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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감] ‘스파이더맨’, 마블만의 ‘히어로’ 양육법
2017. 07.11(화) 14:28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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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히어로의 삶은 고달프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조차 숨겨야 할 힘을 지닌 이들은 악한 존재로부터 세계를 보호할 책임을 갖는다. 특권과 같은 힘, 그 크기만큼의 위험과 두려움을 감수하며 누가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이타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히어로의 숙명이다. 하지만 ‘마블’의 히어로가 특별한 이유는 숙명을 받아들인 성숙함과 완성됨에 있지 않으며, 여전히 미숙하여 사랑하는 사람과 숙명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장해가는 모습에 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이하 ‘스파이더맨’), 드디어 마블식의 스파이더맨이 본격적으로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 의해 ‘어벤져스’의 멤버 격으로 발탁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는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깨끗한 시선을 가진 아이로, 겁이나 두려움을 채 느끼기도 전에 몸부터 먼저 움직이고 마는 영락없는 십대 청소년이다. 흥미로운 건, 그래서 더 강하게 느껴진다는 사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감이 한가득 존재하긴 한다만 이상하게 믿음이 가는 얼굴을 한 히어로다.

“슈트 없인 아무것도 아니면 더욱 가져선 안 돼”



하지만 너무 어리다. 어쩌다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도덕적인 책임을 지기도, 주기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에도. 그저 놀이동산에 놀러 온 아이처럼 토니가 최첨단으로 만들어준 스파이더맨 슈트 한 번 장착할 기회를 얻기 위하여 날이면 날마다 휘둥그런 표정으로 온 동네를 헤집고 다니는 수준일 뿐이다. 결국 피터는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슈트까지, 자신의 양육자 아닌 양육자 토니에게 도로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고 만다.

이 때 이루어지는 둘의 대화는 짧지만 상당히 중요하여 눈여겨볼 만하다. 히어로에 대한 마블의 기본적인 사고방식, 히어로를 양성하는 그들만의 양육법을 어렴풋이 알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슈트를 가져가려는 토니에게 피터는 울상이 되어, 슈트가 없으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간청하지만 도리어 토니의 태도는 강경해진다. “슈트 없인 아무것도 아니면 더욱 가져선 안 돼.” 슈트가 상징하는 어떤 강력한 힘이나 무기란 히어로를 구성하는 중요한 조건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히어로의 존재를 설명할 순 없다는 것.

즉, 히어로로서 존재하게 하는 핵심적인 요소는 내면에서 나온단 의미다. 히어로는 슈트나 무기가 없어도 그 자체로 히어로여야 한다. 자신에게 부여된 특별한 힘의 이유를 알고 신이 준 숙명을 온 존재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가치를 믿고 매 순간의 두려움을 넘어서는 내면의 힘, 슈트나 무기는 힘을 증강시켜줄 따름이다. 이런 가르침을 하는 데 있어서 아이언맨만큼 적절한 양육자 혹은 스승이 또 있을까. 어벤져스 중에서, 슈트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는 히어로라고 가장 많은 놀림 및 공격을 당한 게 바로 아이언맨이니까.

아무리 첨단과학기술의 수혜를 입은 슈트라도 그걸 입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세계를 파괴하는 악당이 되기도 하고 세계를 구하는 히어로가 되기도 한다. 슈트가 아니라 토니와 피터, 그걸 입는 자신이 먼저 히어로가 되어야 한다. 마블이 토니를 통해 피터를 스파이더맨 슈트 밖으로 밀어낸 까닭인 동시에, 마블의 세계관이 지금까지 쌓아온 히어로에 대한 그들만의 뚜렷한 관점으로, 마블은 그들을 히어로로 양성하고 양육하기 위해 언제든 나락으로, 홀로 밀어 뜨릴 준비가 되어 있다. 위기상황 속에서도 스파이더맨이 홀로 맞닥뜨리도록 끝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아이언맨처럼. 실제로 그들의 히어로들은 내외적 갈등을 치열하게 겪으며 성장해왔고 성장해가는 중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 제공=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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