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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 ‘연예인 유아인이 쏘는 비난의 화살’이 겨냥한 것에 대하여
2017. 11.28(화) 18:04
유아인
유아인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까닭이 있든 없든, 유명인은 악성 댓글이나 비난성 글에 대해 취약하다. 실체를 감춘 다수가 실체를 드러낸 한 사람에게 향한 것이라 어떤 모양새를 띠듯 일방적으로 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악성 댓글이나 비난성 글이라 함은 정당한 비판과 엄연히 그 분류를 달리 한다.

‘애호박’ 발언으로 시작된 유아인의 페미니스트 논란이 한참 뜨거웠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한 누리꾼이 자신의 SNS에 어느 정도 비아냥거림이 담긴, "…막 냉장고 열다가도 채소 칸에 뭐 애호박 하나 덜렁 들어있으면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갑자기 나한테 '혼자라는 건 뭘까?'하고 코 찡끗할 것 같음"이란 글을 게시하자 유아인이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코찡긋)”이라며 직접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를 본 또 다른 누리꾼이 댓글로 ‘한남 돋는다’란 표현을 남기면서 본격적인 페미니스트 논란이 시작된 것이다.

‘한남’, ‘한남충’에서 ~충을 뗀 비속어이다. 한남충은 주로 남성혐오를 하는 사람들이 한국남자를 비하할 때 쓰는 속어인데, 왜 유아인에게 이런 비난의 표현이 쏟아졌냐면 이유는 하나다. 그가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으로 응수한 상대방이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그가 남성에겐 존대하고 여성에겐 하대한다는 근거 없는 논리로 확대되어, 일명 남혐(페미니스트라 할 수도 없다) 대 여혐 구도를 갖춘 설전을 자아내기까지 이르렀다.



일각에선 말한다. 으레 있기 마련인 인터넷상의 비난성 글에, 관종(관심종자)도 아니고, 왜 괜히 끼어들어 일을 크게 만드느냐고. 하긴 이렇게 스타, 유명인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 사례는 한국 연예계 역사상 거의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그 동안 악성 댓글을 남긴 익명의 사람들에게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경우는 종종 있어 왔으나, 유아인처럼 해당 유명인이 현장에 뛰어들어 적극적인 분투를 보이는 일은 없었으니까.

대부분의 유명인들은 괜한 논란을 사고 싶어 하진 않는다. 논란이 일어나면 진실이 진실로 남을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대중의 기억엔 일종의 유흥거리로써의 소동과 소란으로만 남아, 이미지에 손실이 가해질 수 있는 까닭이다. 그리고 아무리 높은 지성과 확고한 자존감으로 무장한 강단을 갖추었다 해도 궤변으로 흐르기 쉬운 무리의 폭력적인 논리에 대항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이 웬만해선 조용히 넘어가려는 이유다. 법의 힘을 빌리기 시작한 지도 얼마 안 되지 않았는가.

“폭력은 더 큰 폭력을 낳습니다, 그리고 외면은 폭력에게 더 큰 정당성을 부여합니다, …이 논란은 ‘익명’의 집단이 ‘실명’의 개인에게 가하는 명백한 ‘폭력’입니다”(유아인의 글 중 일부)

그래서 굳이, 몸소 논란의 중심에 뛰어든 유아인의 이번 행보가 놀랍다. 물어뜯길 것을 각오하고 무작정 뛰어든, 무모한 투사 놀이가 아니라서 더욱 놀랍다. 그는 누구보다 확고하고 바른 논리와 뛰어난 글 솜씨로, 이제껏 무리 없이 자행되어왔던 익명성을 앞세운 얼굴 없는 이들의 폭력을, 교양을 갖추어야 가능한 토론의 장으로 이끌어내어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재미있는 점은 더욱 깎일 거라 우려했던 유아인의 이미지는 오히려 높아졌다는 것.

그저 타인을 비난하고 공격하기 위한 끼어 맞춤식의 논리는 정당한 토론의 장에선 그 본색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유아인의 영리한 공로는 바로 이것이다. 그는 어처구니없이 페미니스트 문제로까지 번진 논란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대중의 관심을 끌어들였을 뿐 아니라 대중으로 하여금 스스로 사고하게끔 만들었다. 작게는 소동, 크게는 진흙탕 싸움이 되었을 법한 논란을 어떤 품격 있는 토론으로 바꾸었다 할까.

이제 논란에 휘말려 든 대상은 유명인 유아인이 아니라 얼굴 없는, 허상의 무리와 이 소동의 유익(좋지 않은 것이라 해도)을 누려 이름을 알리고픈 몇몇 사람들이다. 물론 비난할 이들은 여전히, 앞으로도 그를 비난할 테지만, 그가 적은 글을 제대로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으리라. 절대 취약하지 않은 반응을 보인 유아인 덕분에, 앞으로 유명인이든 일반인이든(요즘은 유명인에게만 국한되지 않으니) 자신을 향한 악성 댓글이나 비난성 글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낸 ‘연예인 유아인이 쏘는 비난의 화살’에 박수를 보낸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사진 = 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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