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 설정 북마크 china
홈페이지 로그인 회원가입 기사제보
페이스북 트위터 youtube
[이슈&톡] 문성근 나서도 김규리 두렵게 한 '어떤 퇴보'
2017. 09.18(월) 16:25
문성근(왼쪽) 김규리(오른쪽)
문성근(왼쪽) 김규리(오른쪽)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부활한 블랙리스트로 인해 배우 문성근이 검찰 앞에 섰고 또 다른 배우 김규리는 숨었다. 금지됐던 불법이 다시 살아난 것으로도 모자라 문화와 사회를 거꾸로 굴러가게 만들었다.

문성근이 18일 오전 11시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서울 중앙 지방검찰청 국정원 수사팀에 출석했다. 국정원 적폐 청산 태스크포스 팀이 발표한 'MB정부 시기의 문화·연예계 정부 비판세력 퇴출 건' 조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응한 것이다.

태스크포스 팀이 밝힌 바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 재임 초기인 2009년 7월 김주성 당시 기획조정실장의 주도로 '좌파 연예인 대응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정파를 지지하거나 당시 MB정부를 비판하는 성향의 연예인들이 특정 문건으로 추려졌다. 이른바 'MB 블랙리스트'의 탄생이었다.



'MB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들은 이외수 조정래 진중권 등 문화계 인사 6명과 문성근 명계남 김규리 유준상 등 배우 8명,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등 영화감독 52명, 코미디언 김미화 김구라 김제동 등 방송인 8명, 고(故) 신해철 윤도현 김장훈 등 가수 8명까지 총 82명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MB 블랙리스트'가 통용되는 시기에 각자의 분야에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압박당했다.

실제로 문성근의 경우 2009년 방송된 SBS 드라마 '자명고' 이후 방송 활동이 전무했다. 영화에 출연하긴 했으나 저예산 독립 영화 출연이 두드러졌다. 지난 12일 종영한 SBS 드라마 '조작'을 통해서 8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점이 화제를 모았을 정도다. 심지어 최근에는 'MB 블랙리스트'의 여파로 당시 국정원에서 문성근과 배우 김여진의 나체 합성 사진을 유포한 일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정부 기관이 앞장서서 특정 연예인의 루머를 양산하고 출연에 제제를 가했던 상황. 정작 문성근은 ""난 5공 시절인 1985년에 연기생활을 시작했고, 그때부터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었기 때문에 매우 익숙하다"며 담담함을 표했다. 그의 말마따나 누군가 정치적 성향으로 압박당한 사례는 결코 낯설지 않았다. 'MB 블랙리스트'의 존재가 밝혀지기 전에도 한국에는 군사정부 시절 언론마저 통제한 '보도지침'이 있었고, 영화 '트럼보'의 배경이 된 미국에서도 최초의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그러나 이는 완벽히 과거의 일이다. 문민정부 이후 블랙리스트는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불법으로 판명 났다. 'MB 블랙리스트'가 충격적인 것은 이 같은 역사를 뒤로 하고 국가 기관이 앞장서서 다시 과거의 불법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이는 나아가 블랙리스트의 부활이 정부의 압박 속에 자행됐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라는 명목으로 그에 편승한 자들의 도덕적 수준을 의심케 했다. 문성근이 "국가가 압력을 가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양해를 구하는 건 민주화 이전엔 말이 된다. 그런데 이게 없어졌다가 다시 생겼는데 또 협력을 했다는 것은 꼭 법적인 처벌을 하자는 게 아니라 인간적으로, 도적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중은 시간의 흐름에 비례하는 정상적인 발전을 기대했으나, 이에 반하는 정부의 퇴보가 극도의 상실감을 남겼다. 심지어 부활한 'MB 블랙리스트'처럼 다시 압박당할 수 있다는 공포마저 자아내고 있다. 문성근이 'MB 블랙리스트' 최대의 피해자로 지목한 김규리는 그 공포감이 발현된 대표적인 사례다. 문성근에 따르면 김규리는 배우로서 한창 활동할 시기에 연기 외적인 이유로 기회를 박탈당했고, 언제든 다시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표하고 있다. 국가의 퇴보 앞에 개인이 한없이 무력해진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중이 문성근은 물론 김규리의 상실감과 두려움에 공감하고 분노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대중은 어느 때보다 이 일을 주시하고 명확하게 기록하고 기억하려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분명히 기록을 해야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던 문성근의 당부가 으레 덧붙이는 말이 아니었던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조혜인 기자]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연휘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김규리 | 문성근 | 블랙리스트
싸이월드공감
koreastardaily kantamedaily kakao qq sina news.yahoo news.msn tw.news.yahoo.com thegioidienanh vientianetimes 구글 mk hihoku KT KBS 네이트온 싸이월드 네이트 다음 tvcast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