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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공감] 꿈과 사랑의 역학관계에 관하여, ‘쌈, 마이웨이’
2017. 07.13(목) 21:06
쌈, 마이웨이
쌈, 마이웨이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KBS2 드라마 ‘쌈, 마이웨이’(극본 임상춘 연출 이나정)는 두 가지 부류의 사람들로 가득하다. 우선, 꿈꾸는 사람들, 여기서 말하는 꿈이란 하고 싶은 일일수도 있고 그것이 폼 안 나고 멋이 없을지라도 삶 전체를 두고 바라고 이루고픈 모습일 수도 있다. 동만(박서준)은 파이터, 애라(김지원)는 아나운서, 주만(안재홍)과 설희(송하윤)는 사랑하는 사람과 꾸리는 가족, 복희(진희경)는 뒤늦게라도 딸을 보살피는 것 등, 각자 다른 형태로 드러나고 다른 과정을 맞이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랑은 연인 혹은 가족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전자는 동만과 애라, 주만과 설희, 후자는 구박하고 못마땅해 하는 듯 굴어도 자식이 잘 살길 바라고 좋은 일을 전해올 때면 누구보다 기뻐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즉 그들의 삶을 항상 응원하고 지지하는 그들의 가족이라 할 수 있다.

사랑을 동일한 시작점으로 삼지만 모든 연인이 낭만적이라면 가족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연인을 넘어 가족의 단계에 이른다는 건 더 이상 설레고 들뜬 감정만으로 지낼 수 없단 의미로, 의식주로 대표되는 실제적 삶에 대한 걱정과 염려 또한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주어진 현실을 벗어난 곳에 놓이기 마련인 꿈과는 상충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꿈을 꾸는 사람들과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들, 흥미롭게도 ‘쌈, 마이웨이’의 주된 갈등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꿈과 사랑의 역학관계, 꿈을 향한 마이웨이를 부추기는 동시에 가로막기도 하는 것, 어떤 적대자가 아니다. 바로 현실로 내려앉은 연인의 걱정과 두려움이 서린 사랑의 눈빛, 꿈과 상관없이 잘 먹고 잘 자고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겠다는 사랑이 담긴 가족의 눈빛이다. 사람은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야 한다는 애라의 말에 시작할 수 있었던 건데, 동만은 동일한 애라의 입에서 격투기와 자신 중 하나를 택하란 말을 듣게 된다. 동만이 다시 꿈을 꾸게 한 애라가 아이러니하게도 꿈을 막는 존재로 돌변한 것이다.

행복한 가정을 꾸린 엄마가 되겠단 설희의 꿈은 주만으로 인해 더욱 선명하고 명확해졌지만, 동시에 둘이 맞닥뜨려야 할 소소한 현실을 소홀이 여긴 주만으로 인해 종료될 뻔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꿈이자 사랑인 이들이 잠시나마 끊어질 위기에 처해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복희 이야기다. 늦게라도 꿈을 이루고자 배우가 된 그녀는, 그 대가로 사랑하는 딸 애라의 옆을 떠나 있어야 했다. 대부분의 경우 현실에 안착한 사랑은 꿈과 힘겨루기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여동생의 다리를 고치는 비용 때문에 꿈을 접었던 동만의 아픔을 너무도 잘 아는 그의 아버지는 새로 시작된 동만의 꿈을 오히려 반가워하며 응원하고 지지한다. 그 꿈이 위험하고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 잘 알지만 꿈을 잃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동만의 모습을 보는 일이 한층 더 아프고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다시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하는 것이다.

사실 꿈을 좇는 사람인 애라가 그걸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만의 꿈을 막아선 그녀의 두려움은, 복희가 사라졌던 기억에서 비롯된, 다신 사랑하는 사람을 꿈 때문에 잃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일 테다. 돌아온 어머니 복희에게서 뒤늦게나마 체납된 사랑을 받아 누리고서야 비로소 애라는 동만의 꿈까지 동만을 향한 자신의 사랑 안으로 끌어들일 용기를 얻는다.

드라마에서뿐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도, 이상을 지향하는 꿈과 현실을 지향하는 사랑은 끊임없이 힘겨루기를 한다. 하지만 이 둘이 공존할 때 우리의 삶은 생각 이상으로 윤택해질 수 있다. 사랑의 지지와 응원을 받는 마이웨이는 삶의 부피를 늘려주어 때때로 불가능한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며 소소한 현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도 하니까. 예쁘게 부풀려진 느낌이 없지 않지만 ‘쌈, 마이웨이’의 동만과 애라를 비롯한 인물들과 그들의 세계를 쉽사리 잊을 수 없는 이유이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 출처=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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