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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뷰] '범죄도시' 너무도 매력적인 그들의 도시
2017. 10.03(화) 07:07
영화 범죄도시 리뷰
영화 범죄도시 리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낡고 촌스러운 정취가 묻어나지만 사람 사는 세상의 북적거림과 활력을 느낄 수 있고, 잔혹한 범죄도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이를 때려잡는 괴물 형사가 있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외양은 왠지 모를 긴장감이 감돌지만, 발을 한 번 들이면 그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는 '범죄도시' 속으로 들어가본다.

10월 3일 개봉된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제작 홍필름)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연변 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형사들의 조폭 소탕작전 실화를 다룬 영화다. 마동석이 금천 경찰서 강력계 괴물 형사 마석도 역을, 윤계상이 도시를 공포에 몰아넣는 악랄하고 잔인한 연변 조폭 보스 장첸 역을 맡았다.

'범죄도시'는 2004년 가리봉동을 배경으로 한다. 중국어 간판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꼬치 굽는 연기가 자욱하게 깔려 있는 듯한 이곳에선 연변 사투리와 중국어가 쏟아져 나오고, 사람들의 행색까지 그들의 삶과 공간의 공기를 리얼하게 담아낸다. 이곳은 이수파, 독사파로 나뉘는 연변 조폭과 한국 조폭 춘식이파가 공존하며 나름의 평화로운 지배를 하고 있다. 이들이 표면적으로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관할서 강력반 마석도 반장의 영향 덕분이다.



물론 이들은 가끔 사소한 구역 싸움을 벌이고, 간혹 칼부림도 벌어지지만 이처럼 시끌벅적한 무리 속에 심드렁하고 귀찮은 얼굴로 나타나 순식간에 이를 제압하는 마석도 반장이다. 하지만 이수파&독사파 두목들을 한 자리로 불러 모아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사이좋게 지내라 폴라로이드 사진까지 찍어 주는 그는, 험상궂은 외양과는 달리 넉살과 유머가 가득한 인물.

마석도는 '범죄도시'로 표현되는 이 공간의 수호자이자 상징성임을 대변하기도 한다. 사람들의 편견과 냉대, 무시를 피해 한국의 낙후된 공간에 형성된 그들만의 도시에서 마석도는 하나의 정의인 셈이다. 그는 적당히 세 조직들을 눈감아주며 균형과 질서를 유지하고, 동네 상인들의 치안을 돌봐준다. 이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 사회의 평화를 깨뜨리는 위협적 존재는 장첸으로 대변된다.

어느 순간 소리 소문 없이 하얼빈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그는 지방에서부터 차례로 명성을 떨치곤, 현재 가리봉동을 접수하려 신고식을 벌인다. 그 잔혹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람 팔을 자르거나, 조선족들을 대상으로 사채를 빌려주곤 수십 배의 채무를 돌려받는데, 이를 갚지 못하면 잔인하게 도끼로 난도질하고 토막 난 사체를 도시 곳곳에 뿌려놓는 식이다.

장첸의 등장으로 인해 가리봉동에서 함께 공존했던 이들은 불안과 불신에 휘말리고, 장첸은 이를 악용하며 점차 조직들을 흡수해나간다. 이로 인해 마석도를 비롯한 강력계 형사들은 본격 수사에 나선다. 장첸 일당을 잡으려 며칠째 잠복 중이다 허기져 들른 식당에서 우연히 장첸파를 맞닥뜨리고, 본능적으로 검거 작전에 돌입하는 형사들의 눈짓 주고받기는 짜릿한 긴장감을 준다. 영화는 빠른 속도감으로 전개된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여러 무리로 나뉘어 각자의 상황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쌓여가는 서사임에도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다.

또한 극은 시종일관 섬찟한 긴장감을 주지만, 반드시 이를 상쇄하는 유머 코드를 덧붙여 오락성을 충족했다. 장첸 일당이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극악무도한 살육 행위를 벌일 때도 마냥 괴롭고 불쾌하지만은 않은 이유다. 특히 마석도가 두꺼운 제 팔에 난 상처를 보려 낑낑대는 모습이나, 지갑을 놓고 왔다고 내빼는 반장(최귀화)의 지갑을 능청스럽게 꺼내 후배들 용돈을 찔러 주는 모습. 단골집 가게에서 일하는 조선족 소년의 기특한 면모에 소주를 주겠다며 짓궂게 들이대다 픽 웃어버리는 모습은 적절히 유머러스한 동시에 살갑고 다정한 기운이 감돌게 한다. 심지어 한국 사회 공권력의 고질적 폐해를 그려내는 방식도 그렇다. 성과를 위해 수사권 이양 압박을 해오는 본청의 권력 구도 또한 유쾌하고 가볍게 풀어내는 식이다.

괴물형사 마석도의 한 방에 상대를 제압하는 원펀치 액션 또한 쾌감의 연속이다. 특히 마석도와 장첸이 벌이는 대망의 화장실 격투 신은 살벌한 힘과 힘의 충돌로, 이제껏 본 적 없는 날것의 리얼 액션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하지만 숨 돌릴 틈 없이 곧바로 들이대는 코믹 시퀀스는 '범죄도시'의 매력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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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범죄도시'는 범죄오락액션을 표방한 형사물의 단순 권선징악 코드를 따르고 있지만 결코 단선적이지 않다. 각각의 인물을 개성 넘치게 그려낸 것 역시 크게 한몫한다. '범죄도시' 속에는 진부하거나 상투적인 인물이 조금도 없다. 마석도 부터 그렇다. 그는 온전한 정의를 나타내지 않는다. 그 역시 조직들의 불법 행위도 적정 가능선에서 눈감아주고 후배들 용돈을 챙겨주기 위해 적당히 뇌물도 받는다. 장첸 일당의 악행에 폭압으로 맞서는 방식도 그렇다. 장첸 또한 돈을 위해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그 목적은 불분명하다. 이는 악인의 서사를 완벽하게 차단한 것이었고, 그렇기에 도무지 예측할 수 없이 벌어지는 무차별적이고 기습적인 행위들은 그에 대한 공포감을 배가 시킨다. 각 조직과 강력계 형사들, 장첸 부하들 역시 마찬가지다. 인물들의 면면에 생동감이 넘치기에, 필히 어딘가 존재하고 있을 것만 느낌을 준다. 이는 '범죄도시'를 구축하는 탄탄한 기반이 된 것.

무엇보다 '범죄도시'는 조선족 동네로 대변되는 사회적 약자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그들을 향한 사람들의 편견과 언어적&물리적 폭압 등을 내재하고 있는 점에서 더욱 메시지적 가치를 띤다. 그렇기에 항간에 많은 우려를 예고했던 조선족 비하 역시 성립되지 않는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힘을 합쳐 싸우는 이들의 모습을 부각하며 '범죄도시' 속 따스한 희망을 엿보게 하기 때문.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범죄도시'의 성과는 마동석, 윤계상의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냉정하게 말해 이제껏 두 사람에게서 티켓파워를 기대할 수 없었다. 하지만 기존 이미지를 살짝 비튼 것만으로도 이들은 몹시 매력적이고 대중의 '니즈'를 충족하는 캐릭터로 변모했다. 마동석은 험상궂고 힘센 사나이란 외양만 부각되지 않고, 인정 깊은 속내와 정의 구현의 철칙 그리고 쫄깃한 말 맛을 더해 인간미 넘치는 매력적 서민 히어로로 거듭났다. 윤계상은 지저분한 수염과 머리기름으로 떡져 있는 장발도 서슴지 않고, 기존의 따스한 눈빛은 음습하고 무감각한 시선으로 탈바꿈하며 역대급 잔상을 남겼다. 이밖에도 단역들 천 번의 오디션을 보며 캐스팅할 정도로 공들인 배우들인 만큼 완벽한 역할 분배를 이루며, 거대한 '범죄도시' 세계관을 완성해냈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범죄도시'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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