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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제리 소녀시대' 이종현, '연기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인터뷰]
2017. 10.20(금) 17:57
이종현
이종현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연기돌', 연기를 병행하는 아이돌을 의미하는 신조어 겸 합성어. 그룹 씨엔블루 이종현은 '신사의 품격'부터 '란제리 소녀시대'까지 여러 작품을 거친 '연기돌'이다. 연기와 음악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법도 한데, 이종현은 쉬지 않고 달리고 있다. '연기돌'로 살아가는 그의 열정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인지 궁금증이 들었다.

이종현은 최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극본 윤경아·연출 홍석구)에서 미스터리한 구석이 있는 약방 총각 주영춘 역을 맡았다. 주영춘은 서울에서 전학 온 소녀 박혜주(채서진)를 좋아하게 되며 로맨스를 펼쳐나갔다.

늘 작품이 끝날 때쯤에는 조금씩 후회가 남는다는 이종현은 "이번에는 12회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시원섭섭함이 크게 느껴졌다"며 '란제리 소녀시대'가 8부작인 탓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종현은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는 4회짜리 완결본이었다"고 비하인드를 밝히며 "내용이 더 희미했었는데도, 전개의 빈 공간들을 상상할 수 있는 게 좋았다"고 8부작의 매력을 꼽았다. 이어 그는 드라마에 등장하지 않은 주영춘과 박혜주의 미래에 대해서도 "둘이 잘 살았을 것 같다고 상상하게 된다"며 "8회 안에 그런 느낌들이 잘 표현된 것 같아서 왜 드라마가 8부작이 됐는지 이해가 되더라"고 이야기했다.

이종현은 작품 뿐만 아니라 주영춘이라는 캐릭터에도 대단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첫 촬영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아 불안할 수 있었던 상황임에도 출연을 확정한 이유는 주영춘에 대한 확신 때문이었다. 그는 "촬영 일정이 빠듯한 상황이었지만, 이 캐릭터를 놓치면 너무 후회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주영춘은 박혜주를 열렬히 사랑하며, 마지막에는 그와 함께 용기 있는 사랑의 도피를 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원작인 소설 '란제리 소녀시대'에서는 박혜주를 겁탈하는 악한 인물로 그려졌다. 이에 대해 이종현은 "원작을 찾아보니 주영춘이 전혀 다른 캐릭터였다. PD님과 작가님께 여쭤 보니, 예쁘게 잘 그려주겠다고 하시더라"며 "마지막에 캐릭터가 바뀔까봐 조금 불안하기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이종현이 꼽은 드라마 속 주영춘의 매력은 '성장'이었다. 그는 "주영춘은 불안하고, 정체불명의 친구였다. 그런데 누군가를 만나, 사랑 같은 여러 감정을 경험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가장 뚜렷하게 그려진 캐릭터"라며 "그렇게 변해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주영춘의 성장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박혜주를 향한 사랑이었다. 이종현은 박혜주만을 바라보는 주영춘의 사랑에 깊게 공감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중고등학교 시절 여학생이 다가오기만 해도 떨리던 시절이 있었다"며 "그런 감정을 떠올리려고 연구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종현은 자신의 첫사랑을 회상하며 주영춘 캐릭터를 만들었다. "첫사랑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는 그는 "중학교 때 첫사랑을 했는데, 남자중학교를 다녀서 여학생을 보기만 해도 떨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이종현은 "손 잡으면서 떨려하고, 감정이 쌓여가는 첫사랑의 과정을 기억해내는 게 어렵기도 했다. 그래서 더 본능적으로 대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분명 어려움도 있었지만, 주영춘은 이종현에게 연기에 대한 확신을 주기도 한 캐릭터다. 이종현은 "배우인 지인들이 '네가 작품하면서 했던 생각과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일치하는 지점이 올 거다. 그 순간 네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선명해질 거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감정을 '란제리 소녀시대' 5회 엔딩을 촬영하면서 느꼈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이어 "짜릿했고, 욕심도 많이 났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연기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더욱이 이종현은 주영춘을 통해 연기 호평도 받았다. 이에 이종현은 주영춘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 그는 "제 연기에 대한 호평을 해주시는 걸 처음 본 것 같다.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이번 작품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연기에 대한 확신이 커지는 만큼 연기와 음악을 병행하는 것에 대한 이종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었다. 이종현은 "지금도 둘 다 완벽하게 병행은 못 한다. 스스로 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둘 중 하나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려고 한다"며 연기와 음악을 모두 잘 해내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종현은 이미 아이돌로 정상에 올랐다. 성공한 아이돌로만 살아갈 수 있음에도, 신인의 자세로 어려움에 부딪혀야 하는 연기에 계속 도전하겠다는 이종현. 그가 연기에 매진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무대가 편해지고, 여유가 생기면서 나오는 멋들이 있어요. 점점 그런 멋은 생기지만, 20대 초반에 느꼈던 긴장감 가득한 삶은 사라져간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게 갈증과 부담을 일으키면서 힘들었어요. 그런데 연기자로 현장을 가면 계속해서 떨려요. 그 긴장과 떨림 때문에 연기를 좇는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에도 이종현은 앞으로의 삶에 대한 불안감도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는 "20대를 멋있게 보냈기에 앞으로의 삶이 더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보다 더 잘 살 확률을 따져보면 너무 힘들 것 같다"며 웃었다. 하지만 연기와 음악을 병행하고 있는 그에게는 아직 끊임없는 도전 과제들이 남았다. "아직 할 수 있고, 할 것들이 많이 남았다는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해요." 이에 더 많은 것을 이뤄갈 이종현의 미래에 기대가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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