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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이' 이창욱, 노력에도 격이 있다 [인터뷰]
2017. 11.25(토)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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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강한 믿음이 뿜어내는 기운은 다른 사람을 압도하곤 한다. 배우 이창욱이 전하는 이야기 속에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이 꽉 차있었다. 나긋나긋한 말투였지만 그의 단단함은 그대로 묻어났고, 듣는 사람까지 좋은 기운에 휩싸이게 했다.

이창욱은 최근 종영한 KBS1 일일드라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극본 염일호·연출 고영탁)에서 '금수저'로 태어나 안하무인인 진도현 역을 맡았다. 진도현은 무궁화(임수향)를 사랑하게 되면서, 자신이 저지른 과거 범죄를 묻기 위해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진도현은 따뜻한 가족 이야기, 로맨스 등을 그려낸 주인공 무궁화(임수향), 차태진(도지한)과는 결이 다른 캐릭터였다. 대부분 혼자였고, 독단적으로 사건을 일으켰다. 이에 이창욱은 "혼자 하는 신이 많아서 스스로에 집중을 많이 했다. 혼자 정신 없었던 것 같다"며 머쓱한 듯 웃었다.



이창욱은 6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진도현이라는 인물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처음 캐릭터를 만드는 데에만 한달이나 걸렸다는 그는 "진도현 안에는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에 멈춰있는 어린 아이가 들어있다고 생각했다. 진도현은 그 여린 모습을 감추기 위해 거친 척을 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안하무인이면서도 진지한 면모를 보여야 해서 두 상반된 이미지 사이의 낙차를 어떻게 잘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고 진도현을 연기하면서 고민했던 지점을 짚어냈다.

무엇보다 진도현은 살인 청부를 하는 등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로 많은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이에 이창욱은 "악역이지만 미워보이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했었다. 그래도 욕을 많이 먹었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속상하기도 했는데, 욕을 먹어야 하는 캐릭터더라. 그래서 더 욕 먹게끔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창욱은 진도현이 벌이는 악행에 개연성을 더해주는 연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모든 악행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캐릭터가 악행을 저지르게 된 이유와 그 속에 들어있는 진정성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찾은 악행의 이유는 무궁화를 향한 사랑이었다. 이창욱은 진도현에 대해 "결국 사랑하는 여자에게 치부를 들키지 않기 위해 자신의 죄를 덮다가 자신도 제어하지 못 하는 지경에 이르른 것"이라고 설명하며 "그래서 사랑에 대한 감정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계속되는 악행 때문에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는 장면이 많았던 이창욱은 매번 비슷해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장면마다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는 그는 "대사가 없는데 애드리브를 했던 장면도 있다. 그런 식으로 매 순간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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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으로 살아온 6개월. 하지만 이창욱은 정작 화를 잘 내지 않는단다. 군대에서 별명이 부처였다는 그는 "뭐든 다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화 내고 소리지르는 악역이 재미있다. 힘들고 지치면서도 소리를 지르는 연기를 하고 나면 후련해질 때도 있다"며 해맑게 웃었다.

이처럼 이창욱은 악역과는 거리가 먼 성격이다 보니 오히려 악역 연기에 성취감을 느꼈다. "악역은 내가 공을 들여 그럴 듯하게 만들어 내야 한다"고 설명한 그는 "싸이코패스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다. 나만의 싸이코패스를 만들어 내는 게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품을 들이는 것에 시간과 열정을 아까워하지 않는 이창욱. 연기를 위한 노력은 그에게 오랜 습관처럼 남은 듯 했다.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학생이던 시절에도 이창욱은 오로지 연기를 잘 하기 위한 고민으로 가득찼었다. 그런 고민에서 출발한 그의 노력은 남달랐다.

"군대에 있는 동안 배우에게 필요한 덕목에 대해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러시아에 유명한 연기학교 커리큘럼을 찾아보게 됐죠. 그곳에서는 배우들에게 성악, 무용, 발레, 펜싱, 승마 등 엄청 많은 걸 가르치더라고요. 배우가 만들어지기까지 이런 것들이 필요하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성악을 부전공 했고요. 현대무용도 배웠어요. 단순히 노래를 잘하고 춤을 잘 추게 하기 위한 게 아니라, 그런 공부들이 무대 위, 카메라 앞에서 잘 말하고 잘 걷게끔 만들어준다는 걸 알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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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준비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이 쉽게 풀린 건 아니었다. 힘들고 우울한 시간도 많았고, 좋은 기회를 만날 때까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단역을 많이 했었다는 이창욱의 20대는 말 그대로 흔들리는 청춘이었다. 그는 "잘 된 친구를 보면서 '난 여기서 뭐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내게 필요한 시간들이었다"며 미소 지었다.

이창욱은 서른이 넘어서야 데뷔작 '내 손을 잡아'를 만날 수 있었다. 긴 시간을 기다렸던 만큼, 데뷔작은 그에게 강렬한 경험으로 남았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던 그는 "정말 '발연기'를 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그 때 배운 것들을 토대로 다음 작품부터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데뷔 후 한 해도 쉬지 않고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이창욱. 그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이어 SBS 수목드라마 '이판사판'에 출연하며 연말을 누구보다 바쁘게 보내고 있다. 이에 이창욱의 깊은 고민과 연습, 노력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올해는 학년을 진급한 느낌을 받았어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끝내고 나니 고등학교를 졸업한 느낌이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내년이 더 설레요.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아요."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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