈물 짓는 이상민 엄마까지. 곽승영 PD는 이 모든 엄마들의 활약상을 눈을 빛내며 설명했고 깊은 고마움을 표했다.

또한 곽승영 PD는 "평소 알 수 없던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미우새'의 기획 의도를 떠올렸다. 관찰 프로그램을 하고 싶은데 흔한 연예인들의 일상만 관찰하는 게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것.

이와 관련해 곽승영 PD는 "모든 엄마들이 자식들이 뭐 하고 사는지 매일 같이 궁금해 한다. 그런데 궁금하기만 할 뿐이다. 이 다 자란 자식들이 전화도 자주 안하고, 사는 얘기도 잘 안 해준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그래서 더 보고 싶었다. 엄마들은 뭐 하고 지내는지. 그렇게 궁금한 자식들의 일상을 보여드리면 뭐라고 하실지"라며 "'미우새'는 엄마들도 시원하게 할 말 다 하는 공간을 열어주자는 생각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그만큼 '미우새'에서는 대본이 없었다. 곽승영 PD는 "어머니들에게 대본을 드린다 해도 기억하기 어려우실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무엇보다 그는 "본인 아들들 이야기인데 당연히 어머니들이 제작진보다 전문가다. 다 큰 아들의 소소한 일상을 몰라서 그렇지 자식에 대해서 제일 잘아는 것은 부모 아닌가"라며 철저하게 어머니들의 진솔한 이야기에 집중한 스튜디오 녹화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첫 촬영 당시 어머니들이 처음으로 방송 카메라 앞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에 대해 긴장하셨다"며 '미우새' 엄마들을 설득한 과정을 밝혔다. 그는 "다들 너무 불안해 하셔서 저희 제작진이 부탁드렸다. 어려운 정치, 경제 얘기도 말고 어머니들이 가장 잘 아는 자식들 얘기를 해달라고. 어머니가 아들에 대해서는 전문가 아니시냐고"라 말했다.

더불어 곽승영 PD는 '미우새' 엄마들의 솔직하고 순수한 감성에 대해서도 깊은 감동을 표했다. 그는 "2주에 한 번 씩 스튜디오 녹화를 진행하는데, 매주 어떤 스페셜 게스트가 올지 미리 알려드리지 않는다"며 "녹화 당일 현장에서 게스트를 보시고 소녀처럼 좋아하신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간혹 저희 프로그램에 나오고 싶다는 연예인들의 기사를 보시면 제작진은 미처 모르고 있던 일인데도 '그 사람 정말 나오는 거냐'며 아이처럼 물어보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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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곽승영 PD는 프로그램을 둘러싼 다양한 반응 중 '미우새' 엄마들에 대한 여론을 가장 신경 써서 확인했다. 제작진의 실수나 허점은 달게 받아들인다지만 엄마들에 대한 근거 없는 악플이나 비방이 유독 안타깝다는 그였다.

곽승영 PD는 "'미우새'가 아무리 연예인이라도 사생활을 공개하고 가족인 어머니를 공개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울 때가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제작진의 생각이나 주관적인 편집은 최대한 제외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도 어머니들을 향한 무분별한 근거 없는 악플, 비방이 달릴 때가 있다. 그 때 가장 마음이 아프다. 슬픈 건 어머니들이 자식에 대한 사람들 반응을 찾아 보다가 그런 댓글도 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대신 곽승영 PD는 출연진이나 엄마들에 대한 근거 없는 악플을 넘어 '미우새'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쓴소리는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쉰짱구' 김건모, '클러버' 박수홍, '총각 하우스'의 토니안, '궁상민' 이상민 등 출연진 별로 특정 캐릭터가 씌워진 것에 대해 각각의 출연진이 아닌 프로그램 전체의 균형을 강조했다. 곽승영 PD는 "크게 보자면 '미우새'는 한 명이 아닌 네 아들이 주인공인 프로그램"이라며 "물론 촬영이나 편집을 하면서도 균형이 깨질 때가 있다고 느끼지만 서로 서로 다른 면을 보여주면 어느 정도 균형이 맞을 거라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곽승영 PD는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출연진에게 아이템을 강요하거나 선택하게 하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출연진 어느 하나 평범하지 않다"며 "각각의 캐릭터가 '미우새'에 출연하면서 생긴 성격이 아니라 그들이 본래 갖고 있던 이미지이나 대중에게 자세히 드러나지 않은 것들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곽승영 PD는 "'미우새'는 각각의 출연진이 그래도 행복해하는 순간을 담고 있다"며 출연진 별로 행복해 하는 관심사나 요소가 겹칠 수 있고, 이로 인해 제작진이 균형을 잡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시청률 1위에 다양한 쓴 소리까지 '미우새'를 둘러싼 모든 반응이 프로그램의 화제성과 상승세를 의미하고 있는 상황. 이쯤 되면 또 다른 욕심을 낼 법도 하건만 곽승영 PD는 '미우새'를 통한 거창한 의미나 변화에 미련을 두지 않았다. 연예인 모자가 출연한다고 해서 엄청난 감동을 주고자 하지도 않았고, 일각에서 요구하는 '미운 우리 딸'이나 여성 게스트 섭외에 대해서는 "다 열려 있다"며 가능성을 남겨 뒀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오히려 곽승영 PD는 프로그램에 대해 반성을 내비쳤다. 정점에 오른 순간 성찰을 시도하는 그가 어떤 '미우새'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청률 목표치가 없던 터라 20%를 넘었다는 게 실감이 안나요. 기분 좋게 축하해야 하는데 오히려 연출 팀은 '다들 더 긴장하자'고 말했어요. 높은 시청률만큼 실제로 그에 걸맞게 재미 있는 방송을 보여주고 있는지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시청률은 다 네 분, 어머니 출연자들 덕분이죠. PD 인생 중 저희 부모님이 매주 '재미 있게 봤다' 말씀하시는 게 처음이거든요. 이제 우리(제작진)가 스스로 생각해도 그 시청률이 부끄럽지 않은지 생각해야죠"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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