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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김성규 "장첸파랑 마석도 싸우면 누가 이기냐고요?" [인터뷰]
2017. 11.07(화) 12:37
범죄도시 김성규 인터뷰
범죄도시 김성규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화려한 생김새나 언변을 지니지 않아도 어쩐지 끌리고 호감 가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가벼이 하지 않고 진지하게 꺼내놓으며 진심을 전달하려는 모습이 참 착실하고 좋은 사람이구나 싶은 배우 김성규였다.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제작 홍필름)에서 악랄한 조선족 조폭 장첸파 부하 중 양태를 연기한 배우 김성규는 분명 극의 많은 비중을 차지한 인물이 아님에도 그 인상이 꽤 강렬했다. 온갖 사악한 범죄를 저지르며 낄낄대고 즐거워하지만 한편으론 장첸의 심기를 살피며 잔뜩 겁에 질려 두려움에 떠는 리얼한 표정이 뇌리에 깊게 박힌 까닭일 터.

1986년생, 연극배우 출신인 김성규는 영화 단역으로 두어 번 출연한 바 있다. 여느 때처럼 오디션을 보러 '범죄도시' 현장을 찾았을 때 감독과 제작자는 그를 보며 "양태가 들어왔다"고 했단다. 이에 "평소 모습이 양태 같다면 제가 얼마나 이상한 사람이겠나"라는 가벼운 넉살과 함께 말문을 연 김성규는 "조선족 상인이나 조선족 조직원 1, 2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오디션장에 갔다. 전날 친구가 너무 대학생 같아 보인대서 머리를 좀 짧게 잘랐고, 눈썹 끝도 밀어서 덥수룩하고 지저분한 느낌을 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앞서 감독은 실제 극의 리얼리티를 위해 천 명의 오디션을 봤고, 그들의 연기력과 더불어 절실함을 봤다고 했다. 17년 만의 데뷔작을 내놓는 감독인 만큼 역할에 간절한 배우들에 동질감을 느낀 것일 테다. 등장부터 양태 그 자체였던 김성규는 망가진 휴대폰을 테이프로 감아 붙인 모습이 인상 깊었단 감독이었다. 이에 김성규는 "촬영하며 휴대폰은 바꿨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감독님의 섬세한 성향인 것 같다. 사실 오디션 때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잘 봤다고 하시더니 앞으로 계획이 뭐냐고 물으셨다. 오디션이 안 될 줄 알고 솔직하게 앞으로 연극을 좀 열심히 해보려 한다고 했었다. 그리고 헤어졌는데 그새 감독님이 저를 다 관찰하신 것 같더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범죄도시'의 장첸파로 합류하게 된 김성규다. 그제야 제대로 시나리오를 보게 됐고, 양태는 쉽게 그려지지 않는 모호한 친구였다. 감독이 간혹 관객들이 동정심을 갖게 될까 악인들의 전사를 철저하게 배제한 탓도 크겠다. 결국 양태를 살아 있는 인물로 만드는 건 김성규의 몫이었다. 그는 양태의 전사를 집 없이 떠돌면서 구걸하고 도둑질하며 사는 가난한 아이, 이른바 '꽃제비'로 설정했다. 범죄에 노출된 아이들의 사진을 보다가 무섭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한 여러 가지 감상이 크게 와 닿았고, 이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려 했다고. 그는 "양태가 장첸을 어떻게 만나고 함께 다니게 됐을까 생각했다. 들개처럼 길에서 자란 아이라 배고프고 굶주렸고 살기 위해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아이가 아니었을까"라고 상상했다. 처음부터 악하거나 나쁜 아이는 아니었지만 장첸에 의해 길러진 듯한 이미지를 생각했다.

그가 말하길 양태는 장첸파 무리 속에 속해 있는 것이 안정적이고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했고, 장첸의 실질적 오른팔 위성락(진선규)이 하는 걸 보고 배우며 장첸의 말에 무조건 복종했다. 그리고 장첸에 쓸모없는 사람이 됐을 땐 언제든 버림 받을 수 있을 거란 불안과 위태로움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위성락이 형사 무리에 잡혀 들어가고 독이 오른 장첸이 폭주할 때 제가 먼저 나서기도 하고, 장첸의 행동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겁에 질려 눈치를 살피는 양태의 모습이 완성될 수 있었다. 이처럼 리얼하고 생생한 인물을 묘사해냈음에도 "제가 워낙 낯설어서 관객들이 볼 때 더 리얼하게 봐주신 게 아닐까"라며 겸손인 김성규다. 그리고 이 모든 인물과 상황들을 전체적으로 어우러지게 만든 감독의 실력 덕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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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모든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을 만큼 그에게 '범죄도시'란 남다른 애착이 가득한 영화였고, 대중에겐 '범죄도시' 김성규란 배우를 알려준 작품이기도 하다. 실제 김성규는 달라진 변화를 실감했다. "원래 뒤에 있는 걸 좋아하고 조용히 살던 사람인데 대중의 반응에 얼떨떨하다. 솔직히 부끄럽지만 좋다"는 그다. 친구 결혼식에 갔을 때 하객들이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 요청하거나, 영화 잘 봤다는 지인들의 연락이 쏟아지는 등이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제일 좋아해 주시는 부모님의 모습에 기쁘단다. 그는 "아버지는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만드셨다. 양태 관련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다니신다. 아버지가 너무 앞서가는 분이시다. 너무 큰 기대를 안 하셨으면 좋겠는데"라며 못 말려하면서도 "아버지께 즐거운 일이 생긴 거라 좋다. 처음엔 영화를 보시고 제가 나쁜 놈으로 나오니까 객관적으로 못 보셨는데, 나중엔 정말 재밌고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며 미소짓는 모습이 훈훈하다.

'범죄도시'는 현재 개봉 6주 차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무서운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고, 한국 역대 청불영화 흥행 순위 3위를 갈아치웠다. '범죄도시2' 제작 여부에도 폭발적 관심이 기울어진 상황, 장첸파라 시즌2에선 함께 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을 터. 하지만 김성규는 "후회없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을 다시 뵙고 배우들도 다시 만나고 싶지만, '범죄도시'는 마석도와 형사들의 고군분투 이야기잖나. 그들이 거대한 사건을 또 맡지 않을까. 저는 계상 형, 선규 형과 장첸파였기에 행복했고, 찐득한 누아르를 해봤기에 후회는 전혀 없다"고 했다.

이어 마석도 형사파와 장첸파가 싸우면 누가 이기냐는 잡스럽지만, 원초적인 궁금증(?)엔 "거기엔 한 명만 있어도 '쨉'이 안 되지 않나. 정말 마동석 선배님을 처음 봤을 때 말할 수 없는 묵직함이 있었다. 그래도 저희에겐 도끼가 있다. 장첸파는 도끼 에너지가 있어 잘 모르겠다"는 넉살로 은근히 웃음을 주는 그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에 다녀와서도 꿈이 뭔지 잘 몰랐던 그는 학교 동아리 선배가 우연히 권한 뮤지컬을 보고 "하고 싶은 무언가가 생긴 느낌"이 들었고,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연기를 시작했단다. 연극 무대에 서고 수입이 없어 월세를 못 내도 돈 때문에 후회해본 적은 없다. '연기를 왜 하지'란 물음은 아직도 스스로에게 찾고 있다고. "아마 그 답을 못 찾아서, 이걸 찾고 싶어서 계속 연기하고 있는 게 아니겠나"라는 그다.

김성규는 이처럼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중이었다. '좋은 연기란 무엇일까, 좋은 배우란 무엇일까.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등등 그 내면의 물음들은 김성규를 배우로서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아직 목표도, 답도 찾지 못했단 그지만 이는 결코 어리숙하거나 무성의해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연기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는 흔적이었고, 그런 그라면 앞으로도 진지하게 성찰하며 자신의 길을 찾아갈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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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영화 '범죄도시'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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