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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범' 박혁권, 이런 똑 부러지는 배우를 봤나 [인터뷰]
2017. 08.12(토) 09:09
박혁권
박혁권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영화 '장산범'으로 돌아온 배우 박혁권은 매사 '정확함'을 추구했다. 때로는 연기를 위해, 때로는 인간관계를 위해. 심지어 지나친 정확함으로 상처받기도 하지만 여전히 "저는 무조건 정확한 게 좋다"는 그였다.

박혁권은 17일 개봉하는 영화 '장산범'(감독 허정·제작 스튜디오 드림캡처)에서 처음으로 공포 영화 주연에 도전했다.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귀신 장산범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다룬 공포 영화다. 낯선 사람에게서 내 가족의 목소리가 들리는 상황의 이질감과 청각적 효과를 극대화하며 '소리 스릴러'를 표방한다.

박혁권은 극 중 희연(염정아)의 매사 이성적인 성격의 남편 민호 역을 맡았다. 민호는 실종된 아들의 생사조차 몰라 괴로워하는 희연을 사랑으로 감싼다. 이에 박혁권은 대본을 처음 보자마자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느꼈단다. 민호가 직접적으로 갈등을 빚지는 않지만 모성애에 치우친 희연에게서 중심을 잡고 정체불명의 어린애(신린아)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자처하기 때문이었다.



영화의 팀워크를 중시했다고 해서 박혁권이 출연진과 막역한 사이가 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염정아와 촬영할 때는 친하지 않았다"며 "따지고 보면 지금도 친하진 않다"고 말했다. 영화 촬영 후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남기기 위해 억지로라도 친하다고 강조하는 사람들이 많은 판국에 다소 의아한 말이건만, 정작 박혁권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게 아니다. 다만 사적으로 연락하고 아무 때나 '밥 먹었냐'고 안부 물을 수 있는 사이가 아니라서 그렇다. 그게 진짜 친한 것 아니겠나"며 아무렇지 않은 듯 웃었다.

다소 '정이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농담이었지만, 매사 정확해야 하는 박혁권의 성격에 기인한 표현이었다. 박혁권은 스스로를 "정확한 사람, 그러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가령 약속도 정하면 반드시 지켜야 하고, 뭐든지 나눠야 할 게 있으면 칼같이 나눠야 하고, 본인이 한다고 한 일은 반드시 해야 하는 성격이라고. 촬영장에서나 일상에서나 가장 많이 하는 말도 "정확히 하자"란다.

박혁권은 "연기하면서 더 이런 성격이 된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맡은 캐릭터의 감정, 행동에 정확한 이유를 따지고 분석한 뒤 연기하는 배우였다. 심지어 "제 캐릭터가 걷다 말고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바라보는 신이 있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자연스러운 인간이라면 그럴 수 없는 거였다. 결국 감독의 주문에 '왜?'라고 질문했고, 다른 구도의 장면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듣고 나서 연기한 적도 있다"고. 연기를 위해 모든 신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다 보니 매사 이유가 분명한 정확함을 추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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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확함을 논하는 박혁권이기에 체계 없이 진행되거나 불명확한 일 처리가 많은 이 업계에서 상처도 많이 받았단다. 구체적인 말은 아끼지만 최근에도 '또 이런 일이 있을까. 그땐 참을 수 있을까. 그땐 은퇴해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고민했던 경우가 있었다고. 박혁권은 "작품에 관한 일인데 1인 시위라도 해서 공론화시켜야 하나 고민하다가 말았다. 알아서 사라져 주겠거니 싶다"며 구체적인 말은 아꼈다. 대신 "이게 다 정확해야 하는 성격 때문"이라며 씁쓸함을 표했다.

본인의 성격 때문에 상처받는 일이 있을지라도, 박혁권은 "저는 제가 안 달라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일상에서도 변하지 않고 싶단다.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길태미 역으로 주목받고, MBC 예능 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은 박혁권이지만 전보다 많은 사람이 알아본다고 해서 대중의 기호에 자신을 맞추려 하지 않았다.

박혁권은 "여전히 조금 알려지기 전과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쓸 수 있는 계절엔 마스크를 쓰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친구들과 만날 때도 선술집에서 편하게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들의 사인이나 사진 요청을 받기도 하지만, 보통 거절하고 구태여 응하지 않는다는 그다. 무엇보다 박혁권은 "인간으로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많이 누리고 싶다"며 사적인 자리에서는 공인인 배우이기보다 자연인 박혁권으로 존중받고 싶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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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박혁권의 최근 가장 큰 고민은 휴식과 공백기였다. 2014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밀회'부터 개봉을 앞둔 '장산범'까지 그는 8편의 드라마와 13편의 영화에 크고 작은 역할로 출연했다. 이에 배우로서 소진된 부분에 허무함을 느꼈고, 적어도 2년 반 동안은 쉬지 않고 일했으니 그만큼은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쉬고자 했다.

물론 박혁권은 "잠시 쉬는 것만으로도 빨리 잊힐 수 있다", "예전에 비하면 훨씬 좋아졌는데 왜 그러냐"는 말을 듣고 있다며, 그 때문에 본인 성격대로 칼같이 정확하게 "이제 쉬어야지"라는 결단을 못 내리고 있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혁권은 "배우도 배우지만 인간 박혁권으로서 조금 더 내면을 채우고 싶다"며 고민했다. 그는 "제가 스스로 중심을 잘 잡고 있어야 연기를 할 때도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며 언제고 긴 시간 휴식기를 갖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나치게 꼿꼿한 모습이 부러질 것 같으면서도, 박혁권은 다시 중심을 잡고 탄성을 회복하려 했다. 대쪽 같은 정확함을 고집하면서도 박혁권이 여전히 배우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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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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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박혁권 | 영화 | 장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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