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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공감] 작품이 대중의 온전한 평가를 받는 것의 중요성
2017. 08.29(화) 15:17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근래 ‘군함도’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은 영화나 영화를 만든 사람들, 배급사, 극장 등 모든 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작품의 잘 나고 못 난 점보다 ‘군함도’가 부여 받은 엄청난 상영관 수, 그에 따른 불쾌함이 두드러진 까닭이랄까. 그리고 이들의 배후에는 거대 기업이 뿌리내리고 확장시킨 비틀린 생존법이 자리 잡고 있다.

CJ E&M(이하 ‘CJ’)의 힘이 강력하다. ‘프로듀스 101 시즌2’가 탄생시킨 ‘워너원’의 성공적인 결과까지 거머쥔 CJ는 이제 못할 게 없다. 대중문화 전반에 그들의 이름이 섞이지 않은 곳이 없으니,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 어깨를 맞댈, 어쩌면 좀 더 으쓱거릴 수 있는 초거대 기업이다. 초대형 기업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들이 마음먹고 좋은 영향력을 끼친다면 사회 전체에 풍요로운 물결을 흘려보낼 테니까.

사실 ‘워너원’도 CJ를 기반으로 삼았기에 지금의 인기를 누린다 할 수 있으리라. 몇몇을 빼고 대부분 무명인 이들이 ‘Mnet’이란 넓고 잘 닦인 길을 타지 못했다면 어떻게 대중에게 얼굴을 내보이고 자신들의 매력을 알릴 수 있었을까. 게다가 보이그룹의 생태계는 걸그룹의 것보다 더 혹독하여 데뷔를 했다 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다.



‘워너원’은 아이돌지망생들에겐 비단길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물론 이들이 스타점에 오르는 데 있어서 팬들의 자발적인 덕질이 폭발적인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CJ, Mnet이 시작점을 찍어주지 않았다면, 확장된 통로 역할을 해주지 않았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상황이 가능했을까. 이는 분명 초대형 기업 가진 보기 좋은 영향력이다. 팬과 아이돌을 직접 연결시켜줌으로써 배후에 둔 기획사의 힘이 아닌, 스스로의 실력과 매력으로 승부를 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긋난 욕망에서 촉발되는 질 나쁜 경쟁 심리다. 기업을 욕망의 현신으로 키워 가며 가진 습성, 주위에 있는 모든 존재가 경쟁 상대이며, 무조건 경쟁 상대보다 한 숨 더 많이 쉬고, 한 발 더 빨리 뛰어야 한다는 비틀린 생존법칙이다. 여기에 좋은 상품 혹은 작품을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겠다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우선시되어야 하는 목적은, 저 뒤로 밀리고 밀려 사라지기 직전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을 따름이다.

‘군함도’를 두고 나온 불편함의 여러 말들은 여기에서 비롯한다. 상영관이 당장의 이익보다 본연의 목적과 원칙에 좀 더 충실했더라면 관객들이 영화를 보기도 전에 편견을 갖는 일은, 그리하여 상영관의 눈에 띠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수준의 수익에 미달하는 결과를 낳는 일은 없었을 테다. 더불어 정성스레 영화를 만든 이들의 허탈함까지 초래할 일도 없었을 테고.

과열된, 질 나쁜 경쟁 심리는 작품이 관객으로부터 혹은 대중으로부터 온전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멜론의 음원 차트 공정성에 관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어느 쪽이 진실이든 가수가 공 들여 만든 작품이 노출되는 과정 가운데 석연치 않은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음원사이트로서 불명예스럽게, 스스로 죄스럽게 여겨야 할 일이다. 좋은 노래들이 뭐 어떤 이익에 의해서든 실수로든, 빛을 보기도 전에 묻힌다면 만든 이들은 물론이고 대중에게 막대한 손해를 안기는 일이니까.

무조건 대기업의 존재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다. 그들의 비틀린 생존법과 독버섯처럼 퍼져나간 질 나쁜 경쟁심리, 그리고 가끔, 아니 종종 탄탄하고 널찍한 영향력을 기반으로 이빨을 드러내며 등장하는 독과점 횡포들. 이것이 얼마나 대중문화의 대지를 해쳐 왔고 해치는 지에 대해 일명 거대기업이라 불리는 이들은 심각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몸집이 큰 호랑이도 자연이 피폐해지면 같이 사라지기 마련인 것처럼 결국 자신들의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인 연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 제공=로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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