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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베카' 루나, 이쯤 되면 '넌 is 뭔들' [인터뷰]
2017. 09.07(목) 09:38
루나
루나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걸그룹 에프엑스(f(x)) 멤버와 뮤지컬 배우 사이, 루나는 그를 둘러싼 흔한 범주에 갇히지 않았다. 루나는 연기도 넘버도 어려운 뮤지컬 '레베카'에서 배우 출신이 아니라는 부담을 떨쳐냈다. 그는 아이돌 혹은 배우라는 이분법을 뛰어넘어 선한 영향력을 꿈꾸는 사람이었다.

'레베카'(연출 로버트 요한슨)는 사고로 아내 레베카를 잃은 귀족 막심이 순수한 평민 나(I)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이다. 동화 같은 맨덜리 저택을 배경으로 레베카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막심과 나의 사랑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게 펼친다. 공연은 강한 서스펜스에 힘입어 지난 2013년 국내 초연된 뒤 올해로 네 번째 무대를 맞았다.

루나는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나 역을 맡았다. 극 중 나는 섬세한 감성과 순수한 매력을 가진 여성으로, 막심과 첫 눈에 반한 뒤 맨덜리 저택의 새 안주인이 되는 인물이다. 이로 인해 죽은 레베카의 그림자에 묻혀 방황하지만, 막심의 유일한 사랑이 자신임을 깨닫고 강인한 여성으로 거듭난다. 이를 위해 루나는 성악 발성을 가다듬으며 마냥 가녀리지 않고 강단 있는 나를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나는 '레베카'의 프롤로그 곡이자 에필로그 곡인 '어젯밤 꿈 속 맨덜리'를 부르며 극의 서술자를 도맡은 캐릭터다. 그만큼 극의 전면에 나서서 활약하고 많은 대사량을 자랑한다. 이에 루나는 첫 공연을 마친 소감으로 "'아, 내가 이 많은 대사를 다 외웠구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2개월이 채 안 되는 연습시간 동안 나의 많은 대사와 넘버를 모두 외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았다"며 "연습 기간 중 무대 위에서 대사를 틀리는 꿈을 꿀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루나는 "첫 공연에서 대사를 하나도 안 틀렸다. 정말 뿌듯했다"며 웃었다.

다만 루나는 "여전히 로딩이 필요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연기나 곡 소화력 등 뮤지컬 배우로서 다방면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중에서도 루나가 가장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은 체력 요건이었다. 일례로 지난달 27일 치러진 공연이 가장 힘들었는데 대사 한 마디 하기가 힘들 정도로 체력이 방전됐기 때문이었다. 루나는 "그 날 공연을 마치고 울었다"며 "체력 관리가 기본이고 기초 체력이 튼튼해야 발성이 잘 나오는데 그런 기본적인 것도 안 된 제 모습이 프로답지 못한 것 같아 너무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부족한 체력은 루나가 '레베카'에 출연하기 전부터 염두에 둔 문제였다. 전작인 뮤지컬 '인 더 하이츠' 때 다시는 뮤지컬을 하지 않겠다 다짐할 정도로 체력적 한계에 부딪혔던 것. 루나는 "아이돌 가수는 삐쩍 마르고 다이어트도 해야 하는데 뮤지컬 배우는 어느 정도 체력도 돼야 한다"며 "'인 더 하이츠' 때 아이돌 활동과 뮤지컬 출연 시기가 겹쳤다. 에프엑스 멤버 루나로 1주일 동안 제대로 잠도 못 잔 뒤 쉬지도 못하고 뮤지컬 무대를 소화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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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루나가 '레베카' 오디션을 보고 다시 뮤지컬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공연연출가 이지나를 만난 뒤였다. 루나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학생으로서 이지나 연출을 교수로 만났다. 루나는 "정말 많이 혼났다. 연습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시키셨다"며 이지나 연출의 엄한 교육에 혀를 내둘렀다. 또한 "'너는 노래나 해'라는 말까지 들었다"며 속상한 표정을 보였다. 그는 "계속 그렇게 혼나면서 연습하다 보니 '나도 언젠가 잘할 수 있다'는 오기가 생기더라. 선생님에게 인정받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루나는 이지나 연출의 매서운 교육 방식이 자신이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달았다. 그는 "이지나 선생님은 제 가능성을 얘기해줬던 유일한 분"이라며 "나조차 나를 못 믿을 때 나를 믿어준 사람을 위해서 한 번 더 뮤지컬에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지나 연출의 권유로 '레베카' 뿐만 아니라 '더 라스트 키스', '킹키부츠' 등의 오디션을 봤고 낙방과 합격을 오가는 끝에 성취감을 얻었다는 그다.

"이제는 적어도 오디션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는 루나는 "신기하게도 무대 위 떨림마저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레베카' 첫 공연도 너무 떨려 소리가 안 나올 정도였는데 지금은 그 두려움도 즐기고 있다. 이 행복한 무대를 왜 다시는 오르지 않으려 했을까 의아할 정도"라며 웃었다. 심지어 '레베카'의 넘버들이 너무 어렵고 자신의 음색과 맞지 않은 부분도 많지만 이 작품을 마친 뒤 성장한 스스로의 모습이 궁금하다고.

아울러 루나는 '레베카'에서 반 호퍼 부인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김나윤을 롤모델로 꼽으며 아이돌 출신이 아닌 한 명의 배우로 성장할 미래를 그렸다. 그는 레베카의 망령에 밀려 맨덜리 저택에 적응하지 못한 극 초반 나의 상황에서 아이돌 출신으로 뮤지컬에 도전한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다. 이에 조연급 캐릭터로도 여주인공보다 강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김나윤의 개성을 흠모했고 "저 역시 여주인공이 아니어도 좋다. 다만 독특한 배우가 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더불어 루나는 단순히 탈아이돌급 뮤지컬 배우가 아닌 선한 영향력을 가진 좋은 배우라는 원대한 미래를 꿈꿨다. 그는 "저 같은 경우 어떤 역할을 봤을 때 용기를 얻고 기분이 좋아질 때 행복하다"며 "저를 본 관객들에게도 그런 행복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이돌과 뮤지컬 배우 등 출신을 재단하기 바쁜 인색한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작품 자체의 여운과 관객의 잔상을 신경 쓰는 루나는 이미 선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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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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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레베카 | 루나 |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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