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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범' 염정아 "1년에 1편이라도 해서 다행이죠" [인터뷰]
2017. 08.12(토) 09:00
염정아
염정아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배우 염정아는 비교적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축적하고 있다. 왕성했던 과거까지 합하면 데뷔 26년 차에 크고 작은 출연 작품만 52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1년에 1편이라도 출연하는 게 다행이라며 여전히 연기에 목말랐다.

염정아는 17일 개봉하는 영화 '장산범'(감독 허정·제작 스튜디오 드림캡처)에서 생애 두 번째 공포 영화로 관객들을 만난다. 그가 맡은 주인공 희연은 과거 아들을 잃어버린 뒤 생사조차 알 수 없어 그리움에 사무치는 인물이다. 이에 염정아는 "누군가를 놀라게만 하는 공포가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인물이 좋았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사실 염정아는 '장산범' 전에도 다양한 공포 영화 제작진으로부터 시나리오를 받아봤다. 이미 2003년에 김지운 감독의 공포 영화 '장화, 홍련'에서 계모 은주 역으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주며 '호러 퀸', '스릴러 퀸'이라는 극찬을 받았기 때문. 그러나 염정아는 "끌리는 작품이 없었다"고 그동안의 고사 이유를 쿨하게 밝혔다.



그랬던 그가 '장화, 홍련' 이후 14년 만에 고른 공포 영화가 '장산범'이다. 염정아는 두 작품이 동일한 장르이면서도 자신이 맡은 캐릭터가 전혀 다르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꼈다. 나아가 이를 통해 연기적으로 차이를 보여주고자 했다.

먼저 은주와 희연의 표면적인 캐릭터 설정부터 다르다. 은주가 '장화, 홍련'에서 주로 공포감을 자아내는 인물이었다면, 희연은 이번 '장산범'에서는 공포를 겪는 캐릭터다. 이와 관련해 염정아는 "공포의 리액션을 보여주는 게 훨씬 더 어려운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공포감을 줄 때는 눈에 조금만 힘을 줘도 연출적으로 사납게 보일 수 있었다. 그런데 정작 내가 무서워하는 리액션을 보여주려니 감정을 훨씬 더 많이 표현해야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염정아는 은주와 희연의 내면적인 차이에도 주목했다. '장화, 홍련'의 은주가 화려한 미모를 가졌지만 감정이 결여된 냉혈한 같은 존재였다면, '장산범'의 희연은 순하고 수수해 보이지만 속에는 절절 끓는 모성애를 간직한 인물이다. 염정아는 "시나리오를 읽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울었다"며 "대본을 여러 번 읽으면서 해석도 다채롭게 바뀌었고, 공포를 넘어 사람의 마음이 들어있는 걸 느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제가 눈물을 터뜨린 처음부터 감정을 쌓고 쌓아서 결말에는 관객들이 희열을 느낄 수 있도록 분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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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짙은 감정을 가진 인물을 연기했다면 작품이 끝난 뒤 허무했을 법도 하건만, 정작 염정아는 "제 생활이 바빠서 그럴 수 없었다"며 웃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챙겨줄 것도 많고, 마트 가서 장도 봐야 하고, 집에서 할 일이 너무 많다"며 혀를 내둘렀다.

아이와 살림 이야기를 할 때 염정아는 한 명의 배우 이전에 엄마였다. 실제로 그는 거주지를 따라 '동탄맘'을 자처하며 소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아직 애들이 어리니까 일과 가정을 다 살펴야 한다"며 "시간과 에너지 분배를 잘 해야 한다. 저 같은 경우는 일단 그때그때 그 현장에서 최선을 다 한다. 아이와 있을 때는 잘 놀아주고, 밖에서는 연기에 최선을 다한다"며 웃었다.

일과 살림을 도맡으면서도 염정아는 "딱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편도 가정적인 데다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때 행복한 덕분이라고. '장산범' 활동이 끝난 뒤엔 여름휴가 계획도 세울 계획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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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결혼 후 예전만큼 왕성하게 활동하지 못하는 점은 그에게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염정아는 "특별히 사명감은 없다"고 하면서도 "많은 여배우들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성 배우가 할 수 있는 편 수도 적고 캐릭터도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 그는 "연기를 쉬지 않고 한다고 하는데도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에 비해선 못하고 있다. 1년에 1편 간신히 하는 것 같다"며 "저는 여전히 연기에 목마르다"고 밝혔다.

염정아가 최근 '카트' 같은 사회적 메시지를 가진 저예산 영화에 출연한 이유도 그 연장선에 있다. "어떤 작품이랄 것도 없이 다양한 작품을 만났으면 한다"는 것. 이후에도 그는 저예산 영화나 다양성 영화 출연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 했다.

한때 충무로 대표 팜므파탈로 활약했다가 이제는 '카트'에서 생활고에 찌든 비정규직 마트 직원을 맡거나 ‘장산범’의 엄마 역할을 맡는 것이 아쉬울 법한데도 전혀 서운하지 않다는 그다. 오히려 염정아는 "자연스러운 일 아니냐"며 "'범죄와의 전쟁' 서인경 같은 캐릭터가 지금 제게 들어오겠나"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세월에 순응한 염정아는 대신 연기를 향한 거듭된 갈망을 느꼈다. 변함없는 연기 욕심이 배우 염정아를 지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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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생활을 돌이켜보면 한창 활동했을 때가 생각나요. '참 재미있었는데'라는 생각들이요. 20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데, 제가 배우로서 행복할 때는 여전히 연기로 칭찬받을 때에요. 영화 촬영할 때는 정말 힘든데 그래도 여전히 영화 자체가 너무 행복하고요. 사실 1년에 1편이라도 하는 게 다행이죠. 다들 지금도 좋은 때라고 하더라고요. 곧, 더 좋아지겠죠. (웃음)."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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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염정아 | 영화 | 장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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