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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뷰] '로마의 휴일', '갑'들을 향한 유쾌한 반란
2017. 08.30(수) 22:31
영화 로마의 휴일 리뷰
영화 로마의 휴일 리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다소 촌스럽고 전형적일지라도 코미디의 미덕은 분명 갖췄다. '짠내 나고 코믹한 인질극'이란 슬로건답게 '웃픈'(웃기지만 슬픈을 뜻하는 신조어) 코미디 '로마의 휴일'이다.

8월 30일 개봉된 '로마의 휴일'(감독 이덕희·제작 전망좋은영화사)은 돈을 원 없이 써보겠단 일념으로 현금수송차량을 탈취한 삼총사가 경찰을 피해 나이트클럽 로마의 휴일에 숨게 되고, 그곳에서 인질 백 명과 벌이는 유쾌한 인질극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과묵한 리더 인한 역의 임창정, 맏형이지만 덜떨어진 사고뭉치 기주 역의 공형진, 까칠해도 순수한 막내 두만 역의 정상훈. 코미디 장르에 특화된 세 배우가 뭉쳤다. 인물의 전사가 뚜렷이 그려진 인한을 제외하면 기주&두만 콤비는 전형적이고 단선적 인물이란 점이 아쉽지만 배우들 고유의 코믹한 이미지와 각각의 호감도가 이를 상쇄한다.



영화는 이들이 손쉽게 현금수송차량을 털고, 허무하게 해외 도피에 실패해 경찰에 쫓기다 나이트클럽에 숨게 된단 다소 황당무계한 판타지적 전개로 시작된다. 하지만 나이트클럽 '로마의 휴일'에서 펼쳐지는 강도 삼총사와 인질들이란 상황적 연출이 펼쳐지며 극적 흥취를 살린다.

삼총사는 100명 중에 반장을 뽑아 각각의 인질들을 조직 구성원에 속하게 한다. 악덕 나이트클럽 사장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클럽 지배인이 반장이 돼 통쾌한 복수를 하거나 미성년자 손님을 받은 웨이터를 응징하는가 하면, '내가 꼭 나가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클럽 탈출 오디션을 벌이는 등 재기 발랄한 설정들은 쉼 없이 이어진다. 특히 인질들에 삼겹살과 소주를 돌리거나, 100인분의 요리를 직접 해 먹으며 나름의 '식구'가 된 이들 사이에서 쌓이는 유대감을 내세운 건 신선한 발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진정한 영화의 묘미는 이 폐쇄된 공간 안에서 형성된 다양한 조직 구성원들의 행위를 통해 이 시대 계급사회의 병폐를 유쾌한 해학으로 풀어내고 있는 점이다. 재벌 2세가 재력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할 때 "잘난 부모 만나 금수저로 사니까,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냐. 어디 한 번 돈으로 해결되나 보자"고 큰소리치는 신 등은 뒤바뀐 계급 상황에서 유발되는 자연스러운 웃음 설정 속 '갑'들을 향한 유쾌한 반란이다. 또 저 혼자 살겠다고 탈출한 인질이 이들을 조롱하자 오히려 경찰을 협박해 다시 불러들여선 인민재판을 벌이는 등의 행위들은 코믹함을 넘어 통쾌함을 선사한다.

나이트클럽 밖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특공대의 무력진압을 놓고 인질 보호를 위해 지양해야 한단 의견과 빨리 구조하란 의견이 상충하며 여론 눈치보기 급급한 무능한 공권력의 모습이나, 제 자식만 살아 나오면 된다고 뇌물을 바치는 재벌 세력 등등. 온갖 계급 사회에서 군림하는 자들이 자행하는 독단적 행위를 가벼운 기조로 풀어내면서도 은밀하게 비판한다. 인한의 과거를 그리면서 애수미를 살린 지점도 마찬가지다. 고아원 출신의 어린 소년에게 가해지는 수많은 편견과 혐오에 대한 시선들은 알싸한 여운을 남긴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앞서 이덕희 감독이 임창정과 함께 한 전작 '창수'는 징역살이 대행업자란 지질한 밑바닥 인생을 사는 남자의 순정을 누아르 감성으로 풀어낸 영화였다. '로마의 휴일'은 엄연한 코미디 인질극을 다룬 영화지만, 이덕희 감독이 창수와 인한이란 두 인물을 통해 그려낸 비극적 인생의 페이소스는 같은 결을 띄고 있다. 보잘것없는 사람들이 꿈꾸는 미약한 희망과 애수 따위의 감성을 각각의 장르색이 뚜렷한 누아르와 코미디에서 적절하게 풀어낸 지점이 영리하다.

'어리바리한 삼총사의 나이트클럽 대규모 인질극'이란 표면 아랜 이처럼 특정 사회의 모순과 이치에 맞지 않는 일에 대한 풍자와,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위로하는 연민과 애수가 있다. 물론 이를 표현하는 방식이 다소 올드하단 지적은 피할 수 없다. 한창 한국 코미디 영화 부흥기 시절에 자주 차용된 과장된 코믹 설정과 전형적인 감동 코드 탓이다. 하지만 잘빠진 기성품으로 범람하는 틀에 박힌 상업영화 틈바구니에서 유행 좇기에 급급해 본질을 잃기보다, 이처럼 조금 투박하고 올드할지라도 삶과 정서가 묻어난 비평적 해학 코드를 담아낸 '로마의 휴일'이 더 반가운 이유다.

100인의 인질들도 모두 제각각 위치에서 발란스를 유지했고, 장광은 내 자식만 귀한 재벌 회장의 유난스러운 '아들바보' 면모로 의외의 웃음을 준다. 정의롭고 인간미 넘치는 형사 역의 강신일은 극의 무게감을 지탱하면서도 임창정과는 코믹하고 애틋한 '케미'를 발휘한다. 무엇보다 인질 55번, 나이트 사장 방준호의 살벌한 연기력은 새로운 '신스틸러'의 탄생을 예고한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로마의 휴일'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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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연예계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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