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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강탈] '스포트라이트' 성폭력 피해자 두 번 울리는 '꽃뱀' 멍에
2017. 11.17(금) 07:12
스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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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현경 기자] 직장 내 성추행으로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이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상처받은 속내를 털어놨다.

16일 밤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교양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이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동부그룹 김준기(73) 전 회장의 여비서 성추행 의혹 사건을 집중 고발했다.

이날 방송에는 지난 7월까지 동부그룹 비서실에서 근무했지만, 회장의 지속적인 성추행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한 진영미(가명, 29)씨가 출연했다. '스포트라이트' 제작진과 만난 진씨는 1천장이 넘는 서류와 카카오톡 대화파일, 11개의 녹취파일과 동영상이 든 USB를 건네며 김 전 회장의 충격적인 발언과 행동을 폭로했다.



진씨가 제작진에 제공한 녹취파일에서는 "가만히 좀 있어봐라" "만지고 싶다" 등 20대 여직원을 상대로 김 전 회장이 내뱉은 충격적인 발언들이 확인됐다. 진씨가 가장 힘들었다고 기억하는 7월의 어느 날에는 "지금 너의 유일한, 당장 제일 많이 점령하고 있는 남자니까. 좀 더 가깝게 이렇게 하면 좋다 생각하는거지. 능률 향상을 위해서"라며 업무를 핑계로 진씨를 추행한 발언도 고스란히 담겼다.

이 같은 김 전 회장의 발언에 대해 진씨는 단호하진 않았지만 "만지지 마세요" "회장님 싫어요" 등 거부의사를 분명히 표했다. 하지만 회장을 상대로 웃음을 섞어 이처럼 답했다는 이유만으로 "너도 좋아했지 않냐"는 오해를 사야만 했다.

김 전 회장은 퇴사를 마음먹고 대드는 진씨에게 "내가 몇 번씩 싫으면 싫다고 얘기하라고 하지 않았냐"면서 "네가 웃고, 네가 여유가 있고 이런 사람이니까"라고 책임을 돌렸다. 진씨는 "네가 좋다고 했잖아하면서 내 탓으로 돌리고, 무엇보다 미안하다는 말을 안하니까 가장 상처가 됐다"며 퇴사 후 김 전 회장을 고소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을 고소한 뒤에는 여론에 의해 '꽃뱀'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야 했다. 동부그룹 측에서 김씨가 100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입장을 내자 여론이 급변, 피해자인 그를 꽃뱀으로 몰아간 것이다.

진씨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모두 '처음부터 단호하게 하지' 이거였다. 회사에서 아무도 못건 드리는 사람이고 나름 커리어를 쌓아서 회사 생활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참았다). 회사에 밉보이면 잘릴 것 아니냐"고 억울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이렇게 죽으면, 엄마 아빠를 생각해서 버텼다. 딸을 위해 어떻게 해 줄 배경도 없고 하니까 본인들을 자책할 것 같아서 그게 싫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성폭력상담소장 이미경 씨는 이날 방송에서 "'싫어요'라고 말하면서도 정말 내가 싫은 감정을 표시하면서 말할 수 없는, 웃으면서 말해야 되는 이 상황이 슬프다"며 "내가 이 회사를 그만 둘 각오가 아니면 (단호하게) 말하기 어렵지 않느냐"고 피해자를 이해했다. 이어 "이건 누가봐도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라며 "회사에서 회장이 갖고 있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직장이라는 곳은 피해자의 피해사실에 공감하고 지지하는 사람이 있기 어려운 곳"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소장은 "피해자가 돈 이야기만 하면 바로 프레임이 바뀐다. 거기서 꽃뱀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꽃뱀이라는 이 용어가 피해자의 입을 막고, 오히려 비난하고 의심하려는 사회적 태도 때문에 결국 수많은 피해자들이 그동안 말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소장은 "우리 사회가 왜 피해자의 입을 막았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꽃뱀'이라는 표현을 경계했다.

피해자 진씨는 마지막으로 거액의 합의금이 아닌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싶었기 때문에 힘든 싸움에 나섰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제 편인 사람들에게 아빠든 엄마든 친구들이든 그 사람들이 '너라면 이렇게 행동했을 거 안다. 잘했다' 이런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김현경 기자 news@tvdaily.co.kr/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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