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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이선균, 폭주하는 잔혹한 로맨티스트 [인터뷰]
2017. 11.09(목) 10:22
미옥 이선균 인터뷰
미옥 이선균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배우 이선균은 어김없이 도전하고, 고민하며 자신을 완성해나가는 중이었다. 처음 시도한 누아르 장르에서 사랑과 연민, 결핍으로 점철된 새로운 남성 캐릭터를 구축한 것은 바로 이선균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11월 9일 개봉된 영화 '미옥'(감독 이안규·제작 영화사 소중한)에서 이선균은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2인자 나현정(김혜수)을 위해 조직의 해결사가 된 임상훈 역을 맡았다. 그는 나현정을 향한 결핍과 애정, 집착과 배신 등의 감정의 폭주로 극의 갈등을 유발하고 증폭시키는 인물이다.

끈적하고 음습한 누아르 세계에서 그는 온갖 천박하고 더러운 일을 서슴지 않고, 잔혹한 살육도 저지르지만 한편으론 나현정이란 꿈을 꾼 낭만주의자이며 가엾은 로맨티스트이기도 했다. 이를 치열하고 들끓는 감정의 기폭으로 담아낸 이선균이다. 그래서인지 기존 범죄 누아르에서 봐왔던 인물들과는 확연히 다른 결을 완성했다. 그럼에도 "처음엔 솔직히 주저했다"고 속내를 털어놓는 그다. 누아르는 그에게도 낯선 장르였기 때문.



그는 "어떤 역할에 저를 대입했을 때 편하고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잘할 것 같단 생각이 들기도 하는 반면, 어떤 역할은 그림이 잘 안 떠오르고 '이 시나리오를 내게 왜 줬지?' 하는 물음이 생길 때가 있더라. '미옥'은 제게 후자였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그랬기에 더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자신에겐 이런 장르에 대한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편이 아니었다고 솔직히 밝힌 그는 당시 이미 김혜수가 캐스팅된 후였고, 이를 의지하며 작품을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컸단다.

"솔직히 우리 세대는 홍콩 누아르와 주윤발 세대 아니냐. 총도 쏴보고 싶고 그런 로망이 있었다"라고 넉살을 떠는 이선균이지만, 무엇보다 배역의 끌림이 '미옥'을 선택하는 결정적 이유가 됐다. 그는 상훈에 대해 "역할이 멋지기보단 감정의 증폭이 컸고, 굉장히 아프고 결핍이 있는 인물이었다. 이런 결핍을 가진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더 매력적이었다"고 했다.

특히 상훈의 캐릭터성을 표현해주는 개농장은 "저의 일터이자 안식처였다. 상훈 자체가 유기견 같았다"며 "상훈은 고아로 외롭게 자랐다. 그는 자신을 처음으로 보듬어주는 현정에게서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을 느꼈지만 이게 비뚤어져서 커졌던 거다. 유기견처럼 자라 언제든 버려질지 모른단 불안감 때문에 비뚤어진 질투심이 표현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핍된 상훈의 감정이 표면적으로 드러나기에 극의 중심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극 속 인물들이 모두 아픔이 있고 서로를 바라보고 있어도 각자의 욕망과 감정이 엇갈리는 공기나 밀도에서 느껴지는 헛헛함이 많이 공허하고 슬펐다고 했다.

결국 파멸로 치닫는 감정의 폭주 속에서도 그는 자신이 스스로 망가뜨린 꿈을 향한 끊지 못하는 들끓는 애정을 보여준다. 그때 가장 씁쓸했단 이선균은 어떻게 보면 상훈은 사실적이지 않은 극적인 인물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제가 현정을 구하러 갈 때나, 현정이 마지막에 제게 올 때도 연극적이기도 하고 게임 속 장면 같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안 해봤던 장르이기에 낯설고 어색한 장치나 설정이 있었지만, 어떻게 관객들에 받아들여질지 궁금하다고.

이선균은 이처럼 일반적인 누아르 영화의 남성 캐릭터들의 외형을 따르기보단, 상훈이 왜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어떻게 이같은 감정을 쌓아왔는지 그 내면을 보여주기 위해 인물을 고찰했다. 그랬기에 잔혹하게 폭주하는 로맨티스트란 새로운 남성 누아르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 그래서 그가 완성한 상훈의 감정적 서사와 최후는 더욱 안쓰럽고 진한 여운을 남겼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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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개농장이 주는 이미지 때문에 조금 더 지저분한 외형을 보였어도 좋았겠지만, 영화의 톤앤매너 때문에 가죽점퍼도 입고 롱코트도 입었다고 다시금 넉살이었다. 또한 개농장 에피소드로 "개를 안 키우는데 낯선 개들이 있는 공간에 있으니까, 태연한 척 있지만 무서웠다. 요즘 개 사건도 크게 있지 않았나. 물론 다 교육받은 개였지만, 편안하게 있어야 하는 게 힘들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평소엔 이렇듯 사람 좋고 넉살 좋은 그지만, 배우로서 이선균은 치열하게 고민하는 삶의 연속이란 점은 조금 의외였다. 그는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책임감도 느끼고 늘 고민한다"고 했다. 젊었을 땐 겁 없이 달려들고 부딪혔다면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연기를 하면 할수록 겁이 난다고.

"제가 나이를 먹고 성숙해질수록, 좋은 사람이 되어야 더 좋은 연기가 나올 거란 생각을 한다. 언제까지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그건 제가 관객들에 믿음을 줘야 유지가 되는 것 아니냐. 요새는 그런 고민에 빠져 있고, 이는 모든 배우들의 고민일 것"이라고 쿨하게 털어놓는 이선균이다. 이미 이처럼 긍정적이고 바른 가치관을 지닌 그가 좋은 사람이자 배우가 아닐 수 없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씨네그루 키다리이엔티, 영화 '미옥'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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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연예계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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