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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뷰] '7호실' 을들의 웃픈 이전투구, 결코 남 이야기가 아니다
2017. 11.15(수) 16:28
7호실
7호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비단 영화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은 우리네 삶과 현실에 밀접하게 맞닿아있다. 이들의 '웃픈' 생존기는 현실 속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영화 '7호실'이다.

'7호실'(감독 이용승·제작 명필름)은 서울의 망해가는 DVD방에 각자 생존이 걸린 비밀을 감추게 된 사장 두식(신하균)과 청년 태정(도경수)이 꼬여가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열혈 생존극을 그린 작품이다.

청운의 꿈을 안고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DVD 방을 개업한 두식. 하지만 압구정 상권은 저문 해나 다름없고, DVD 방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끊긴지 오래다. 이에 두식은 밀린 월세와 전기세를 내기 위해 대리 운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루빨리 DVD방이 팔리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DVD방 아르바이트생 태정은 학자금 대출에 허덕여 꿈꾸는 것조차 사치인 청춘이다. 아르바이트 임금도 못 받는 상황에서 태정은 마약을 보관해주면 큰돈을 주겠다는 제안에 마약을 DVD방 7호실에 숨긴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온 조선족 학생 한욱(김동영)을 아르바이트 생으로 추가 영입한 두식은 DVD방을 팔기 위해 장사가 잘 되는 것처럼 꾸민다. 그러던 어느 날, 두식이 그토록 기다리던 DVD방을 사겠다는 사람이 찾아오고, 은퇴를 앞둔 교감인 남자는 DVD방을 둘러보며 호기심을 보인다. 두식의 사정을 잘 아는 부동산 중개업자는 이번에는 왠지 느낌이 좋다며, 두식에게 계약서에 사인할 때까지 절대 사고 치지 말라고 단속한다.

그렇게 모든 것이 두식의 뜻대로 될 것 같았던 순간, 예기치 못한 사건이 벌어진다. 태정 역시 두식의 사건에 연루되고, 두 사람은 아등바등하며 수습해보려 하지만 상황은 어쩐지 더욱 최악으로 치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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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실'은 DVD방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태정과 두식의 생존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의 전체적인 톤은 코믹을 기반으로 하지만, 두 사람이 처한 상황은 암울하기만 하다. 7호실에 각각 시체와 마약을 숨긴 두식과 태정이 경찰(전석호)의 방문으로 안절부절못하며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이거나,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막싸움을 하는 등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져 나올 정도로 코믹스럽다. 그러나 극의 전반은 어쩐지 무겁고 쓸쓸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는 두식과 태정을 포함한 인물들이 처한 상황에서 기인된다.

DVD방 사장 두식과 아르바이트 생 태정은 겉으로 보면 갑을관계이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철저하게 모두 '을'이다. 두식은 밀린 월세와 전기세, 보증금을 올리려는 건물주의 횡포에, 태정에게는 무서운 속도로 불어나는 학자금 대출 빚에 허덕이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간다. 두 사람 모두 자구책을 찾으려 고군분투 하지만, 현실이 이들을 도와주지 않는다.

즉 '7호실'은 두식과 태정을 통해 우리 사회의 병폐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건물주의 갑질과 자영업자의 애환, 청년들의 발목을 붙드는 학자금 대출까지. '7호실' 속 두식과 태정 등 인물들이 처한 상황은 비록 극단적으로 표현됐지만, 우리도 언제든 내몰릴 수 있는 현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씁쓸하기만 하다.

마약이나 시체 은닉 등 태정과 두식의 행동은 도덕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그래서 우리는 영화 결말 부분 두식의 눈물에 감정을 이입할 수밖에 없다. 두식을 포함한 인물들 모두 잘 살아보려하지만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며, 이는 현실 속 우리들의 삶과 다르지 않다.

이처럼 '7호실'은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 안에 지금 우리 사회의 암울한 면들을 세밀하고 조명하고 있다. 또한 두식의 선택은 열린 결말로 남겨둔 채 우리에게 '당신이 두식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을 곱씹다 보면 결말에 대한 여운에서 쉽게 헤어 나올 수 없을 것이다.

두식 역의 신하균은 '하균 神'이라는 수식어를 증명하듯 그야말로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다. 상황에 따라 널뛰는 두식의 감정선을 노련한 연기 내공으로 중심을 잡고 극에 녹여낸 신하균이다. 태정 역의 도경수는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 목에 문신을 새겨 넣은 채 욕설과 흡연을 서슴지 않는다. 이를 자신만의 색깔로 자연스럽게 소화한 도경수는 연기적으로도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한욱 역의 김동영은 적은 분량에도 큰 존재감을 발휘하며 신스틸러로서의 면모를 톡톡히 발휘한다. 15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7호실' 스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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