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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조정래 감독, 소녀들의 핏값을 안고 [인터뷰]
2017. 09.08(금) 16:32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조정래 감독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조정래 감독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지난해 2월, 358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기적을 일궈낸 '귀향'이 1년 반 만에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이름의 확장판으로 다시 극장가를 찾았다. 왜 속편까지 만들며 다시 극장가를 찾아야 했을까, 조정래 감독의 답변은 명료했다.

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제작 제이오 엔터테인먼트)는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받았던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귀향' 본편에 실리지 못한 추가 장면들과 OST인 '아리랑' 녹음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나눔의 집'에서 제공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 영상을 더했다.

'귀향'이 성공을 거둔 지 1년 반, 조정래 감독은 '귀향'을 들고 10개국 61개 도시에서 상영회를 열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상영 비용을 대기 어려운 학교, 시민단체들을 돌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실체를 알렸다는 것. 기부를 하고 남은 '귀향'의 흥행수입 중 일부는 이번 영화를 제작하는 데 사용됐고, 대부분은 상영회, 관객과의 대화 등 사람들에게 영화를 소개하기 위한 용도로 쓰였다. "'귀향'의 수익이 곧 소녀들의 핏값이라는 생각에 허투루 쓰지 않았다"는 그다.



'귀향' 속편에 대한 아이디어는 바로 이 상영회를 통해 구체화됐다. 조정래 감독은 "본편을 많은 국민들이 봐주시고 공감해주셨기에 전 세계를 돌며 일본이 저지른 전쟁범죄를 고발하고 다닐 수 있었다. 특히 서구권 관객들이 굉장한 충격을 받더라"며 "그들에게는 일본이 돈 많고 친절한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어떻게 저런 일이 있었느냐' '이게 사실이냐'고 질문하며 충격을 받는 것을 많이 봤다. 관객과의 대화가 예정된 30분에서 2시간으로 늘어나는 일도 허다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빡빡한 상영회 일정 사이에도 확장판을 계획해 편집을 시작했고, 더 많은 이들에게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개봉을 택했다는 그다.

영화는 '귀향'에서 일제강점기 당시를 살았던 소녀들의 이야기에 비하인드 스토리를 더하고, 여기에 OST '아리랑'을 녹음하기 위해 나눔의 집, 중국에 위치한 실제 위안소 등을 방문한 배우 박지희의 여정을 좇은 다큐멘터리 형태의 영상과 할머니들의 증언을 교차 편집했다. 박지희는 '귀향'에서 끔찍한 고통을 겪은 뒤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는 위안부 소녀 순이를 연기했다. 조정래 감독은 "순이가 부르는 '아리랑'을 메인 테마로 삼아 이야기의 줄기를 엮었다"며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중에는 중국, 미얀마, 대만 등지에 끌려가신 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신 분들도 많아요. 최근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다큐멘터리 '22'에 등장하신 박차순 할머니가 그런 분이세요. 한국어는 거의 다 잊어버리셨지만 '아리랑'만큼은 완벽하게 부르시는 모습이 영화 속에 고스란히 담겨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했죠. 말은 잊어도 당신의 이름과 고향, 그리고 아리랑만은 꼭 기억하시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며 그 애환을 영화 속에 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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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감독은 장장 14년에 걸쳐 시나리오를 쓰고, 어렵게 배우들을 모으고, 제작비가 모자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국민들의 지원을 받는 등 고초 끝에 '귀향'을 완성했다. 그는 자신이 이처럼 '귀향'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이유를 "속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대학 시절 학생회장을 맡으며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던 소위 진보적인 학생이었던 그는 위안부 문제에 무지했고, 이를 알기 위해 노력조차 하지 않았던 많은 이들 중 한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02년 우연히 봉사활동을 위해 나눔의 집을 찾았고, 할머니들이 겪은 고초를 들은 후 펑펑 울며 참회를 하게 됐다는 것. 무지했던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고, 무지로 인한 잘못을 속죄해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한 영화 제작이 '귀향'을 낳게 됐다고.

그가 일생을 쏟아 만든 '귀향'은 역대 위안부를 소재로 한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불러 모으고, 동시에 위안부 문제를 다시 한번 사회 전체의 이슈로 끌고 와 공론의 장을 만들었다. 한 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을 현실에서 증명한 셈이다. 그러나 조정래 감독은 자신이 이처럼 의미 깊은 영화를 연출했다는 자부심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귀향'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영화뿐만 아니라 연극, 전시 등 예술로 위안부 문제를 이야기하기 위해 노력했던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이며, 나눔의 집, 정대협(한국 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 등지에서 평생을 바치신 분들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

특히 조정래 감독은 여전히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향한 존경과 애정 어린 응원을 보냈다. "할머니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애초에 이 영화는 나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할머니들은 지금도 힘들게 외치고 계신다. 노쇠한 몸을 이끌고도 힘이 닿는 한 계속해 증언회를 열고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과 마주하신다"는 것. 그는 "할머니들은 분연히 일어나 싸우시는 전사이자 한 분 한 분이 모두 인권운동가시다. 이들의 외침도 하나다. 절대로,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외침 말이다. 그런 진심들이 모였기에 '귀향'이 많은 분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며 자신의 공을 모두 나눔의 집 할머니들께 돌렸다.

때문에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더욱 마음이 급해졌다는 조정래 감독이다. 개봉을 준비하던 최근 한 달 사이 세 분의 할머니가 사망했기 때문. 포스터 속 37명의 피해자는 이제 35명이 돼 일본의 사과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영화의 부제처럼 위안부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동시에 해결법 자체가 없다는 뜻도 된다"며 말문을 연 그는 "전쟁범죄는 시효가 없다. 인류가 끝나는 그 날까지 사과를 해야 하는 일이 바로 전쟁범죄라는 뜻이다. 실제로 독일의 경우 끊임없이 국제사회를 향해 사과하고, 후세에게 이를 교육하며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일본은 항상 진실을 묻고 은폐하는데 급급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정래 감독이 바라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의 역할은 명확했다. 위안부 문제를 다시 한 번 환기시켜서 다시 한 번 사회적 공론을 이끌어 내는 것, 이로 인해 2015년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 역시 다시 살펴보고 정확한 내막을 따져보는 것, 그리고 이로 인해 일본이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을 하는 것이다. "이 영화가 전쟁을 막을 수 있는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는 그의 바람이 관객들에게 닿기를 바란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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