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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공감] ‘죽어야 사는 남자’, 이야기를 살게 하는 배우의 힘
2017. 08.18(금) 17:25
죽어야 사는 남자
죽어야 사는 남자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배역 그 자체가 된 배우의 힘은 강하다. 드라마란 결국 사람과 삶의 이야기이니까. 작품 속 인물들이 생생하게 살아만 있다면 내용이 어떠하든 결국 시청자들을 이해시킬 수 있단 의미다. 흔히 보고 접했던 설정으로 이루어진 MBC 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연출 고동선, 극본 김선희)가 현재 대중의 이목을 끄는 이유와 동일하다 하겠다.

최민수는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주인공, 보두안티안 공화국의 ‘사이드 파드알리 백작’이자 ‘장달구’란 본명을 지닌 인물을 맡았다. 억만장자 백작이라니, 이전에 없던 캐릭터이기도 하여 처음엔 그의 몰입이 좀 과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캐릭터에 대한 그의 이해도와 구현이 거의 완벽할 정도라, 모든 미심쩍고 의뭉스러운 부분은 자연스럽게 무마되었다. 이젠 전개 사이사이, 이야기의 흐름을 끊으면서 등장하는 백작의 독백마저 낯설지 않다.

만약 최민수만의 열연이라면 역부족이었으리라. 백작이 찾는 딸 이지영A(이하 ‘이지영’)가 되어 극 중 아버지 최민수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강예원이 없었다면, 백작 홀로 도드라져 드라마와 외따로 놀았을 확률이 높다. 그녀의 연기력이란 여러 작품에서 이미 검증된 바 있지만 일찍 부모를 잃고 보육원에서 자랐음에도 맑고 강하게 잘 성장한 이지영를 매회, 표정에서부터 말투, 몸짓까지 살아있는 하나의 인물로 만들어내고 있어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지난 20회 방영분에서 납치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가둔 이를 산전수전 다 겪은 아줌마의 힘으로 제압하고 남편 호림(신성록)이 나타나자 무서웠다며 본래의 아내다운 모습으로 돌아간 장면은 손에 꼽을 만하다. 그저 재미로 넘길 것 아니냐 할 수 있겠지만, 이지영이란 캐릭터가 가진 상반된 매력, 사랑스러운 강함이 어색함 없이 한 번에 제대로 묻어났고, 이는 강예원이 온전한 이지영이 되어 있기에 가능한 결과인 까닭이다.

최민수와 강예원이 붙으면 그 시너지가 대단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인위적이고 구태의연한 설정일지라도 설득력이 높다. 한 마디로 몰입도가 높다는 의미다. 시청자들에게 있어, 그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실재하는 사람들, 혹은 만들어진 존재일지라도 실제로 어딘가에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사람들로 느껴지니, 그들이 사는 세계 또한 살아있는 혹은 살아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세계다. 이쯤 되면 사실상 이미 게임은 끝난 것으로, 지금의 시청률이 유지되거나 올라갈 뿐,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야 시청률이 급격히 떨어진다거나 할 일은 좀처럼 없을 테다.

종종 배우의 압도적인 연기력이 역으로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경우가 있는데, ‘죽어야 사는 남자’가 정확히 그러하다. 게다가, 자세히 언급하진 못했지만 신성록과 또 다른 이지영을 연기하는 이소연, 압달라 무함마드 왈라왈라 역의 조태관 등 조연마저 탄탄하니, 이야기는 돛의 모양은 좀 엉성해도 모두의 노력으로 순풍을 스스로 불러들인 배와 같다. 그렇다고 무작정 안심할 때는 아니다. 앞서 말한 ‘웬만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무리 없는 이야기 전개를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거의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일이 생겨선 안 되니까.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 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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