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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공감] 우리는 지금 ‘썰전’을 통해 ‘토론’을 배우고 있는 중
2017. 07.10(월) 10:52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정치만 안 했더라면 우아한 삶을 살았을 이들의 몰락을 지켜보는 일은 재미있긴 하다만 마음 한구석 올라오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알고 보면 다들 보통 이상의 배움을 하고 사회에서 존경도 받다 온 사람들인데 이상하게 정치판만 들어오면 감정적인 싸움이 이성적인 토론보다 위대하다 생각하는 싸움꾼이 된다. 결국은 말이 통하지 않아, 정상적인 토론을 할 수 없어 벌어지는 촌극이란 생각이 드니, 이를 일반적인 상황으로 여기며 살아온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토론’은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양한 시선을 가진 각계각층의 입담가들의 하이퀄리티 뉴스 털기 프로그램’을 기치로 한 JTBC ‘썰전’의 등장은 획기적이었다. 특히 작가 유시민과 변호사 전원책, 각각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높은 수준의 지성인들이 논객으로 나온단 소식에 대중의 기대감은 상승하였고 우려의 눈빛 또한 같은 크기만큼 깊어졌다. 뛰어난 논객들이지만 어찌 됐든 다른 진영인데 과연 토론다운 토론을 할 수 있을까. 그저 말싸움에 머물고 말진 않을까.

하지만 김구라가 던지는 주제에 따라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고 설득하거나 반론하며, 인정할 건 인정하는 유시민과 전원책의 모습은 우리가 익히 들어왔으나 배우지 못한 ‘토론’ 그 자체였다. 어떤 정치•사회적 이슈를 두고 단순히 보도되는 대로, 접하는 정보대로 보고 듣고 판단하는 데 익숙했던 우리에게 생각하고 고민해볼 힘과 자유 즉, 싸움보다 더 크고 위대한 토론의 힘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한 것이다. 이는 전원책의 후임으로 새로이 발탁된 교수 박형준도 동일하다.



“저도 한 방 해야죠”, “전혀 동의 할 수 없습니다”, “이걸로 말싸움 할 시간이 없어서”

유시민과 박형준이, 지난 6일 방영된 ‘썰전’에서 사이사이 한 말들이다. 이렇게만 보면 영락없는 말싸움 같다. 하지만 얼굴을 붉으락푸르락 하기보다 웃음을 머금었다는 것,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말을 막기보다 존중하는 자세로 상대방의 논조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생각과 주장은 확신에 찬 어법으로 내놓았다는 것. 물론 브라운관 앞이라서, 정치권에서 두어 발 물러선 이들이라서 가능한 모습일 수 있으나, 서로 다른 이념을 가진 정치인들(전) 혹은 일반인들이 토론이나 논쟁을 할 때 지녀야 할 올바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썰전’의 존재가치라 할 만큼 상당히 중요한 사실이다. 세상을 보는, 서로 다른 시각과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원하는 것을 쟁취하겠다고 나만이 옳다며 무조건 힘과 신념으로 밀어붙이기만 하면 위험하다. 파국, 대화고 뭐고 걸핏하면 주먹보터 내지르는 사람들로 가득한 비극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생각을 제대로 공유하고 나누며 내세울 것은 내세우고 절충할 것은 절충하는, 올바른 방향의 토론이 필요한데, ‘썰전’은 이를 제대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재미도 함께 얹어 주니, 제대로 된 토론을 배우고 익힐 더없이 좋은 교육방송이 된다.

“시민 배심원단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된다면 균형 있고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유시민은 단순히 원전 문제에 관련해서 이야기한 것이지만 이는 ‘썰전’을 보는 우리들에게도 해당된다. 그간 우리가 토론을 못해서 못한 게 아니다. 토론보다 싸움이 더 효용성이 놓아서 싸움을 선택한 것도 아니다. 제대로 된 토론을 접할 기회도 배울 기회도 없어 잘하고 못하고 할 것도 없었으며, 토론이 왜 싸움보다 위대한지, 좋은 토론이 어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물론 MBC ‘100분 토론’을 비롯한 여러 토론 프로그램이 있어 왔다만 어렵고 딱딱하고 지루하여 웬만큼 관심 있는 주제가 아닌 이상 굳이 챙겨보는 게 쉽지 않았다. 반면 ‘썰전’은 다르다. 뛰어난 입담으로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며 균형 있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돕는, 토론에 최적화된 논객들이 있으며 이들이 만들어가는 올바른 방향과 형식의 토론이 존재한다. 우리는 지금, ‘썰전’을 통해 ‘토론’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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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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