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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 '군함도' 100만과 '옥자' 30만, 그 싸늘한 온도차
2017. 07.27(목) 18:47
군함도 옥자 관객수
군함도 옥자 관객수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영화 '군함도'와 '옥자', 두 영화의 판이하게 다른 온도차가 눈길을 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가 누적관객수 117만 명을 기록하며 이틀만에 백만 돌파 기록을 세웠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 또한 같은 시각 30만953명을 기록했다. 개봉 28일만에 이룬 성과다.

여기에 따른 대중의 온도차가 판이하게 다르다. '군함도'는 누리꾼들의 평점 테러와 혹평이 쏟아지고 있는 반면, '옥자'가 이룬 쾌거엔 응원을 보내는 모양새다.



두 영화는 스타 감독의 복귀작이란 점에서 여러모로 제작단계부터 화제가 된 바 있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단 한 번도 영화화 된 적 없는 군함도를 소재로 했고,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송중기 등 화려한 캐스트의 열연도 기대를 모았다. 영화는 '일본은 악, 조선은 선'이란 양분론적 잣대를 두지 않고 인간의 생존권을 저해하는 모든 악인들의 모습을 부각했고, 그 안에서 생존 의지를 불태우는 조선인들의 연대와 탈출로 방점을 찍었다. 그렇지만 '군함도'의 초대형 세트를 직접 제작해 끔찍한 지옥섬을 완벽하게 재현해냈고, 그곳에서 인권을 유린 당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일제 식민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아픔을 표현해냈다.

무엇보다 강제징용 과거를 지운 채 하시마섬을 일본 근대화 유적의 상징인 유적지로 미화하고 있는 현재 일본의 행태를 영화란 매개체를 통해 대중들에 더욱 묵직한 역사적 무게감으로 다가가는 등 시사하는 바가 큰 의미깊은 작품이다. 게다가 개봉 첫 날 무려 97만 명을 동원하며 역대 최고 오프닝 신기록을 세웠고 이는 분명 괄목할만한 성과지만, 누리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건 유례없는 스크린 점령 탓이다.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은 '군함도'는 CGV 847개, 롯데시네마 631개, 메가박스 438개, 기타 극장 111개 총 스크린 수 2027개를 독점했다. 10개 중 7개 스크린에서 무려 10174회가 상영된 셈이다.

이전에도 대기업 자본으로 운영되는 제작 배급사들이 영화 시장에 큰 영향력을 끼치기 시작하며 대작 상영 영화들의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피해갈 수 없는 논란을 양상하곤 했다. 하지만 2000개의 스크린을 넘은 경우는 전례가 없었다. 이는 관객들에 대기업의 독식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밖에 없었다. 현재 누리꾼들의 평점 테러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비판적 반감은 오히려 양분론에 대한 갈등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미 '군함도'란 영화가 담고 있는 근본적 메시지는 오간데 없이 온갖 비판들이 난무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넷플릭스 영화 '옥자'의 30만 돌파는 의미깊은 성과라는 상반된 반응이 쏟아진다. '옥자'는 산골 소녀 미자가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 옥자를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봉준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과 독창적 스토리텔링, 여기에 할리우드 배우 캐스트, 칸 초청작으로서의 의미도 물론 중요하지만, 관객들이 유독 '옥자'를 응원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옥자'는 멀티플렉스에서 상영을 거부 당해 개인 극장에서만 상영됐다. 당시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옥자' 상영을 거부하며 그 이유로 '영화 생태계 파괴'를 들었다. 실제 전통적인 영화 상영 방식과 새로운 방식의 미디어 플랫폼을 둘러싼 논쟁은 이미 전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 넷플릭스 영화 '옥자' 역시 칸 영화제에서 이를 두고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는 분명 달라진 콘텐츠 제공 방식에 따라 불가피한 논란이다. 하지만 '옥자'의 국내 상영을 두고 벌어진 갈등은 관객들에겐 제왕적 권위를 휘두르는 국내 멀티플렉스 극장의 힘겨루기로 비춰졌다.

당시 영화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옥자'를 거부한다던 허울 좋은 명분을 내세웠던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현재 행하고 있는 스크린 점령 사태는 관객들에 곱게 비춰질리 없다. 동종 업계 감독마저 "이건 광기다"라고 비판을 가할만큼 거대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정작 영화 시장을 파괴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지, 관객들은 그 화살을 '군함도'로 향하고 있는 셈이다.

'군함도'는 이처럼 수익을 노린 한철 장삿속 영화로 폄훼될 영화가 아니다. 군함도란 비극을 그저 배경으로만 놨다는, '친일 찬양 영화'라는 황당무계한 억지도 가당찮다. '군함도'에 놓여진 국민의 생명과 사람의 존엄함을 탈주극이란 키워드로 풀어냈고, 역사적 무게에 상업적 코드를 가미해 일본이 명백히 왜곡하고 있는 '군함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진심이 담긴 영화다. 그 의도만으로도 충분한 존재 가치를 지닌 용감한 영화지만, 이런 달갑지 않은 논란에 휘말려 그 진정성이 퇴색되는 것이 몹시 안타까울 따름이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군함도' '옥자'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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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연예계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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