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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뷰] '킹스맨:골든 서클', 돌아온 '킹스맨2' 반갑고 낯설다
2017. 09.27(수) 19:30
킹스맨 2 킹스맨 골든 서클 리뷰
킹스맨 2 킹스맨 골든 서클 리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돌아온 '킹스맨 2'. 거대하고 화려한 액션 시퀀스는 눈 돌릴 틈 없이 펼쳐지고, '킹스맨' 특유의 '병맛' B급 코드도 여전하지만 마음 한 구석이 괜히 서운한 건 어쩔 수 없다.

9월 27일 개봉된 영화 '킹스맨:골든 서클'(감독 매튜 본)은 비밀리에 세상을 지키는 영국 스파이 조직 킹스맨이 국제적 범죄조직 골든 서클에 의해 본부가 폭파당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만난 형제 스파이 조직 스테이츠맨과 함께 골든 서클의 계획을 막기 위한 작전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파이 액션 블록버스터다.

'킹스맨'이 미국 스파이 조직과 손잡아 '킹스맨' 유니버스를 확장하고, 역대 최강 싸이코 여빌런의 등장과 더불어 전작에서 사망한 해리가 살아 돌아온단 갖가지 설정들만으로도 '킹스맨:골든서클'은 전작 팬들을 설레게 하긴 충분했다.



실제 영화 오프닝 시퀀스부터 '킹스맨'에서 탈락한 찰리가 육중한 기계손으로 에그시를 위협하고, 초고속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 아슬아슬하게 최첨단 액션이 펼쳐지는 장면은 숨 돌릴 틈 없이 급박하게 이뤄지며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캄보디아 오지에 자신만의 놀이공원을 건립한 포피(줄리안 무어) 또한 전편의 힙한 스웨그를 간직한 빌런 발렌타인을 능가하는 독특한 캐릭터성을 드러낸다. 전세계 마약 시장을 독점한 마약 조직 보스지만 절대 자신은 일절 마약에 손을 안 대고 유명세를 타고 싶어 하는 채식주의자란 괴상하고 기발한 설정이다. 특히 역사적 유물과 수풀이 우거진 곳에 위치한 아지트의 모습과는 달리 최첨단 로봇개와 인공지능 로봇들을 부리는 데다, 우아한 말투와 외양을 한 채 심기에 거슬리는 이들은 가차 없이 분쇄기로 갈아버리는 역대급 싸이코패스다.

그는 마약을 합법화해서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업가가 되기 위해 세계인을 인질로 삼고, 여기서 방해가 되는 킹스맨 조직을 순식간에 모조리 파괴시킨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에그시와 멀린(마크 스트롱)이 최후의 수칙에 따라 행동하며, 술병에 담긴 단서를 쫓아 미국 켄터키로 날아가 창립 당시부터 형제 조직이었던 미국 스파이 조직 스테이츠맨을 만난다. 그곳에서 해리를 만나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식이다.

미국 스테이츠맨은 알코올 사업으로 수익을 올리는만큼 샴페인, 위스키, 데킬라, 진저 에일 등의 센스 있는 코드명이 눈에 띈다. 초반 카우보이 부츠와 데님 차림으로 등장해 '상남자' 매력을 과시한 데킬라(채닝 테이텀)는 에그시&멀린을 한 순간에 제압하고, 데킬라를 뿌려대며 불을 지르려는 등 '꼴통' 이미지를 과시하지만 이후론 시종일관 누워서 힘도 못쓰는 상태에 빠져 폭소를 자아낸다. 위스키(페드로 파스칼)는 멋스러운 콧수염과 카우보이 청청 패션에 독특한 레이저 올가미를 휘두르는 미국식 서부 액션 스타일을 차용했다. 하지만 킹스맨과 스테이츠맨의 공조가 펼쳐지며 세계관이 확장됐다기보단, 영국이 미국의 자본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 더 부각된다. 포피랜드에서 펼쳐지는 대망의 액션 신 또한 에그시와 해리의 협공으로 시작과 끝을 장식한단 점이 그렇다. 물론 이 과정에서 처음으로 함께 액션을 펼치는 에그시&해리가 어느새 대등한 에이전트로 함께 하게 된 모습을 보여주는 쾌감은 강하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그렇기에 다소 미국 요원들의 활약이 미비한 것은 이미 3편을 기획해둔 매튜 본 감독의 노림수로 여겨지기에 감안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아쉬운 것도 있다. '킹스맨' 특유의 유쾌한 조롱과 비틀기가 못내 아쉽다. 전편인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는 '동네 불량아 에그시(태런 에저튼)가 영국 비밀 스파이 조직 '킹스맨'의 우수요원 해리 하트(콜린 퍼스)를 만나 여러 미션을 거친 끝에 킹스맨으로 거듭나 세계를 구하는 과정을 그렸다.

당시 전세계에 '젠틀맨 스파이' 열풍을 일으켰던 영화인만큼 멋들어진 고급 양복 차림으로 우산과 안경, 구두 등을 활용한 클래식 액션과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킹스맨'의 존재 의의는 관객의 낭만을 자극했다. 그와는 반대로 머리가 터지는 폭죽 액션이나 의족 칼날로 사람의 반을 갈라버리는 잔혹하고도 황당한 고어 액션 시퀀스는 반전 묘미를 더했다. 이처럼 '킹스맨'이 잔혹한 B급 무비를 표방한 A급 스파이 액션이 될 수 있었던 건, 사회의 계층 문제를 영리하게 비꼬는 감독 특유의 유머 코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신사의 품격'을 중요시하는 영국에서 최하위 계층의 주인공이 그를 지지하는 우아한 멘토의 가르침을 받아 진정한 자신의 가치를 알게 되는 기본 얼개는 클래식하면서도 기품이 넘쳤다. 또한 사회적 지위나 영향력 높은 이들을 제외한 모든 가치 없는 인간들은 죽어야 한단 생각으로 인류를 파괴하려던 발렌타인의 응징은 계층 파괴를 뜻하며 만국 공통의 쾌감을 줬다. 그랬기에 경악할만한 잔혹 액션도 유쾌함으로 받아들여졌던 터.

이번 '킹스맨:골든 서클'도 세계적 마약 조직의 수장 포피의 모습을 통해 미국인 특유의 낙관주의와 친절함을 그려내고, 사악한 면모를 감추는 미소와 나른한 말투 등으로 이중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마약을 이용해 성공한 사업가가 되려 하는 포피나, '마약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인류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미국 대통령, 술장사로 조직을 유지하는 스테이츠맨의 모습이 장삿속으로 비칠 수 있고, 미국인들의 매너는 영국을 본떠왔다는 등의 대사들이 셀프 영국 우월주의 개그를 내포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이는 관객들의 일반적 감성 코드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 쉬이 공감하긴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지나치게 신사가 되며 예전의 껄렁한 매력이 사라진 데다, 흔한 '사랑꾼'이 되어버린 에그시의 러브라인 감정선을 지나치게 부각했다. 이는 평범한 히어로물 전개 방식을 따르는 식이다. 따라서 기존 해리와의 유쾌한 '브로맨스'가 사라진 지점도 전작 팬들에겐 서운할 법하다. 무엇보다 전대미문의 컴백을 알렸던 해리 역시 의아할 만큼 손쉽고 익숙한 방식으로 돌아온 지점이 오히려 유머라면 유머다.

그럼에도 돌아온 해리의 존재감은 역시 남다르다. 우아하고 도도한 자태를 유지하지만 교회에서 대학살 신을 벌일 만큼 강한 반전미를 발휘했던 전편만큼의 강렬함은 아닐지라도. 민폐 캐릭터의 면모를 보이다 결국엔 클래식하면서도 아름다운 액션을 펼치며 유일한 '젠틀맨 스파이' 품격을 지켜내는 것은 그의 상징성이자 킹스맨의 본질이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이처럼 전작 팬들에겐 다소 아쉬울 수 있는 지점들이 몇몇 보이지만, 반대로 그만큼 대중적인 스파이 히어로물로 거듭났음을 알리는 전초전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흥미롭고 진화된 액션 신을 완성한 '킹스맨2'의 볼거리는 그 어떤 히어로 블록버스터 무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완벽하다. 세기의 스파이 액션을 한결 리드미컬하고 경쾌하게 만들어주는 음악의 역할도 적절하다.

특히 오프닝 신 에그시와 찰리의 미친 액션에 어울리는 '렛츠 고 크레이지(Let's Go Crazy)'나, 포피랜드에 납치돼 있던 엘튼 존이 킹스맨이 왔단 소식에 탈출을 예감한 채 부르는 '새터데이 나이츠 올라이트 포 파이팅(Saturday Night's Alright For Fighting)'과 여기에 따른 포복절도 코믹 액션, 뭉클하면서도 웅장한 마크의 '테이크 미 홈 컨추리 로드(Take Me Home, Country Roads)' 등 록과 컨트리 장르를 아우르며 흘러드는 노래는 킹스맨과 스테이츠맨의 조화를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사라진 킹스맨의 존속을 위한 이들과 새롭게 협업한 스테이츠맨의 활약이 어떤 방향으로 펼쳐질지 '킹스맨3'이 기대되는 바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킹스맨:골든서클'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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