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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이상해' 지금 이준에게 필요한 말, 카르페 디엠 [인터뷰]
2017. 09.02(토) 04:19
아버지가 이상해 이준
아버지가 이상해 이준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의 라틴어 시의 한 구절이자 흔히 '오늘을 즐겨라'는 의미로 인용되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 아이돌부터 배우까지, 어느 포지션에 놓여 있든 간에 매사 최선을 다하며 자신의 역량을 입증해온 이준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말은 카르페 디엠이었다.

최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극본 이정선·연출 이재상)는 평생을 가족밖에 모르고 살아온 성실한 아버지 한수와 든든한 아내 영실, 개성만점 4남매 집안에 어느날 안하무인 아이돌 출신 배우가 얹혀 살며 벌어지는 코믹하고 따뜻한 가족드라마다. 이준은 극 중 미국에서 자라 한국에서 데뷔한 아이돌 출신 배우 안중희 역을 맡아 연기했다.

영화 '배우는 배우다'를 시작으로 드라마 '갑동이' '뱀파이어 탐정' 등을 통해 선굵은 장르 연기로 배우 입지를 다져온 이준. 그런 그가 막장없는 청정 가족극 '아버지가 이상해'로 돌아왔다. 이준이 지금껏 해온 장르 연기와는 다른 결을 지닌 '아버지가 이상해'를 선택한 이유는 전작인 영화 '럭키'의 영향이 컸다.



다양한 범주의 연기에 도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컸던 그에게 '럭키' 속 유해진의 코믹 연기는 매력적이었고, 또 호기심을 자극했다. "제가 유해진 형의 연기와 톤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곁에서 지켜보면서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또한 제작진의 적극적인 구애 역시 이준이 출연을 결정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저의 뭘 보고 그러셨는지는 모르겠는데, 감독님이 미팅 자리에서 너무 적극적으로 나오시더라고요. '하는 걸로 알겠다'고 하시더라고요."

티브이데일리 포토


그렇게 '아버지가 이상해'에 출연하게 된 이준은 자신의 살아온 삶과 많은 부분 닮아 있는 안중희라는 캐릭터와 만났다. 아이돌 출신의 배우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이준과 안중희. 출연작마다 캐릭터 연구를 위해 써온 노트도, 이번에는 쓰지 않았다. "이번에는 안 썼어요. 제가 경험했던 것들이기 때문에 쓸 게 없었어요."

아이돌 출신이라는 캐릭터 설정에 대해서는 축적돼온 삶의 경험들이 있었기에 연기하는 데 무리가 없었지만, 다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던 이준이다. 안중희가 어릴 적 헤어진 아버지 변한수(김영철)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생애 처음으로 느껴보는 부성애나, 이후 변한수가 자신의 친 아버지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일련의 감정들이 이준에게 가장 큰 숙제였다.

"다른 장면은 재밌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촬영을 했는데, 김영철 선배님하고 붙는 신은 정말 어려웠어요. 대본을 받고 나서 잘 할 자신이 없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죠." 숱한 고민 끝에 이준이 내린 결론은 자신의 감정을 믿고 따라가는 거였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만약 내가 안중희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감정일까'에만 초점을 맞추고 연기했단다.

변한수를 아버지로 알고 점차 의지했지만 비밀이 밝혀지면서 겪게 되는 배신감부터, 변미영(정소민)을 향한 사랑을 깨닫는 과정까지. 이준은 안중희의 복잡다단한 감정선을 섬세한 연기력으로 극에 녹여내며 또 한 번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했다.

"제가 지금껏 스릴러 연기를 많이 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이번 작품을 통해 멜로 연기도 잘한다고 해주시니까 감하하더라고요. 용기를 많이 얻었어요. 또 제가 가벼운 일상 연기도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드린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제 삶의 발자취와 꼭 닮은 캐릭터 옷을 입고, 매 장면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며 연기를 펼친 이준에게 시청자들은 물론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 역시 입을 모아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어깨가 으쓱 할 법도 한데 이준은 되려 연기 칭찬에 대해 쑥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선배들의 군기로 인해 항상 기에 눌린 채 살아왔다던 이준은 자신 스스로를 "자존감이 없다"고 평했다. 자신은 잘할 수 있는 것들이 한 가지도 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며 "제가 뭔가 잘한다고 하면 신기한 거죠. 아직도 어렸을 때 당했던 것들이 다 치유되지 않은 것 같아요"라며 낮은 자존감의 이유를 설명했다.

"제가 연기를 전공한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기죽지 않기 위해 '나는 열심히 하는 것밖에 못한다'고 밀고 나가기 위해 매 작품마다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매번 기대 이상의 연기를 펼치며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이준이지만, 그의 기저에는 학창 시절 겪었던 트라우마가 짙게 깔려있었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의 칭찬이 자기 것이 아닌 것만 같은 생각에 마냥 즐기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런 이준에게 지금 가장 필요하고, 또 해주고 싶은 말은 지금 자신에게 대중들이 앞다퉈 호평을 보내고 있는 이 순간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것. 그는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프레인T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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