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 설정 북마크 china
홈페이지 로그인 회원가입 기사제보
페이스북 트위터 youtube
'반드시 잡는다' 김홍선 감독의 손때 묻은 대본 속엔 [인터뷰]
2017. 11.24(금) 14:53
반드시 잡는다 김홍선 감독 인터뷰
반드시 잡는다 김홍선 감독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종이가 닳을 정도로 너덜너덜해진 김홍선 감독의 대본은 빼곡한 필기로 가득했다. 그저 찰나 스쳐 지나갈법한 작은 컷도 알고 보면 숨은 의미가 있고, 이는 무수히 많은 고민과 연구를 거듭해 완성된 것이었다. 이토록 치열하게 고생하며 만든 신인데 관객이 그 의미를 알아보지 못하면 억울하지 않겠나 해도, "영화는 관객들의 몫"이라며 그저 웃어 보이는 김홍선 감독이다. 분명한 건 그의 치밀한 노력과 애정 덕분에 웹툰 속 아리동은 실재하는 공간으로, 그 속의 인물들은 꼭 어딘가 살아 숨 쉬고 있을 것만 같은 생동감을 줄 수 있었다.

11월 29일 개봉될 영화 '반드시 잡는다'(감독 김홍선·제작 AD406)는 다음 인기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를 원작으로 했고, 아리동에서 30년 전 미제사건과 동일한 수법의 연쇄 살인이 벌어지자 동네를 잘 아는 터줏대감 심덕수와 사건을 잘아는 전직 형사 박평달이 촉과 감으로 범인을 쫓는 미제사건 추적 스릴러 영화다.

앞서 끔찍한 장기밀매 사건을 소재로 한 '공모자들'과 영리한 케이퍼무비 '기술자들'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은 제작사 AD406의 차지헌 대표로부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를 영화화하잔 제안을 받았다. 전작들의 대본을 쓰고, 각색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감독은 딱 두 달의 시간을 달라고 했고, 웹툰을 보며 영화적으로 어떻게 각색할 것이며 캐릭터들의 에피소드에 어떻게 변화를 줄 것인지 고민했다.



연출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 캐스팅과 투자가 동시에 이뤄졌다. 그동안 노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있었지만, 이처럼 노장들이 범죄액션스릴러 장르의 전면에 나서 활약하는 상업영화란 없었다. 그럼에도 감독이 확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분명했다. 그는 "중년 노인들의 액션 스릴러지만 그 안엔 사회적인 이야기와 따뜻한 주변의 이야기가 있었다. 이를 자연스럽게 유기적으로 엮어 담아내면 의미 있고 좀 더 가치 있는 작품이 되겠단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캐스팅 1순위이자 조금도 이견이 없었던 백윤식, 성동일을 비롯해 천호진 배종옥 등 내로라하는 중견 배우들이 모인 것 또한 감독의 판단을 확고히 하는 요소였다. 그는 "힘든 액션 신들이 많았는데도 선배님들이 내색 한 번 하지 않으시고 정말 열심히 하셨다. 그래서 좋은 그림이 나올 거란 막연한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앞서 성동일이 촬영장 막내로 귀여움을 받고 연기 칭찬을 들었다고 우스갯소리로 자랑할 정도의 현장인만큼, 꽤 조심스러웠을 법 하지만 감독은 "제가 성격이 둔한 건지 정말 편하고 좋았다"고 했다.

이어 "존경하는 위치에 있는 선배님들이 오히려 현장을 편안하게 해주시고, 그렇기에 저는 더 실수하면 안 되겠단 생각에 촬영하면서도 더 고민했다. 덕분에 제가 가진 능력을 더 발휘할 수 있었다"며 "감독에게 요구하는 것 없이 언제나 말을 잘 따라주셨고 최고와 최선을 뽑아내게끔 해주셔서 저에게도 무척 도움이 된 작업이었다"고 그들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내비치는 감독이었다.

다만 어려웠던 건 원작 무대의 재현이었다. "장소 찾기가 정말 어려웠다"는 감독은 추운 날씨지만 회색빛이 감돌면 안 되기에 나뭇잎이 남아있는 미술적인 공간을 찾아야 했고, 여기엔 배우들의 동선과 스토리가 맞아야 했다. 이를테면 극 중 심덕수가 자다가 천장 등이 쿵 흔들리며 위층에서 무언가 일어나고 있음을 직감하는 신이나 월세를 받으러 돌아다니는 신 등의 합도 공간적으로 맞물려야 했다. 전국을 돌며 제작부가 찾아낸 목포에 위치한 낡은 빌라는 미술 감독과 소품팀이 입주민들의 양해를 얻고 페인트칠도 다시 하고, 나무도 심고, 문짝도 바꾸며 완벽한 아리맨션으로 구현해냈다.

실제 영화는 원작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지방 소도시의 정경을 통해 공간적 연출 방식을 극대화했다. 감독은 그 또한 웹툰을 재밌게 읽은 팬으로서 공간의 구현이 정말 중요했다고 귀띔했다. 원작 웹툰의 결말을 영화적 구성과 장르적 특성을 극대화해 영리하게 표현한 클라이맥스와 엔딩 역시 감독의 역량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특히 이색적인 노장 콤비의 코믹하면서도 처절한 액션과 섬찟한 반전 스릴러란 장르의 조화 속에도 노년 세대들에 대한 연민과 소외된 계층을 향한 시선이 담긴 영화적 정서는 극을 더욱 풍부하게 했다. 이에 쑥스러워하면서도 "너무 진하지 않게 영화에 자연스레 담아내고 싶었다. 소외된 계층, 노인들을 생각하는 일부 몰지각한 젊은이들, 신구 세대의 갈등을 두드러지지 않게 보여주고 싶었다"는 감독이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그가 말하길 '반드시 잡는다'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다. 요즘 세상엔 어떤 사건이 일어나도 주변 사람들과 교류하지 않기에 무심하게 지나친다. 그럼에도 세상엔 아직까지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감독은 "영화 속 중년의 늙은 두 노인이 자신의 트라우마를 깨기 위해서라기보다, 사라진 누군가를 위해, 무슨 일을 당한 누군가를 위해 땀내 나게 뛰어다닌 액션 스릴러로 봐주셨으면 한다"며 "그 안에서 가치를 발견해주신다면 감독 입장에선 정말 기분 좋은 일일 것 같다"고 했다.

이같은 정서를 가진 감독이기에 낡고 촌스러워 보여도 결국 사람 냄새나고 소박한 정이 감도는 아리동을 만들어낸 것 일터. 짠하면서도 유쾌한 이색적 동네 노장 히어로의 탄생이 반갑고 정겨운 것 역시 그 탓이다. 김홍선 감독은 앞으로도 좋은 사람이고 싶고 좋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되고 싶단 바람을 드러냈다. "좋은 영화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영화적으로 재미가 있으면서도 오랫동안 같이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그런 좋은 감독이고 싶다"는 그는 이미 충분히 좋은 감독이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 영화 '반드시 잡는다' 스틸]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한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연예계이슈
싸이월드공감
koreastardaily kantamedaily kakao qq sina news.yahoo news.msn tw.news.yahoo.com thegioidienanh vientianetimes 구글 mk hihoku KT KBS 네이트온 싸이월드 네이트 다음 tvcast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