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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모래시계', 거대한 원작 '귀가시계'의 무게를 견뎌라 [종합]
2017. 11.14(화) 17:30
뮤지컬 모래시계 포스터
뮤지컬 모래시계 포스터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뮤지컬 '모래시계'가 인간 본연의 가치에 주목해 시대의 아픔, 사라진 청년 문화의 상실감을 노래한다.

뮤지컬 '모래시계'(연출 조광화) 측은 14일 오후 서울시 중구 흥인동에 위치한 충무아트센터에서 연습실 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조광화 연출과 김문정 음악감독 신선호 안무가를 비롯해 배우 강필석 조정은 최재웅 김우형 김지현 한지상 장은아 손종학 이정열 성기윤 박성환 김산호 강홍석 손동운 이호원 등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고 작품에 관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모래시계'는 1995년 방송된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삼아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에서 배우 최민수가 연기한 태수 역에는 김우형 신성록 한지상, 고현정이 연기한 혜린 역에는 김지현 장은아 조정은, 박상원이 연기한 우석 역에는 강필석 박건형 최재웅, 이정재가 연기한 재희 역에는 김산호와 그룹 하이라이트 멤버 손동운, 그룹 인피니트 출신 이호원이 캐스팅됐다. 이 밖에도 베테랑 연기자 손종학 이정열과 강홍석 박성환 성기윤 등이 출연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원작 드라마가 방송 당시 '귀가 시계'라 불릴 정도로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큼, 그를 무대로 옮긴 뮤지컬 역시 원작의 감동을 고스란히 재연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원작에 대한 향수를 간직한 팬들이 많은 만큼 잠재적 관객 층도 상당하지만 원작을 제대로 무대에서 구현하지 못할 경우 비판의 강도도 거셀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조광화 연출은 "태수나 재희가 원작 드라마에선 말없이 과묵한 캐릭터인데 뮤지컬에선 노래도 하고 춤도 춰야 하니 드라마보다 훨씬 활력 있으면서도 서정적인 감성을 표현하려 했다"고 원작과의 차이에 대해 운을 뗐다. 이어 "중점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도 '청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문화라는 게 없어지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엔 정치적 투쟁, 사회적 투쟁을 하면서도 낭만을 즐기거나 젊은이의 문화라는 게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먹고살기 바쁜 것 같다. 정작 공부를 하고 싶고 세상에서 멋진 꿈을 이루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데도 경제적인 이유로 쫓겨서 시대가 청년들을 배려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이 어떻게 싸워가고 있는 지를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김문정 음악감독은 "고백하자면 작곡가님이 아직도 넘버들을 수정 중이다. 방대한 감정을 음악에 녹이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과정이었다. 주축을 이루는 세 주인공이 느끼는 감성을 시대 별로 대변해야 했다. 고등학교 시절의 순수함과 2030 등 시기적으로 기로에 섰을 때의 넘버, 악의 주축을 이루는 장면 등을 여러 장르의 음악을 펼쳐 놨다. 아직도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아마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여러 캐릭터에 맞게 표현될 거라 믿고 있다"며 "내년 오디션에 지망생들이 이번 공연의 넘버들을 즐겨 부르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또한 신선호 안무가는 "제가 잡은 콘셉트는 음악과 드라마 안에서 튀지 말자는 것이었다. 신 별로 음악과 이야기가 다르니까 그에 맞춰서 너무 과하지 않게 녹아들 수 있는 움직임을 찾으려 했다. 고등학교 시절에서 군대도 가고 나이가 들어가는 청년들의 움직임을 찾아봤다"고 말했다. 이어 "안무만 하고 노래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드라마 안에도 춤이 연결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첫 번째 원칙은 다양하게 표현하는 것이었다. 어떨 때는 활기 차고, 어떨 때는 열정이 있는 것"이라며 "그러면서도 어떠한 조직과 체계 근엄함을 풍자해보려 했다. 그리고 세상 너머에 또 다른 희망이 있겠다는 생각을 갖고 작업을 했다. 이번 시연회가 끝나고도 작업이 남아있다. 사실 머리가 너무 아픈데 매일 수정과 고민을 반복한다.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고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무대에 올라갔을 때 모든 배우들이 다 빛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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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이 느끼는 창작의 고민들은 무대 위 주인공인 배우들에게도 해당됐다. 이 가운데 배우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원작의 부담감을 떨쳤다. 먼저 김우형은 "많은 관심에 감사드린다"고 운을 뗀 뒤 "가능한 깔끔하게 보여드릴 수 있는 장면들을 선택했다. 이 밖에도 더 좋은 음악과 장면들이 많다. 세트가 움직이고 더 재미난 장면들이 있는데 극장에 와서 확인해 달라. 자신 있게 말씀드리지만 오늘 시연 장면은 빙산의 일각이다"고 원작부터 비롯된 이번 공연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내며 부담보다는 설렘을 표했다.

이어 한지상은 실제 할머니가 이산가족임을 고백하며 "대사 중에 '어머니가 너를 통해 아버지를 본다'는 말이 있는데 그만큼 저희 할머니도 67년을 이산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아버지를 통해 할아버지를 보셨고, 저는 그 모습을 보고 자랐다. 그런 기분을 이번 작품에서도 시대가 앗아간 자유로 느끼고 있다"고 털어놓으며 시대의 아픔이라는 보편적인 가치로 원작을 넘어 무대에서도 감동을 전하고자 했다.

그런가 하면 강필석은 우석에 대해 "시대에 머물면서도 행동하려는 캐릭터다. 거기다 24부작이라는 드라마를 2시간 여로 줄이다 보니 이 방대한 캐릭터의 이야기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얘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 너무 어려워서 머리가 터질 것 같다. 그래도 잘 완성해서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다"며 "우석뿐만 아니라 많은 캐릭터들이 원작보다 점핑(jumping) 하는 부분들이 있다 보니 '이건 너무 과한 점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원작이 너무 길다 보니 그런 것 같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최재웅은 "박건형 형, 강필석 형과 제가 우석 역할인데 두 형과 연습하는 게 너무 즐겁다. 형들한테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있다. 저 같은 경우 다른 분들이랑 달라서 특별히 어떻게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편이 아니다. 제가 제일 중요시하는 게 신의 리듬과 분위기, 말의 텐션과 리액션 등이다. 특별히 부담 갖는 건 없다. 어차피 원작과 공연은 전혀 다른 장르고, 무대 위에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캐릭터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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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 대한 부담과 새로운 작품에 대한 설렘이 공존하는 상황에도 연습실 분위기는 기대감과 열기가 지배적이었다. 배우들 중 가장 연장자인 손종학은 "나이는 많지만 뮤지컬 신인"이라며 막내를 자처하는 너스레로 좌중을 폭소케 했고 "항상 새롭고 모든 게 신기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며 여유를 보였다. 이에 동갑내기 막내인 손동운과 이호원도 열정적인 배움의 자세로 화답했다. 먼저 손동운은 "너무 많이 배우고 있고 조언도 많이 듣고 있다"며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즐겁다"고 말했다. 또 이호원은 "사실 같은 신인 배우인 손종학 선배님과 같은 마음"이라고 너스레를 떤 뒤 "한 캐릭터를 세 명이서 연구한다는 것도 신나는 일이고 한 신 한 신 만들며 연출님과 선배님들이 토론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멋진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가운데 조광화 연출은 보편적인 인간애를 거론하며 원작과의 비교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동명 소설을 성공적으로 무대로 옮겨 꾸준히 찬양받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예로 들며 방대한 원작을 무대화한 것에 대해 "인간에 주목한 것이 비결 같다"고 말했다. 그는 "보편적인 상황, 보편적인 공간, 보편적인 인간 조건이 있다면 구체적인 스토리는 별 의미가 없어진다. 특히 뮤지컬 무대는 스토리로 관객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음악이 중심에 있고 어떤 감성을 느끼게 하는지에 따라 관객으로 하여금 쉽게 공감하게 만든다. 그게 스토리보다 강하다 본다. 로맨스보다 사랑과 우정이 중요하고 그 모든 걸 '청년'이라는 키워드에 방점을 찍었다. 구체적인 시대를 묘사하지 않아 고증하지 않되 각 나라에서 시대가 억압하는 이야기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포착하려 했다"고 했다.

온 국민을 TV 앞으로 불러 모았던 '귀가시계'의 아성에 뮤지컬 '모래시계'는 어떻게 무대 앞으로 관객을 불러 모으며 도전장을 내밀까. 원작의 감동은 유지하되 조광화 연출의 말처럼 보편적인 인간사에 대한 이야기와 서정적인 음악들이 새로운 공감과 매력을 불러일으키길 기대한다. '모래시계'는 다음 달 5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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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뮤지컬 모래시계 | 손동운 | 이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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