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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그녀' 김윤혜, 깍쟁이 탈을 쓴 순둥이 [인터뷰]
2017. 08.03(목) 15:50
김윤혜
김윤혜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아무리 연기가 실제 자신의 모습은 비우고 캐릭터의 설정을 창조하는 작업이라고는 하지만, 배우 김윤혜는 그가 연기한 캐릭터들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연기만 보면 도도한 성격에 앙칼진 외모를 가진 깍쟁이인데 웬걸, 연기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할 정도로 실제 김윤혜는 순둥이 그 자체였다.

김윤혜는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극본 윤효제·연출 오진석)에서 정다연 역으로 출연했다. '엽기적인 그녀'는 2001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삼아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100% 사전제작 드라마로 각색된 작품이다. 이에 김윤혜는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정다연을 자신만의 연기로 만들어나갔다.

김윤혜에게 '엽기적인 그녀'는 여러모로 '처음'이었다. 첫 사극인 데다가 첫 사전제작 드라마였던 것. 김윤혜는 '엽기적인 그녀'에 대해 "처음인 것들 투성이라 너무 긴장했는데 잘 한 것 같다. 연기를 잘 했다기보다는 잘 마칠 수 있어서 만족했다"며 "많이 배운 작품"이라고 회상했다.



그중에서도 김윤혜는 첫 사전제작 환경에 크게 만족했다. 약 7개월여의 촬영 기간 동안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연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윤혜는 "날씨 때문에 촬영이 밀려도 급하지 않았다. 지방 촬영도 많았는데 여유로웠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심지어 쉬는 날도 많았다. 촬영 기간 중에 추석, 크리스마스, 설날이 차례대로 있었는데 다 쉴 수 있었다"며 "연기하면서 연휴 기간에 제대로 쉰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첫 사극은 김윤혜를 잔뜩 긴장하게 만든 부분이었다. 이번 드라마가 현대극이자 로맨틱 코미디인 원작 영화와 달리 조선 시대로 추정되는 가상의 시대를 배경으로 삼았고, 그러면서도 원작의 발랄한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했던 터. 김윤혜는 정통 사극다운 연기와 현대극의 경쾌함 사이에서 무게 중심을 잡는 데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사극과 현대극의 중간 격인 말투, 양갓집 규수인 정다연에 어울리는 걸음걸이 등을 연구했다고.

특히 김윤혜는 "정다연이 무작정 소리를 지르거나 격한 감정을 표출하는 캐릭터가 아니었다"며 "차근차근 상대방을 짓누르는 장면들에서 악녀로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정다연이 주인공 견우(주원)와 혜명공주(오연서)의 사랑을 방해한다는 면에서 악녀이긴 했으나, 극 중 악행을 저지르지 않았던 점에 깊이 고민했다. 이에 "자칫 잘못하다간 악녀이면서도 이도 저도 아닌 캐릭터가 될 것 같았다"며 "악녀인데 약해 보이지 않기 위해 카리스마를 발휘해야 하는 장면들에서 특히 힘줘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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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김윤혜가 가장 어렵게 느낀 부분은 정제된 표현으로 욕망을 표출하는 정다연의 기본 성격이었다. 김윤혜는 정다연과 실제 자신의 싱크로율에 대해 "빵(0)"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스스로를 "소심한 성격"이라 칭한 그는 "사실 저는 진취적이지도 않고 정말 좋아하면 제대로 말도 못 건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 같은 소심함은 김윤혜의 성격인 동시에 아역 배우로 연기를 시작하며 얻은 습관이었다. 12살 어린 나이에 연예계 활동을 시작하며 항상 나이 많고 연륜 있는 선배 연기자, 제작진을 만나다 보니 자연스레 스스로를 낮추는 언행이 몸에 밴 것이었다.

개인의 성격적인 면에서는 소심함을 자처하는 대신 김윤혜는 연기자로서 대범해졌다. 그는 고등학교를 끝으로 학업을 마치면서 연기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서도 "사실 계속 힘들다. 연기를 해도 해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한계에 부딪힐 때 자신감 있게 넘어가지 못하고 뒤늦게 생각나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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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김윤혜는 "스트레스를 딱히 풀거나 이겨내는 방법은 없는데 '정신 차려야지'라고 다시 각오한다"고 말했다. 그는 "뒤늦게 후회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솔직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지나간다. 되돌릴 수 없는 게 있다면 그만큼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기에 있어서는 장르나 채널도 전혀 가리지 않았다. 한 명쯤은 꼽을 수 있는 롤모델에 대해서도 "어느 한 분을 롤모델로 꼽을 수 없다. 어떤 작품, 어떤 장면, 어떤 연기에 따라 다 좋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윤혜는 "연극 '에쿠우스'를 봤는데 너무 강렬했다"며 "2층 자리였는데도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한 연기를 봤다. 너무 멋졌다"며 "언젠가 연극 무대에는 꼭 서고 싶다. 40, 50이 돼서도 상관없고 오디션도 좋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엇보다 김윤혜는 연기자로서 큰 꿈을 꿨다. 매해 한 작품씩 꾸준히 오랜 시간 연기하는 것. 그는 자신의 꿈에 대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사실 정말 크고 어려운 일"이라며 웃었다.

다행히 필모그래피를 보면 김윤혜는 자신의 꿈을 이미 실천하고 있다. 성년이 된 2011년부터 드라마 '강력반', '넌 내게 반했어'를 시작으로 올해 '엽기적인 그녀'까지 매해 작품 수를 늘려가는 모양새다. 그의 끈기가 계속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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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목표는 정말 별거 없는데 1년에 작품 1개 할 수 있는 것도 크고 고마운 거라 생각해요. 정말 쉽지 않잖아요. 한 작품을 맡기까지 쉬운 과정도 아니고 기회가 금방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요. 이대로 1년에 한 작품, 두 작품 아니면 촬영이라도 하면서 70살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웃음). 그렇게 차근차근하다가 지금 이순재, 나문희 선생님 같은 나이가 됐을 때 제가 궁금해요. 기왕이면 좋은 엄마, 좋은 사람으로도 기억되면 좋겠어요."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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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김윤혜 | 엽기적인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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