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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아마 전생에 한국 사람이지 않았을까요?" [인터뷰 뒷담화]
2017. 10.06(금) 08:00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크리스티안 인터뷰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크리스티안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우연히 MBC 예능 프로그램 '세바퀴'를 보고 한국에 관심이 생긴 멕시코의 한 청년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한국에 가겠다 결심했다. 그렇게 1년간 열심히 돈을 모은 그는 정말 한국에 왔고 한국이 좋아 그대로 정착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 중인 크리스티안 부르고스 얘기다.

크리스티안은 한국에 오기 전, 멕시코 구리 광산에서 한국 직원들의 통역사로 일했다. 한국에 갈 돈을 단시간에 모으기 위해 비교적 고소득인 광산에 간 것. "한국 회사가 산 광산이었다. 직원들이 대부분 한국 사람이었다"고 운을 뗀 그는 "특히 그때 문화 차이를 처음으로 크게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빨리' 일하는지 와우. 진짜 놀랐어요. 멕시코 사람 특징이 많이 여유롭거든요. 어느 정도냐면 만약에 퇴근까지 1시간 남았는데 뭘 하라고 하면 '내일 할게요'라 해요. 근데 멕시코 사장이라면 이해할 수 있어요. '편하게 집에 가서 쉬고 내일 와서 첫 번째로 해야 돼. 알았지?' 그런 식으로 할 거예요. 광산에서도 멕시코 직원들이 퇴근 시간이 안 됐는데도 갈 준비 다 하고 '왜 이렇게 빡빡하게 해. 내일 하면 되잖아'라 하는 거예요. 근데 그대로 통역할 수는 없어서 '나도 알아. 근데 지금 하라잖아. 지금 해주면 안 돼?' 설득했죠."



한국과 멕시코 사이, 통역사로 낀 크리스티안은 꽤나 난처했을 법했다. 그는 "나중엔 어쩔 수 없이 스페인어로 직원들에게 말했다. 한국 쪽에선 '명령 제대로 전달해라. 왜 안 해?'라 하니 '월급 받는 거니까 한국 스타일로 하라'고 했다. 하다 보니 저도 성격이 한국 스타일로 바뀌게 됐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티안이 통역사로 들어갔을 당시, 한국어를 배운지 고작 6개월 정도 됐을 때였다. 한국어가 능숙하지도 않은데 특히나 광산에서는 그와 관련된 전문 용어를 쓰다 보니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그는 "미팅에 갔는데 한국 기술자, 멕시코 기술자, 캐나다 기술자가 있었다. 메인 보스가 한국 사람이었는데 '통역이 드디어 왔다. 소통 문제가 해결됐다'고 좋아하시더라. 아는 언어로 자기소개를 하라시는데 사실 자기소개는 기본이지 않냐. 세 나라 언어로 소개했더니 '와 대박이다' 하면서 박수를 치셨다. 근데 미팅을 시작하고 갑자기 구리 전문용어를 쓰기 시작하는데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땐 한국 눈치도 몰랐거든요. '조금 쉬운 단어로 표현해주시면 안 될까요? 처음이라 잘 모르겠어요'라고 했더니 부장님이 '뭐라고? 통역은 맞지?' 하면서 뒷목을 잡으시더라고요. 그러더니 '너 공책도 없잖아. 볼펜도 없어?' 하시곤 서랍을 열고는 공책과 볼펜을 주셨고 '잘 듣고 쓰고 그 다음에 통역하면 돼'라고 하셨죠. 근데 전문용어는 적어놔도 모르겠는 거예요. '또 모르겠어요' 했더니 2차 뒷목을 잡으셨고 다른 서랍을 열더니 커다란 책을 꺼내셨어요. '이게 광산에 대한 매뉴얼이야. 저 방에서 이거 다 배울 때까지 나오지마' 하셨죠."

티브이데일리 포토

그렇게 크리스티안은 꼬박 4개월을 배웠다. "한국 박사, 멕시코 박사의 도움을 받아 좀 더 빨리 배울 수 있었다"는 그는 "4개월을 배우고 1년 동안 구리 광산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 와서는 그때 배운 말을 써본 적이 없다는 너스레다. "'구리'라는 말을 한국 와서 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고생스러웠던 구리 광산에서의 경험은 한국에서 나름 큰 자산이 됐다. 크리스티안은 "한국 사람들이 '한국말 너무 잘하네? 한국 여자친구 있었지?'라 묻는다. 그럼 '저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광산에서 일했어요'라 한다"며 "존댓말을 진짜 잘한다. 한국에 왔을 때 반말이 어색했다. 자동적으로 존댓말이 나오더라"고 전했다.

크리스티안은 목표한 돈을 모으자마자 광산 일을 그만 두고 한국행 비행기를 끊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의 패션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국에 처음 왔을 땐 지금 이 룩이 아니었어요. 멕시코 룩이었어요. 광산에서 무슨 패션이 있어요. 다 유니폼 입고 안전모 쓰니까 신경을 못 쓰잖아요. 제 외모에 신경을 쓰지 못한 상태로 한국에 왔어요. 그냥 외국인이었죠."

한국에 와서 제일 많이 들은 말도 "잘생겼다"가 아닌 "어디에서 왔어요?"였단다. "멕시코에서도 잘생긴 얼굴이냐"는 물음에 그는 "미의 기준이 한국과 다르다. 저는 광산에서 일했던 남자니까 멕시코에서도 잘 먹혔을 거다. 멕시코는 털 있고 상체 크고 남자 냄새나는 그런 상남자를 좋아한다. 한국에서는 몸이 굳이 좋아야 할 필요는 없고 젠틀하게 보이는 꽃미남을 잘생겼다고 하지 않냐. 저도 조금 한국식으로 변질됐다"고 밝혔다.

"최근에 머리를 밝은 갈색으로 염색했었어요. 늙기 전에 한 번 해보고 싶었거든요. 한국 사람들은 '잘 어울리네'라 해줘서 기분이 되게 좋았어요. 근데 며칠 전에 멕시코 독립 기념행사가 있어서 제가 MC를 맡았는데 멕시코인들만 있었거든요. 장군님이 '머리 왜 그래? 이러면 멕시코 이미지가 뭐가 돼?'라 혼내시더라고요. 너무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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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한국인들이 멕시코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에 대해 물었다. "어디든 선인장이 있진 않습니다. 그게 큰 착각입니다"라고 웃어 보인 그는 "언젠가 친구가 내가 사는 곳의 선인장은 어떻게 생겼냐고 묻더라. 선인장은 멕시코 북쪽에 가야 있다. 멕시코시티에서는 찾을 수 없다. 선인장이 대표 식물이긴 하지만"이라고 했다.

이어 "왜 유명해졌냐면 미국 사람들 때문이다. 멕시코 북쪽이 미국이랑 가까우니까 먼저 보이는 게 선인장들이고 말 탔던 사람들이었을 거다. 미국 영화들이 멕시코 사람들을 판초 입고 수염 긴 사람으로 표현한다. 그게 퍼져서 전세계에 인식이 그렇게 된 것뿐이다. 우리는 실제 한국 사람들처럼 패션에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마찬가지로 멕시코에서도 한국에 대한 인식은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K팝과 '강남스타일' 영향은 있다고. 크리스티안은 "'강남스타일' 전후로 달라졌다. 그전에는 한국 위치도 잘 몰랐다. 태권도는 잘 안다. 멕시코도 태권도를 잘 한다. 저는 어렸을 때 태권도가 멕시코 스포츠인 줄 알았다. 올림픽 할 때마다 메달을 땄다. 가장 유명한 선수들이 태권도 선수여서 착각했다. 멕시코에서 한국 사람이라고 하면 태권도를 많이 떠올린다"고 털어놨다.

크리스티안은 그러나 K팝이 아닌 의외의 음악 취향을 꺼내며 윤종신과 김동률을 '가장 좋아하는 가수'로 꼽아 놀라움을 자아냈다. "'비정상회담' 나가고 첫 게스트가 윤종신이었다. 집에서 난리가 났다. 왕팬이라서 실제로 만나서 '너무 좋아해요. 이 노래, 이 노래 너무 좋아하는데'라 했다. (윤종신이) 나보고 형이라고 부르라고 했다. '악! 종신이 형이 형이라고 부르라고 했어'라고 흥분했다"고 회상했다.

"한국 음악에 관심이 되게 많아요. 엄마가 가수였고 아빠는 음악가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음악이랑 같이 살았거든요. 피아노도 있었고, 드럼, 베이스 기타도 있었어요. 최근엔 해금도 시작했죠. 한국 음악을 처음 들었던 건 K팝이었어요. 좀 더 깊이 들어가서 인디 음악도 들었었고, 발라드, 랩, R&B 다 들었죠. 서태지와 아이들 랩도 다 할 수 있어요. 사람들은 '너 나이 스물다섯 살 맞아?'라고 해요. 아마 전생에 한국 사람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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