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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라더' 장유정 감독,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인터뷰]
2017. 10.28(토) 10:20
영화 부라더, 장유정 감독
영화 부라더, 장유정 감독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잘 나가는 뮤지컬 감독이 돌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맨손으로 영화판에 뛰어들었을 때, 많은 이들은 그의 행보에 의문과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장유정 감독은 의문 섞인 세상의 시선에서 초연해진 모습이었다. 아무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묵묵히 닦고 있는 그를 만났다.

'부라더'(제작 홍필름)는 뼈대 있는 가문의 진상 형제 석봉(마동석), 주봉이 '멘탈'까지 묘한 여인 오로라(이하늬)를 만나 100년 간 봉인된 집안의 비밀을 밝히는 코미디 영화다. 두 형제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 가족의 정이 어우러진 한국적인 작품으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창작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가 원작이다. 2007년 원작 초연이 이뤄진 지 꼭 10년 뒤인 2017년, 장유정 감독은 7년의 제작 기간 끝에 '부라더'를 세상에 내놓게 됐다. '김종욱 찾기'에 이은 두 번째 스크린 도전이다.

"사실 뮤지컬 영화를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였다"는 장유정 감독은 한국예술종합대학교 연극원에서 연출을 전공했다. 연극과 영화 연출을 동시에 준비하며 영화 제작사에서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고, 입봉의 순간이 찾아오기도 했었지만 번번이 제작이 무산됐단다. 그러던 중 2002년 창작 뮤지컬 '송산야화'를 내놓으며 데뷔한 그는 이후 '부라더'의 원작인 '형제를 용감했다'를 비롯해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그날들' 등 여러 창작 뮤지컬을 내놓으며 공연계의 스타 연출가가 됐다.



대학로를 주름잡는 연출가가 된 후에도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은 계속됐다. 하지만 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고, 모든 걸 포기하려던 순간 자신이 만든 창작 뮤지컬의 영화화를 제안 받은 장유정 감독은 2010년 개봉한 영화 '김종욱 찾기'를 직접 연출하며 영화로 향하는 길을 찾았다. 국내에서 창작 뮤지컬을 영화화한 사례는 '김종욱 찾기'가 처음이었고, 장유정 감독은 그 변신에 성공한 1호 감독이 됐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이후 두 번째 작품인 '부라더'를 내놓기까지는 꼭 7년이 걸렸다. 불가피하게 제작이 중단된 1년 동안 신작 뮤지컬 '그날들'을 발표한 것 외에는 그 긴 시간을 온전히 영화 제작에 쏟았다는 장유정 감독이다. 원작인 '형제는 용감했다'를 완전히 해체해 영화적 문법에 맞게 조립하고 또 부수고, 다시 조립하는 과정이 끊임없이 이어졌다는 것.

지금이야 다 지난 일이니 "7년 간 한 우물만 팠다"며 너스레지만, 장유정 감독은 7년 간의 외도를 이어가는 동안 주위에서 수많은 걱정과 우려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바닥부터 다시 시작한 지난 7년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는 그다. "뚝심만 가지고는 달려오기 어려웠던 긴 여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나를 채우게 됐다"는 것이다.

"사실 '김종욱 찾기'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과정은 그리 힘들지 않았어요. 로맨틱 코미디의 법칙 아래서 자연스럽게 장르의 전환이 가능했거든요. 공연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1인 다역의 매력이 휘발될까 봐 두렵긴 했지만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부라더'는 코미디잖아요. 무대에서의 코미디와 영화에서의 코미디가 굉장히 다르다는 걸 깨달았죠. 게다가 웃음 안에 반전을 담고 가족 드라마가 자아내는 감동까지 전해야 했죠. 여기에 2007년에 만든 작품이다 보니 2017년 정서에 맞게 변주하는 작업까지 필요했어요. 논문까지 찾아가면서 새로 공부를 하고, 수많은 자기검열을 거친 후에야 시나리오를 내놓을 수 있었죠."

그는 "뮤지컬은 스토리를 응축해야만 그 사이로 음악과 춤이 들어갈 공간이 나오는데, 그 압축된 이야기를 영화의 문법에 적용하면 당연히 빈약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 빈자리를 채워주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일례로 원작에서는 백수 청년이었던 석봉, 주봉 형제에게 각자 직업과 전사를 설정하는 등 각 캐릭터의 성격을 새롭게 만들고, 이들을 뒷받침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꾸며 줄 조연들의 역할 역시 명확하게 정리해 추가가 돼야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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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정 감독은 "결국 작품의 뼈대와 본질적인 메시지만 남기고 모든 것을 다시 짜야했지만, 공연과 영상매체의 차이를 하나씩 알게 되는 과정이 마치 보상 같았다"며 지난 시간을 설명했다. 지난한 작업을 통해 작품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알게 됐고, 그 과정에서 마음을 열고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법을 배운 것이 곧 자신의 새로운 자양분이 됐다는 것이다.

장유정 감독은 "마음이 닫혀 있으면 이방인이 된다. 늘 마음을 열어두고 모든 이들의 조언을 듣되, 그 안에서 중심을 잡으려 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수정하는 과정에서는 모니터링 과정에서 나온 지적 사항을 메모지 수십 장에 꼼꼼히 적어 붙여 놓고 글을 고쳤고, 촬영을 마친 뒤 편집을 하는 후반부 과정에서는 초 단위로 수정해야 할 사항들을 모두 적어두며 만전을 기했다고. 이처럼 작품에 대한 지적을 두려워하거나 흘려듣지 않으며 단단히 다진 '오픈 마인드'는 영화 작업을 마무리하는 그 순간까지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편집 과정에서 나온 연출 방향을 목록으로 만들어서 제작사, 투자사 등 영화와 관련된 모든 곳에 뿌렸어요. 나중에 결과물을 두고 당황하지 말고, 애초에 모두 함께 지도를 보며 나아가자는 생각이었죠. 스태프도 더욱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았고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가자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작품을 검열하다 보니 오히려 취해야 할 부분, 버려야 할 부분이 명확하게 보였어요."

이처럼 많은 것을 얻게 해 준 '부라더'의 개봉을 앞두고, 장유정 감독은 떨리는 마음을 숨기기가 어렵다고 했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모든 배우, 스태프들의 노고가 담긴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그들을 기쁘게 할 수 있기를, 또한 온 가족이 모여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영화가 됐으면 한다"는 그의 말처럼, 묵묵히 외길을 걸으며 영화에 담긴 그의 노력이 관객들의 마음에도 울림을 남길 수 있기를 바란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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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부라더 | 장유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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