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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뷰] '무현, 두 도시 이야기:파이널 컷' 또다시 무현을 만나다
2017. 08.30(수) 23:59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파이널컷 리뷰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파이널컷 리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무현, 두 도시 이야기' 속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순수한 두 무현은 비록 세상을 바꿀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실패는 좌절과 낙담을 말하지 않는다. 수많은 실패의 두려움을 극복하면 그 끝엔 분명 희망이 있다. 2017년 다시 개봉된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파이널 컷'이다.

8월 30일 개봉된 '무현, 두 도시 이야기:파이널 컷'(감독 전인환)은 지난해 '무현, 두 도시 이야기' 개봉 당시 시기적인 상황으로 넣지 못했던 영상과, 지난겨울 어둠을 밝혔던 촛불의 이야기를 추가한 최종판이다. 故노무현과 故백무현 후보, 그리고 수많은 '노무현'이 꿈꾸는 세상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극적 화자는 김원명 작가로,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동지였던 노무현과의 만남을 떠올린다. 그리고 노무현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이어 영화는 2000년 부산 노무현 후보와 2016년 여수 백무현 후보의 선거 과정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향한 그들의 도전을 교차 편집해 담아낸다. 또한 김원명 작가가 만난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평범한 시민들이 모여 나눈 자연스러운 대화를 그린다.



얼핏 서사의 갈래가 복잡하고 산만한 플롯이지만, 노무현이란 콘텐츠가 기본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근본적 메시지는 단순 명료하다. 영화는 노무현이 꿈꿨던 세상의 가치를 담아내는데 오롯이 집중하고 있다. "내가 가는 길에서 옳다 그르다 말할 순 있지만, 제가 가는 길이 양지쪽으로 가지 않았다는 건 알아달라"는 노무현의 말이 대변하듯,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으로서 그의 정치적 업적엔 많은 이견이 있겠으나 인간 노무현으로서의 그의 신념과 가치는 분명 흠집낼 수 없는 고결하고 아름다운 것이었다.

극엔 수많은 낙선에도 좌절하지 않고 부산 총선에 출마한 노무현의 다양한 모습들이 담긴다. 선거 유세를 하느라 시간이 촉박해 슈퍼에서 사온 빵과 우유로 끼니를 때우거나, 비가 쏟아져 연설을 취소했음에도 자신을 기다리는 유권자들을 향해 고마움과 미안함에 '부산 갈매기'를 부르고, 동네 꼬마들의 사인 요청에 흐뭇해하는 평범한 인간 노무현이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소신과 원칙은 무서울 정도로 확고했다. 권력에 빌붙고 아부했던 이들이 출세와 영달을 누리고, 권력에 맞선 사람은 자기는 물론이고 후손까지 몰락당하는 비극적 역사. 권력에 줄 서 힘센 자의 눈치를 살피며 살아야만 했던 비겁한 시대에서 결코 기회주의적, 편의주의적 세력에 편승하지 않겠단 그의 자존심과 긍지. 지역 분열을 조장하고 권모술수로 성공하는 비굴한 정치인이 되지 않겠노라, 끊임없이 계란으로 바위 치기를 했던 미련하고 우직한 '바보' 노무현이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땀 흘려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역사, 그곳에서 정치인이 해야 할 가장 큰 일은 많은 사람들에 꿈과 희망을 주는 일이라 말하는 순수한 이상을 꿈꾸던 노무현의 모습이 가득하다.

그리고 실패한 노무현의 모습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역사를 바꾸자고 하는 일이 매번 다 성공하는 건 아니고 오히려 실패한 적이 많았다며, 선거 참패 직후 참모진들을 위로하던 그가 다시금 '부산 갈매기'를 부르며 눈물을 훔치는 그 얼굴엔 착잡함과 씁쓸함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노무현은 "세상엔 의미 있는 도전도 있고 의미 없는 도전도 있지만, 우리 세상은 전체적으로 도전에 의해 변화한다며 수많은 도전이 축적돼 우리 사회가 변화하는 것"이라 말하며 다시금 꿈을 꾼다.

이런 노무현의 포기하지 않는 순수한 가치와 신념은 결국 수많은 '노무현'을 만들어냈다. 이는 16년이 지난 후, 여수에서 오래도록 뿌리 박힌 지역감정을 타파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도전하는 백무현 후보의 모습으로 풀이된다.

세월호의 비극적 참사에 비통해하고, 박근혜 정권의 폭압을 거부했던 그는 국민이 아파하면 같이 아파하고, 국민이 울면 같이 우는 그런 정치인이 되고자 했다. 부당한 권력과 정치인들의 행태에 개탄하며, 만평으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없었기에 관전평은 관두고 직접 뛰어들 수밖에 없었단 사람이다. 그리고 그 역시도 선거 결과에 좌절했고, 위암 투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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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 장면을 통해 극은 자칫 염세주의적 비극의 잔상을 남기지만, 영화는 노무현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평범한 시민들의 모습을 통해 그 안에 내재된 희망을 말하고자 한다. "근사하게 얘기하지 말자. 괴물 안 되게 사는 게 노무현 정신이다"란 한 시민의 말과, 지난겨울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행렬. 그리고 노무현과 87 항쟁에서 함께 투쟁했으며, 김원명 작가의 아버지이기도 한 김희로 시인이 남긴 말이 인상 깊다.

"나는 그 양반이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활했다고 본다. 민중의 각자 가슴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본다. 그 사람들이 지금 역사를 진보시키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살아난 사람을 굳이 무덤 속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 비극적인 사건 그 자체도 하나의 역사를 진보시키는 에너지라고 본다. 민주주의 꽃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역사의 진보는 항상 그렇다. 그분은 성공한 사람이지, 실패한 사람이 아니라고 본다."

그런 아버지에 이런 대통령이 또 나오겠느냐 묻는 김원명 작가와 "나와야지"라 답하는 김희로 시인의 대화가 전하는 여운도 원작 개봉 당시와는 꽤 다른 감상을 전한다. 자신의 도전이 조그만 변화의 싹을 틔운 게 아니겠느냐 웃으며 말하던 2000년의 노무현과, 그 어렵게 틔운 싹을 무럭무럭 자라게 한 2016년의 백무현을 비롯한 무수히 많은 '무현'의 가치를 기억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2017년 새로운 봄, 꽃을 피운 사람들에게 애잔한 그리움과 희망의 여운을 안길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파이널 컷'이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파이널 컷'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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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연예계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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