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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범' 허정 감독, 더는 무서울 게 없다 [인터뷰]
2017. 08.11(금) 11:39
허정 감독
허정 감독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도심 속 현실적인 공포를 그린 스릴러 '숨바꼭질'로 흥행한 허정 감독이 소리 괴담을 다룬 '장산범'을 들고 돌아왔다. "이제는 무서울 게 없다"며 영화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한 그의 대범함을 엿봤다.

이달 17일 개봉하는 영화 '장산범'(감독 허정·제작 스튜디오 드림캡처)은 '숨바꼭질'을 만든 허정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귀신 장산범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다룬 공포 영화로, 청각적 효과를 극대화한 '소리 스릴러'를 표방한다.

'숨바꼭질'은 '초인종 괴담'을 소재로 삼아 누구에게나 친숙한 집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다루며 '괴담 보다 무서운 현실'이라는 점으로 주목받았다. 이에 힘입어 560만 관객을 돌파,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 세운 국내 스릴러 영화 흥행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 정도면 전작의 흥행이 부담이 됐을 법도 하건만, 정작 허정 감독은 "특별한 부담은 없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대신 그는 "'숨바꼭질'과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긴 했다"고 말했다.



그런 허정 감독에게 '장산범'은 여러모로 전작과 다른 영화다. '숨바꼭질'이 초인종이라는 현실적 소재에 집이라는 공간의 시각적 효과에 주목했다면, '장산범'은 귀신 장산범이라는 초현실적 소재에 목소리라는 청각적 효과에 집중했기 때문. 또 이번 영화로 공포 영화의 원형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도 있었다고.

다만 익숙함 속에 낯선 풍경으로 긴장감을 주는 방식은 유사하다. 내 집에서 느끼는 낯선 사람의 존재감을 강조한 '숨바꼭질'이나, 처음 본 사람에게서 듣는 내 가족의 목소리를 부각시킨 '장산범' 모두 비슷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실제로 그런 상황이 제일 무서운 것 같다"는 허정 감독은 "영화 속 어떤 상황이 관객에게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고 판단했단다. 그는 "현실적인 공포란 일상에서 체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체험할 수 있는 공포에 대한 집념은 허정 감독으로 하여금 이번 영화에서 생생한 소리를 구현하도록 만들었다. '장산범'에서 '소리가' 워낙 중요하다 보니 가이드 녹음도 수차례 거듭했고, 후시 녹음도 일반 영화에 비해 5배나 투자했다. 그중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은 역시 인물과 목소리가 동일하지 않은 장면들에서 싱크로율을 높이는 것이었다. 허정 감독은 "아이와 어른의 구강 구조와 소리의 느낌이 전혀 다르더라. 한 어른이 다른 어른의 목소리를 입 모양으로 흉내 내는 것은 괜찮은데, 한 아이가 다른 어른의 입 모양을 따라 하는 게 너무 달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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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영화는 단순한 공포를 벗어나 각 인물들의 감정과 서사도 강조한다. 죽은 아이를 그리워하는 모성애 강한 희연(염정아)이기에 처음 보는 어린애(신린아)에게 이끌리고, 그런 희연과 반대되는 이성적인 성격의 민호(박혁권)이기에 어린애와 희연을 떨어트리려 한다. 때문에 허정 감독은 연기를 영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했고,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염정아, 박혁권을 비롯해 오디션에서 군계일학으로 돋보였던 신린아까지 깊은 감정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들을 섭외했다. 그중에서도 염정아는 허정 감독이 처음부터 희연으로 생각한 배우였다.

이처럼 소재, 효과, 서사, 캐스팅까지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인 그는 "어느 한 부분만 유독 힘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언제나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그의 목표도 이와 맞닿아 있었다. "진짜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 만든 영화가 좋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저도, 보는 사람도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것.

막상 허정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쉽사리 점수를 매기진 못했지만, 완성도만큼은 자신감이 넘쳤다. 이에 힘입어 창작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대범했다. 그는 언론시사회 당시 특정 장면으로 인해 과거 영화 '곡성'과 비교당한 일도 "물론 비교가 안 됐으면 좋겠단 생각은 들지만 '곡성'이 너무 잘 만든 영화라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며 웃어넘겼다.

무엇보다 허정 감독은 패기가 넘쳤다. 그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식의 창작을 향한 비관적 정서에도 "어떤 고전, 클리셰가 나와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한 고민이 먼저여야 독창성을 보여줄 수 있다"며 "저 역시 일단은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먼저 고민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벌써 이번 영화의 상영이 끝난 뒤 여행지에서 새 작품 구상 계획까지 갖고 있을 정도다.

이 자신만만한 감독에게 무서운 게 있긴 할까. "원래 겁이 많이 없긴 했지만 무서움에 대한 감각은 늘 있었다"는 허정 감독은 "이번 영화를 하면서 어떤 게 공포를 주고 무서움을 줄까 객관적으로 분석하다 보니 많이 무뎌졌다"고 말했다. 이제는 "영화가 무섭지 않다"는 말이 제일 두려울 지경이란다. 더는 겁나는 게 없기에 관객들을 떨게 만들 수 있다는 공포 영화 '장산범'의 감독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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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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