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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강윤성 감독, 이미 영화판을 흔들 준비가 됐다 [인터뷰]
2017. 09.30(토) 11:33
영화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 인터뷰
영화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무려 17년 만이다. 배우를 꿈꾸다 영화를 알게 됐고, 서른 살에 상업 영화감독 데뷔 기회가 있었지만 이는 결국 무산됐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어, 지난한 인고의 시간을 거쳐 완성한 작품을 내놓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강윤성 감독은 그 오랜 시간 이 폭발력을 어떻게 눌렀을까 싶을만큼 가히 놀라운 괴물 감독의 탄생을 예고했다. 그의 첫 연출작 '범죄도시'(제작 홍필름)는 이미 영화판을 흔들 준비가 돼 있었다.

몇몇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했고, 영화계에선 나름 유명 인사였던 강윤성 감독의 잠재력을 세상 밖으로 꺼내온 인물은 10년 지기 친구인 배우 마동석이었다. 마동석은 술자리에서 "형사 영화 한 번 만들어보자"고 제안했고, 강윤성 감독은 자료 조사 과정에서 지난 2004년 왕건이파 사건과 2007년 흑사파 사건을 접하며, 강력반 형사들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꼈다. 그때부터 마동석 집에 제작사 홍필름 김홍백 대표, 비에이 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와 넷이 모여 또다시 3년을 기획했다. 그렇게 완성된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 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형사들의 조폭 소탕작전으로 화끈하고 통쾌한 리얼 원펀치 액션을 표방했다.

강윤성 감독은 "만드는 과정은 만족스럽게 끝냈고, 이후 영화인 입장에서 제 작품을 바라보니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저로선 간절한 영화라 설레는 마음으로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범죄도시'에 대해 "이전의 강력반 형사들을 다룬 영화는 수사가 주가 됐다면 우린 원펀치로 기선 제압을 한다. 마석도가 조폭들을 다독이던, 겁박을 주던 그들 위를 군림하며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진짜 악랄하고 나쁜 놈이 들어와 싸우게 됐다. 강력하게 이를 제압하는 형사들의 리얼 액션을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를 준비하며 실제 수많은 강력반 형사들과 만났단 감독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형사들의 애환도 엿봤고 그럼에도 후배들을 다독이며 챙겨주는 선배 형사들의 모습과 따뜻한 정의감을 가진 그들의 면면을 알게 됐다. 그 리얼함을 추구했단 감독은 "어떤 장르를 하든 간에 리얼리티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형사 영화는 한국적인 리얼리티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그랬기에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영화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희대의 악인 장첸(윤계상)을 그릴 때도 관객에 동정할 여지를 주고 싶지 않아 캐릭터의 전사를 없앴고,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에게도 사족을 달지 않았던 건 형사 본연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서였다.

사건의 흐름과 인물들에 대해 손쉬운 감정의 동화를 이뤄내기 위해 많은 영화에서 흔히 차용하는 인위적이고 진부한 설정들을 감독은 철저하게 배제했던 것. 실제 영화는 범죄 액션 영화의 기본 틀을 따르고 있음에도 결코 상투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여러 무리로 나뉘어 각각의 사연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쌓여가는데도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다. 특히 한국 액션 영화 중 희대의 명장면으로 화자 될 대망의 화장실 격투 신은 살벌한 힘과 힘의 충돌로 박진감 넘치는 엔딩을 완성했다. 이에 감독은 "실제 화장실 변기나 세면대 등이 엄청 단단하지 않나. 리얼리티를 위해 크게 깨지고 박살 나는 건 아니지만, 관객 분들이 충분한 고통을 느낄 수 있게 고려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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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막지한 원펀치 액션의 쾌감도 물론 있지만, '범죄도시'가 더욱 매력적인 건 곳곳에 배치한 익살스러운 유머 코드 덕분이다. 격렬한 액션 신이 치러지고 나서 숨 돌릴 틈도 없이 변상을 청구하는 직원들이 등장해 폭소를 유발하는 식이다. 강윤성 감독은 "이런 식의 코미디가 오히려 거하지 않고 재밌더라"며 "또 형사분들의 애환을 담은 것"이라고 했다. 성과 가로채기에 수사권 이양을 요구하며 알력 다툼을 하는 공권력의 모습도 유쾌한 풍자 코드로 그려내 관객이 도무지 답답할 틈을 주질 않는다. 무엇보다 관건은 마석도를 더욱 매력적인 인물로 만든 넉살스러운 유머 센스다.

애드리브인 듯한 기발하고 순발력 넘치는 대사들이 곳곳에 묻어나지만, 논의 없이 바로 이뤄지는 건 없었단다. 감독은 "마동석은 매번 다음날 찍을 신을 궁리하다 새벽에 제게 전화를 하며 아이디어를 많이 줬다. 그가 아이디어를 주면 제가 보며 걸렀다"며 "매번 웃긴 걸 짜내니까 늘 감탄했다. 마동석 몸엔 코미디 DNA가 엄청 강하게 있고 굉장히 똑똑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무자비하고 악랄한 악인을 연기한 윤계상에도 고마움을 표한 감독이다. 그는 "윤계상은 인물에 대한 집중력도 좋지만, 연기에 대한 집요함이 굉장히 놀랍고 감사했다"며 "연변 출신이라 사투리를 하는데 사투리 코치와 합숙을 했고, 장첸파 일당들과도 합숙하며 '더 독하고 날것의 느낌이 있지 않을까' 끊임없이 연구했다"고 전했다. 또 현장에선 촬영이 끝난 후 장첸파, 형사파, 독사파, 이수파, 춘식이파 등이 각각 무리를 지어 술자리도 갖는 등 파별로 어울려 다녔다는데, 감독은 "전 메뚜기처럼 여기저기 왔다 갔다 했다"고 넉살이었지만 진짜 장첸파는 형사파가 기웃거리며 끼어들려 해도 절대 틈을 안 내줄 정도였단다. 천 번의 오디션 끝에 뽑힌 모든 단역 배우들에게도 "각 캐릭터들이 과하지 않고 상황을 사실적으로 그려주는 것이 이번 영화의 목표였는데 이야기 안에서 보여지는 모든 인물들이 명확하게 각자의 것을 표현해주셨다"고 고마워한 감독이다.

그 흔한 '티켓 파워' 없이도 '범죄도시'는 화끈하고 폭발적인 범죄 오락 액션을 완성했고, 각 배우들에겐 인생 캐릭터를 찾았단 과찬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감독은 이 모든 공을 배우들 몫으로 돌렸고 "스타 캐스팅 의존도는 더 이상 관객들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제가 지금 생각하는 상업영화 트렌드는 어떤 영화든 간에 장르와 상관없이 관객을 믿게끔 만드는 리얼리티"라고 확고한 영화 철학을 밝혔다. 이것이 보장되고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들만 있다면 충분히 이야기를 끌고 나갈 힘이 있다고.

첫 영화에 대한 감상은 "행복하고 즐거운 작업"이었고, 그가 받고 싶은 평가는 "짜임새 있게 잘 만든 영화"란다. 개봉을 앞두고 설렘과 긴장도 물론 엿보이지만,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의 넘치는 열정과 확신 그리고 이 행위를 소중히 여기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의 각별한 노력과 애착이 담긴 '범죄도시'는 결코 그를 배반하지 않을 듯하다. 우리는 강윤성 감독을 주목해야 할 때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영화 '범죄도시'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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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연예계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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