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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사' 박지현 "박해일과 영화, 이상형인지 아직 모르실걸요" [인터뷰]
2017. 10.02(월) 07:11
왕은 사랑한다 박지현 인터뷰
왕은 사랑한다 박지현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수줍게 웃던 배우 박지현은 선한 인상만큼이나 구김 없이 착한 말들을 내뱉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속내를 숨김 없이 솔직하게 털어놓는 순수함이 그를 더 예뻐 보이게 만들었다.

CF모델로 데뷔,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 단역으로 얼굴을 비친 박지현은 MBC 월화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작가 송지나·감독 김상협)에서 은산(임윤아)과 친자매처럼 자란 몸종 비연 역으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었다. '컨트롤' '반드시 잡는다' '아리동' 등 다수의 영화를 찍긴 했지만 아직 개봉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왕은 사랑한다'가 본격적인 첫 데뷔인 셈. 꽤 성공적인 시작을 언급하자 그는 "너무 운 좋게도 그런 기회가 왔었던 것 같다"고 했다.

스스로 "운"이라고 표현했지만 기회를 잡기까지 분명 쉽지만은 않았을 터. 실제로 그는 오디션만 백번 넘게 봤다고 했다. "지금도 오디션을 많이 보고 있다"는 그는 "아직 많은 경험이 있는 건 아니지만 예전엔 긴장하고 주눅 들었다면 지금은 결과가 어찌 됐든 '캐릭터가 안 맞았나 보지 뭐'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까지 갔다가 아쉽게 안 된 작품도 있는데 제가 오디션 봤던 역할을 다른 분이 하는 걸 보면 재밌어요. '이런 점도 배울 수 있겠구나' 느끼고요. 조급한 마음보다는 천천히 내공을 쌓으면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물론 문턱까지 됐다가 안 되면 속상하긴 하지만 다른 작품 또 하면 되죠."

특히 박지현은 지난해 오디션을 통해 처음 캐스팅된 작품인 '컨트롤'을 떠올렸다. 그는 "경쟁률이 400:1이었는데 됐다고 해서 정말 기뻤다. 근데 리딩하러 갔더니 박해일 선배님이 계신 거다. 제 이상형이었는데 선배님 앞에서는 티를 내지 않았다. 불편해하실 거 같아서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아마 박해일 선배님은 아직 모르실 거다. 그 순간이 신기했고, 같이 촬영을 하면서 상대 배우로서 호흡할 수 있었던 게 너무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사실 박지현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학과 출신이다. 분명 연기와는 거리가 먼 전공. 그는 어떻게 배우의 길에 들어서게 됐을까. 이 물음에 "어렸을 때부터 배우의 꿈을 갖고 있었다"고 털어놓은 그다.

"배우에 대한 꿈은 막연하게 갖고 있었다"고 운을 뗀 박지현은 "남동생하고 역할극을 하면서 놀았다. 당시엔 그게 연기라고 생각을 못했다. 어떤 상황 속에서 노는 게 재밌었는데 크고 나서 생각해 보니까 그게 연기였다. 고3 때 '연기를 업으로 삼고 싶구나'라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용기가 없었단다. 강원도 춘천 출신인 박지현은 "지방에 살다 보니 연예계는 굉장히 멀고도 먼 세계"라고 생각했다고. 그는 "고3이 되고 입시 지원을 해야 되는데 마땅히 가고 싶은 과가 없더라. 공부를 계속하긴 했지만 뚜렷한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고 시키기 때문에 공부하던 학생이었다. 정말 내 인생에서 진로를 생각해야 할 타이밍이 왔는데 하고 싶은 게 연기밖에 없더라.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일단은 대학을 가야 한다. 20살 되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겠다' 해서 대학을 진학하고 휴학한 후 연기학원에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20살에 연기 학원에 무작정 간 그는 21살에 오디션을 거쳐 나무엑터스와 연을 맺은 뒤 24살에 배우로 데뷔했다. '배우' 딸은 상상하지도 못했던 부모님은 배우가 된 딸에게 겉으로 내색은 안 하지만 많은 힘이 되고 있다고.

"피드백을 되게 예쁘게 해주시는 분들이 아니다. '야. 너 이마가 너무 넓다?' 이런 느낌으로 툭툭 던지는 분들"이라고 부모님을 설명하면서도 "아버지께서 '왕은 사랑한다'가 방송되는 날마다 문자를 보내시더라. '어떻게 되는 거냐'부터 '20분째 기다리고 있는데 언제 나오냐'까지. 방송을 보고 계시다는 거 아니냐. 본방사수해주시는 게 감사하고 내심 속으로는 많이 응원하시는 것 같다"는 애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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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장한 얼굴, 똑똑한 머리, 4년 만에 이룬 배우의 꿈.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그에게 닥쳤던 시련이 뭔지 궁금했다. 시종일관 밝게 답하던 박지현은 눈가가 촉촉해지더니 뜻밖의 대답을 내놨다.

"중학생 때까지는 말랐는데 고등학생이 되면서 공부를 할 때 받는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해소한 것 같아요. 초콜릿을 하루에 10통씩 먹을 정도로 단 걸 좋아했거든요. 갑작스럽게 살이 불어나서 70kg에 육박했어요. 그랬던 제가 20kg 넘게 감량하면서 정말 힘들었죠. 정말 많은 다이어트를 하면서 폭식에 거식증까지 섭식 장애를 겪었거든요. 계속 유지하는 게 힘들었어요.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가 안정기를 찾은 건 2년 정도 된 거 같아요."

박지현은 연기를 하면서 생긴 고민에 대해서도 꺼내놨다. "사실 저는 스무 살 전까지는 우울이라는 게 뭔지 모르고 살았다. 마냥 먹는 거 좋아하고 앞에 초콜릿만 있으면 행복해지는 단순한 사람이었는데 오히려 연기를 시작하면서 생각도 많아지고 잠도 많이 못 잔다"며 "왜 그런지 모르겠다. 보통 배우라는 직업이 외롭다고 하지 않나. 자기가 그리고 싶은 캐릭터를 표출하는 것이 아닌 감독님이나 시나리오 작가님들이 원하시는 캐릭터를 구현해내야 하는, 어떻게 보면 수동적인 사람이니까 그런 면에 있어서 갈증이 있지 않을까 싶다. 저는 아직 그렇게까지 많이 하질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지레짐작하면 그런 것 같다"는 추측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박지현은 감독의 디렉팅을 찰떡처럼 소화하는 배우가 되기를 원했다. "저는 배우의 소신이나 스스로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감독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잘 이끌어내는 사람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어찌 보면 영화나 드라마 작업을 하는 과정 속에서 왕은 감독이잖아요. 감독님이 지휘자이신 거고, 저는 감독님이 그리신 그림 속 재료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독님이 빨간색을 원하신다면 빨간색을 내고 파란색을 원하시면 파란색을 내는, 원하시는 바를 잘 표현해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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