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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공감] 전성기는 어떻게 찾아오는가
2017. 11.28(화) 14:39
김생민의 영수증
김생민의 영수증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김생민’의 행보를 지켜보는 일만큼 신명 나는 게 없다. 오랜 일직선 후에 찾아온 상승 곡선이라 그런 가, 괜히 응원하게 되고 계속 잘 됐으면 좋겠고, 한 마디로 보통의 우리들은 대리만족 중인 것이다. 언젠가 우리들도 ‘김생민’과 같은 인생의 상승곡선을 맞기를 바라며.

그야말로 제 1의 전성기를 겪고 있는 김생민이다. 얼마 전엔 SM C&C와 전속 계약까지 체결했으며, 지금의 그를 있게 한 프로그램 ‘김생민의 영수증’은 팟캐스트 방송에서 지상파로, 정규 편성을 받아 옮기는 행운까지 누렸다. 그가 외쳤던 ‘그레잇(GREAT)’과 ‘스튜핏(STUPID)’은 어느새 유행어가 되어 쓰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을 지경이다.

김생민이 현재 맞고 있는 전성기는 정말 예상치 못한 것이다. 그저 영수증을 받아 재무상담 및 소비전략 설계를 도와주는 팟캐스트가 이렇게까지 인기를 누릴 줄이야. 이는 ‘짠돌이’, ‘방송계 공무원’ 등 각종 짠내 나는 별명들은 다 휩쓴 그의 절약정신과, KBS 2TV ‘연예가 중계’에서 20년, SBS ‘TV동물농장’에선 15년을 근속한 그의 성실함이 합해져 ‘제 때’를 만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제 때’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사실 알 수 있는 방법도. 알 수 있는 사람도 없다. ‘YOLO’(욜로, You Only Live Once)란 신조어가 생긴 만큼 자신과 현재의 삶을 위한 소비문화가 자연스러운 상황이 된 오늘이다. 무슨 의미냐면 현시대의 사람들에게 ‘짠내’는 더 이상 근면성실함을 표현해주는 나름의 자랑스러운 단어가 아니라, 자신의 남루한 사정을 드러내는 혹은 넉넉지 못한 마음씀씀이를 나타내는 자랑치 못할 단어가 되었단 소리다.

이러한 맥락에서 ‘돈은 안 쓰는 것이다’, ‘옷은 기본이 22년이다’, ‘지금 저축하지 않으면 나중에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 등의 말들을 내뱉는 김생민의 ‘짠내’나는 사고방식은 지극히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치부될 만했다. 하지만 인생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것이라더니, ‘욜로’의 왜곡된 선동, 그러니까 삶을 제대로 누리며 살아보겠다(원래 ‘욜로’의 의미일 테다)는 게 아닌, 그저 현재의 욕망에 충실하여 살아가겠다는, 현실도피격의 ‘욜로’에 치이고 지친 사람들이 김생민의 말에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사자도 감히 가늠해보지 못했던 ‘제 때’가 이렇게 찾아왔다. 사실 김생민이 그간 성실하게 자리를 지키며 쌓아온 시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보내온 날들이 없었다면 아무리 제 때가 찾아온들 ‘전성기’로 이어질 수 있었을까. 아마 온 줄도 모르고 그냥 흘려 보냈을 게 뻔하다. 생각해보면 전성기가 온 과정도, 그가 맞이한 전성기의 분위기도 참 김생민답다.

꽤 오랫동안 음원차트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곡이 있다. ‘멜로망스’의 ‘선물’이다. 축제에서 라이브하는 동영상이 SNS를 타고 돌면서 음원차트를 역주행하는 예상치 못한 행운을 맞이했다, 한참 사랑 감정을 돋우는 감성 깊은 노래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와중, 안 그래도 알맞은 가사와 목소리를 갖추고 있던 멜로망스의 선물이 축제무대라는 제 때를 만난 결과다.

흥미로운 대목은 멜로망스가 그동안 섰던 축제무대가 한 두 개가 아니었을 거란 점이다. 그런데 지금에서야 일이 이루어졌다. 한 마디로 운이 멜로망스의 때가 차기를 기다렸다 전성기를 선사했다 보겠는데, 그들이 꾸준히 자신들만의 분위기가 담긴 좋은 노래를 발표하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해오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지 모를 연결점이다.

전성기는 이렇게 찾아온다. 당사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 예상치 못한 행운일 테지만, 그 혹은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예상되고 예고되는 순간이며 제 때이다. 다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를 행운이라 인식하지만, 쌓아온 시간과 삶이 만들어내는 인생의 아름다운 상승곡선이라 할까. 비틀어진 사회구조로 인해 어쩌면 간과하고 있었던, 우리네 삶을 흐르는 섭리의 본 모습을 성실하고 정직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 김생민을 비롯한 몇몇 이들의 전성기에 새삼 감사하는 마음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사진 제공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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